수소청소트럭 (사진=현대차)
현대차 수소청소트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수소전기 트럭의 성능을 검증하기 위해 개조한 청소트럭은 환경미화원의 근무환경을 한층 개선시켰다. 특히 이를 담은 영상이 공개되면서 수소 상용 모빌리티의 사회적 활용성과 선한 영향력을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되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의 수소청소트럭은 지난해 초부터 창원시에서 실증 운행 중이다. 수소전기 트럭의 성능과 완성도를 검증하기 위해 산업통상자원부, 한국자동차연구원,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창원시 등과 함께 개발했다.
환경미화원은 쓰레기를 수거하던 중 날카로운 물체에 다치기도 하고, 늦은 밤과 새벽 어둠 속에서 일하는 까닭에 시야 확보가 어려워 위험한 상황에 닥치기도 한다. 환경부가 2015~2017년 동안 근무한 환경미화원을 조사한 결과, 1822명(사망 18명)에 달하는 인원이 근무 중 안전사고를 겪은 것으로 집계됐다.
열악한 근무 환경의 다양한 원인 중 하나는 청소 트럭이다. 6000cc 이상의 대형 내연기관 엔진을 탑재한 청소 트럭은 수 시간 동안 쉬지 않고 운행해야 하는 작업 여건상 많은 양의 배기가스와 먼지, 뜨거운 열기를 배출한다. 실제로 청소 트럭 뒤에서 작업하는 많은 환경미화원들은 광산 노동자보다 더 많은 양의 분진에 노출되고 있으며(고용노동부 2020 환경미화원 및 특수형태근로종사자 건강진단 시범 연구 기준), 쓰레기 수거 작업 중 트럭 뒤편의 온도는 54℃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엔진을 계속 돌리고 쓰레기를 압축하는 동안 발생하는 소음으로 인해 작업 중 환경미화원끼리 대화가 어렵다는 것도 위험한 요소 중 하나로 민원의 주된 요인이기도 하다. 쓰레기를 수거하면서 손과 몸에 묻는 오물도 문제다. 안전보건공단 산업안전보건연구원에 따르면 환경미화원의 박테리아 노출 농도는 일반 대기의 44.4배에 달하고, 노동환경건강연구소는 작업을 마친 환경미화원의 얼굴에서 약 29만 개의 미생물이 검출됐다는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환경미화원들은 갈증과 허기를 느껴도 제때 식사를 못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수소청소트럭에는 배출수를 활용해 손과 얼굴을 씻을 수 있는 간이 세면대가 마련돼 있다. (사진=현대차)
현대차그룹이 만든 수소청소트럭은 연료전지 시스템 안에서 수소와 대기 중의 산소를 결합해 물(배출수)을 만드는 과정으로 전기에너지를 얻어 배기가스를 배출하지 않고, 오히려 맑은 물과 공기만 배출한다. 수소와 산소의 전기화학 반응이 일어날 때 열이 생성되긴 하지만, 연료전지 시스템을 둘러싼 냉각수가 열을 회수하는 구조로 이뤄져 있어서 열이 외부로 방출되지 않는다. 배기가스를 배출하지 않기 때문에 땅에서 열기를 타고 올라오는 분진도 발생하지 않는다. 수소청소트럭의 전체적인 소음 역시 기존보다 약 40% 감소했다.
환경미화원들을 위해 마련한 또 다른 기능은 수소청소트럭의 배출수를 활용해 손과 얼굴을 씻을 수 있는 간이 세면대다. 현대차그룹 연구소의 분석 결과에 따르면 수소전기차의 배출수는 인체에 유해하지 않고 환경오염 물질도 전혀 없는 것은 물론, 사람이 마셔도 이상이 없을 만큼 무해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소청소트럭에는 2개의 수조가 장착됐다. 1차 수조에는 배출수를 저장하고, 2차 수조에는 1차 수조에서 끌어온 배출수에 더해 별도의 물을 보충할 수 있어서 간이 세면대로 공급하기에 충분한 물을 저장할 수 있다. 수소청소트럭이 1시간 주행 시 생성하는 배출수는 평균 22.5ℓ로 이 물을 모아뒀다가 작업 중 더러워진 손과 얼굴을 씻는 것만으로도 환경미화원들의 여건이 크게 개선되는 것이다.
앞서 지난달 30일 현대자동차그룹은 친환경 수소에너지를 활용한 상용 수소 모빌리티 ‘수소청소트럭’을 소개하는 ‘디어 마이 히어로(Dear My Hero: 나의 영웅에게)’ 영상을 공개한 바 있다. 현대차그룹의 미래 신기술 캠페인 ‘빅 아이디어 캠페인’의 일환으로 제작된 이 영상은 경남 창원시 소속의 환경미화원들이 수소청소트럭과 함께하면서 근무 환경에 어떤 긍정적인 변화가 생겼는지 소개하고 있다. 이 영상은 공개 일주일 만에 조회 수 1000만 회를 돌파했다
디어 마이 히어로 영상에 등장한 환경미화원들은 “수소청소트럭은 체감상 소음이 절반은 들어 예전처럼 고함치거나 손짓발짓 하는 일 없이 일하면서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어서 안전하다”며 “트럭 뒤에서 쓰레기를 실을 때 배기가스와 올라오는 분진 때문에 목도 아프고 눈이 따가웠는데 그런 것도 사라지고 손까지 씻을 수 있어 위생적으로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2021년 한 해 동안 실증 운행을 통해 확보한 데이터는 수소전기트럭의 다양한 활용 가능성을 연구하고 기술적 완성도를 높이는 데 쓰일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