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후 한국을 첫 방문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윤석열 대통령과 20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반도체공장을 시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일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공장을 방문했다.
바이든 미 대통령은 “경제 안보는 공동의 가치에서 비롯된다”며 반도체 공급망 협력을 강조했다. 윤 대통령도 “양국이 공급망 협력으로 경제 안보 동맹으로 거듭나길 희망한다”고 답했다.
양 정상을 안내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미국과의 우정을 소중하게 생각한다”며 “반도체는 우리 세상의 엔진이며 많은 기회를 만들고 있다”고 소개했다.
■ 바이든 “경제 안보, 공동 가치에서…한국과 관계 강화”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0일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공장을 방문했다.
이날 이 부회장은 현장에서 한미 정상을 수행하며 공장을 안내했다. 양국 정상은 현재 가동 중인 평택 1라인(P1)과 건설 중인 3라인(P3)을 시찰했다.
윤 대통령과 바이든 미 대통령이 방문한 평택공장은 축구장 400개를 더한 289만㎡에 이르는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공장이다. 이곳에서 최첨단 메모리(D램·낸드플래시)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시설을 모두 포함한 복합라인을 갖췄다.
바이든 대통령은 영어로 설명을 하는 외국인 직원에게 “감사하다”고 말했고, 윤 대통령도 직원을 향해 엄지를 들어보였다.
윤석열 대통령이 20일 오후 한국을 첫 방문한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반도체공장을 방문, 연설을 마친뒤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반도체 공장을 둘러본 바이든 대통령은 연설을 이어갔다. 바이든 대통령은 “최첨단 반도체를 만들 수 있는 회사는 전 세계에서 삼성과 TSMC, 인텔 등 세 곳”이라며 “미국이 보유한 기술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삼성이 핵심 칩을 개발하면서 양국 경제도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삼성이 지난해 결정한 미 테일러시 파운드리 공장 설립에 대해서도 기대감을 나타냈다. 바이든 대통령은 “삼성전자가 170억 달러를 투자해 미국에 지어질 테일러 반도체 공장이 기대된다”면서 “이미 삼성전자는 2만개의 일자리를 만들고 있는데 추가로 3000여개의 고급 일자리가 텍사스에 만들어질 것”이라고 감사를 표했다.
또한 삼성SDI의 추가 투자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삼성이 스텔란티스와 합작 법인을 만들어 배터리 생산 계획도 추진하고 있다”며 “깨끗한 에너지 미래를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SDI는 스텔란티스와 합작법인을 설립해 2025년 상반기부터 연 23GWh규모의 배터리를 생산할 계획을 갖고 있다.
마지막으로 바이든 대통령은 반도체 글로벌 공급망 협력으로 경제안보 강화를 강조했다. 그는 “경제 안보와 국가 안보는 결국 공동 가치를 함께하는 국가 간의 협력을 통해 지킬 수 있다”면서 “한국과 지속적으로 모든 분야에서 관계를 강화하겠다”며 “아시아 순방에서 첫 번째로 한국을 택한 것도 이런 이유”라고 강조했다.
취임 후 한국을 첫 방문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반도체공장 시찰 후 연설을 마친 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尹대통령 “반도체 협력 역사 깊어” 화답…이재용, 민간외교 나서
윤석열 대통령도 “한·미 관계가 첨단기술과 공급망 협력에 기반한 경제 안보 동맹으로 거듭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반도체를 통한 한·미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한·미 동맹의 오랜 역사처럼 반도체 협력 역사도 매우 깊다”고 강조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우리 반도체 기업들의 미국 투자에 대한 각종 인센티브의 제공뿐 아니라 미국의 첨단 소재·장비·설계 기업들의 한국 투자에도 큰 관심을 가져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이날 안내를 맡은 이 부회장은 환영 인사에서 “삼성전자는 75년 전 반도체를 생산하는 최초의 한국 기업으로 시작했다”며 “미국과의 우정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고 미국과의 관계를 강화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반도체가 우리 세상의 엔진으로서 성장을 이끌고 있고 많은 기회를 만들고 있다”며 “전 세계 많은 사람이 쉽게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방대한 지식을 쌓을 수 있도록 도와주며 반도체 비즈니스에 기여한다”고 덧붙였다.
이 부회장은 “이런 혁신이 가능한 것은 전 세계 여러분들이 애써주셨기 때문”이라며 “삼성 여러분께도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끝맺음했다.
이날 평택 공장에는 삼성전자 직원 중 미국 국적을 가진 30여명과 삼성 사장단이 함께 참석했다.
이 부회장은 이번 행사 전날 평택 공장을 찾아 리허설을 하는 등 준비에 만전을 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회장은 21일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리는 국빈 만찬에도 참석한다. 여기에는 이 부회장과 10대 그룹 총수, 6대 경제단체장이 함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