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 시장 (사진=연합뉴스)
현대차‧기아가 중고차 시장에 나설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소비자의 권익을 위해 중고차 시장이 개방돼야 한다는 반면 중고차 업계는 대기업의 독과점이 우려된다며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생계형적합업종 심의위원회는 대기업의 중고차시장 진출을 최종 결정하는 중고차판매업에 대한 생계형적합업종 지정여부 심의를 이날 처음 개최했다. 하지만 서로의 입장 차만 확인했을 뿐 별다른 소득없이 끝났다.
대기업의 중고차판매업 진출은 지난 2019년 2월 이후 3년째 계속 논의되고 있다. 중고차업계는 완성차업체들이 중고차 시장에 진출하면 시장 독점 우려해 생계형적합업종 지정을 요구하고 있다. 이와 관련 이달 초 중소기업중앙회에 현대차기아를 상대로 ‘중고 자동차 판매업’ 사업조정을 신청했다.
이들은 대기업이 중고차 시장에 진입한다고 허위매물 등의 사기 행위가 사라지진 않을 것이란 주장이다. 오히려 브랜드 네이밍으로 중고차 가격이 상승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지해성 한국자동차매매사업조합연합회 사무국장은 “심의위가 어떤 식으로든 결론이 나면 존중하겠지만 결과에 따라 미치는 업계 내부 또는 소비자에게 미칠 영향을 먼저 살펴봐야 할 것”이라며 “중고차 시장의 문제로 지적되고 있는 허위매물 등은 이미 제도상으로 많이 해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제도를 개선하고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식으로 변화해야지 대기업이 시장에 진입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고 말했다.
반대로 소비자와 완성차 업계는 권익보호를 위해서 중고차 시장이 개방돼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완성차 대기업은 중고차시장 선진화, 소비자 후생 개선, 수입차와의 형평성 등을 주장하며 중고차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자동차시민연합 역시 지난 4일 이달 중 중고차시장 개방 문제에 대한 결론을 내달라고 촉구한 바 있다.
업계는 이번 첫 심의위 회의가 성과 없이 끝나면서 심의위원회의 임기와 대통령 선거 등 관련 논의를 꾸준히 이어가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와 관련 임기상 자동차시민연합 대표는 “현재 심의위원들 임기가 6월까지라 사실상 선거 전에 마무리해야 한다는 건데 심의가 지지부진 끌게 되고 정치적 논리에 휘둘릴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결론이 나지 않더라도 정부가 의지가 없다면 감사청구 등 소비자가 바라는 바를 보여줄 것”이라며 “소비자 권익 보호 위해 계속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미국 완성차업체 제너럴모터스(GM)는 올 여름 ‘카브라보(CarBravo)’라는 이름의 온라인 중고차 거래 플랫폼을 선보일 계획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전 세계 차량용 반도체 부족 사태로 신차 공급이 줄어들며 급성장한 중고차 시장에서 높은 수익을 창출하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