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넷플릭스)
지난해 웨이브, 티빙, 왓차 등 토종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업체들이 약 1600억 원의 영업 손실을 냈지만 해외 사업자인 넷플릭스는 홀로 171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국내에서 6317억 원의 매출을 올린 넷플릭스는 31억 원의 법인세를 내는데 그쳐 한국 시장 우롱 논란이 또 다시 불거지고 있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웨이브는 지난해 매출 2301억 원으로 전년 대비 28% 늘었다. 그러나 영업 손실을 558억원을 냈다.
CJ ENM에서 독자 법인으로 독립한 티빙은 지난해 1315억 원으로 일년 만에 매출 749% 신장을 이뤄냈지만 영업손실 규모는 762억 원으로 12배 이상 커졌다.
왓챠는 708억 원의 매출을 내며 전년 대비 86% 성장했지만 영업손실 또한 248억 원이 됐다.
이 같은 국내 OTT 기업의 영업 손실은 시장 선점을 위한 콘텐츠 투자 탓으로 볼 수 있다. 넷플릭스가 ‘오징어 게임’ 등 오리지널 시리즈를 흥행 시키면서 큰 수익을 얻어간 데는 그간 콘텐츠 제작에 투자를 아끼지 않았기 때문이다. 넷플릭스는 지난해 국내에서 6317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고 171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두었다.
이런 가운데 디즈니의 디즈니플러스, 애플의 애플티비플러스 등 킬러콘텐츠로 중무장한 글로벌 OTT 업체들의 한국 시장 공략이 거세다. 웨이브, 티빙, 왓챠 등 토종 OTT 기업은 자칫 글로벌 OTT 업체들의 물량 공세에서 설 곳을 잃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거센 게 현실이다.
이미 넷플릭스가 시장의 60%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디즈니플러스와 애플티비플러스에 남은 자리를 넘겨줄 수 없는 탓에 토종 OTT들은 손실을 감수하고도 투자를 멈출 수 없는 형국이다.
실제 넷플릭스의 경우에도 한국 진출 첫해였던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국내 콘텐츠에 약 1조 3200억 원의 콘텐츠 제작 투자를 해 왔다. 이 같은 이유로 토종 OTT 기업들도 더 많은 콘텐츠 투자를 통해 양질의 콘텐츠를 생산해 내겠다는 의지다.
■ 망 사용료 안내고 버티는 넷플릭스…법인세도 ‘찔끔’
지난해 ‘오징어게임’ ‘지옥’ 등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의 흥행으로 넷플릭스서비시스코리아는 가입자수의 가파른 상승을 맛봤다. 실적 역시 최대치를 기록해 그야말로 황금 시장을 개척한 셈이다.
넷플릭스는 국내 유료 가입자를 통해 지난해 6317억 원의 매출을 일으켰다. 이중 영업이익 171억 원, 당기순이익 133억 원이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94.2%, 109.7% 상승한 수치다. 그러나 국내에서 법인세는 31억 원을 내는데 그쳤다. 국내 매출의 81%인 5167억 원을 콘텐츠 구입비 등 매출원가 명목으로 뺐기 때문이다.
넷플릭서비시스코리아의 매출원가가 문제인 것은 넷플릭스 본사와의 차이 탓이다. 넷플릭스 본사의 매출원가는 58.4%다. 반면 한국에서의 매출원가는 81.1%다. 매출원가를 높여 영업이익을 낮추는 방법으로 법인세를 적게 내고 있는 셈이다.
넷플릭스서비시스코리아는 지난해 국세청 세무조사 후 800억 원의 세금을 추징당했지만 불복 해 조세심판원의 심판 절차를 밟고 있다.
국내에서 사업을 영위해 벌어들인 돈에 대한 세금을 축소하고 있는 넷플릭스는 망사용료를 두고도 국내 기업과 갈등도 빚고 있다.
넷플릭스는 SK브로드밴드 등 인터넷사업자들이 제공하는 광대역 인터넷망 사용에 대한 망 사용료는 낼 필요가 없다는 입장인 것이다. 이를 두고 SK브로드밴드와 법정 다툼을 벌이고 있는 넷플릭스는 오히려 SK브로드밴드가 통행세를 내라고 으름장을 놓는 것이라고 주장하며 인터넷 질서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SK브로드밴드 등 인터넷사업자들은 넷플릭스 시청 등으로 증가한 광대역 사용으로 인해 부당한 요금을 전가 받는 제3자가 발생할 수 있어 경제적 비효율을 초래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즉 넷플릭스와 같은 글로벌 콘텐츠 제공자들이 망사용에 무임승차 함으로써 국내 인터넷 사업 발전이 더뎌질 수 있다고 맞서는 중이다.
넷플릭스와 SK브로드밴드의 항소심 2차 변론은 오는 5월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