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지난 4일 경기 용인시청, 기아자동차는 지난 19일 전북 정읍시청에 자동차매매업 등록을 신청했다. (사진=연합뉴스)
현대차그룹이 공식적으로 중고자동차 시장 진출을 준비하면서 중고차업계와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의 중고차 사업 일시중지 권고에도 현대차그룹이 중고차 매매 사업을 위한 준비를 계속하고 있어서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지난 4일 경기 용인시청, 기아자동차는 지난 19일 전북 정읍시청에 자동차매매업 등록을 신청했다. 해당 지자체는 결격 사유가 없는 만큼 조만간 현대차와 기아차의 등록 신청을 받아들일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중기부는 지난 13일 현대차그룹에 중고차 매매 사업개시 일시 정지 권고를 내린 바 있다. 하지만 강제사항은 아니다. 현대차그룹은 중기부 권고와 관계없이 준비 절차는 계속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출 움직임에 중고차 업계는 반발하고 있다. 현대차·기아의 국내 자동차 시장 점유율이 80%가 넘는데 중고차 시장까지 진입하면 제조·판매부터 중고차까지 독점 구도가 만들어 진다는 주장이다.
지해성 한국자동차매매사업조합연합회 사무국장은 “중고차 피해 건수는 해마다 줄어들고 있기 때문에 시스템이나 제도적으로 개선해야 할 부분이지 대기업이 나선다고 중고차 피해가 아예 없어진다거나 하는 그런 부분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로 인해 대규모 집회 등 입장을 알릴 수는 없지만 자료를 잘 준비해 제대로 대응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반해 완성차 업계와 소비자들은 중고차 시장의 허위 미끼 매물, 침수차·사고차 판매, 주행거리 조작, 불투명한 가격산정 등 소비자 피해가 계속돼 소비자의 권익보호와 선택권 확대를 위해 중고차 시장이 개방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이권이 달린 문제라 한쪽 입장만 놓고 볼 수는 없지만 단순하게 소비자입장만 놓고 본다면 오히려 중고차 시장의 신뢰도 상승과 시장의 가치가 올라갈 수 있는 부분”이라며 “인증 중고차를 통해 오히려 자사의 품질을 올리고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 메르세데스-벤츠, BMW 등 수입차 브랜드는 국내에서 인증 중고차 판매를 통해 기존 고객 유지와 신규 고객 확보 등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 국내 완성차 업계에만 중고차 시장 진출을 제한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