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에서 장을 보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최근 라면·포장김치를 포함해 서민 먹거리 가격이 오르면서 민생 체감 물가가 여전히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환율까지 치솟으며 수입 물가에 상승 압력을 불어넣고 있다. 설상가상 다음 달 전기·가스료 인상도 예정돼 있어 국민들의 부담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정부는 10월 이후 물가상승률이 꺾인다는 내용의 ‘10월 물가 정점론’을 유지하고 있다.
19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민생물가점검회의’를 연다. 기재부와 농림축산식품부, 산업통상자원부, 해양수산부, 중소벤처기업부 등 각부의 장관이 참석해 추석 이후 상승하고 있는 민생 물가의 상황을 점검하고 대응 방향을 논의한다.
이달 들어 배추 등 농산물에 이어 가공식품의 가격까지 오르고 있다. 서민 식품으로 불리는 라면이 대표적이다.
농심은 지난 15일부터 라면 출고 가격을 1년 만에 평균 11.3% 인상했다. 신라면은 10.9%, 너구리는 9.9%씩 올렸다. 팔도는 다음달 1일부터 라면 12종의 가격을 평균 9.8% 인상한다. 오뚜기는 다음달 10일부터 1년 2개월 만에 라면값을 평균 11% 올리기로 했다.
김치 가격도 올랐다. 김치 업계 1위인 대상은 다음 달 1일부터 '종가집 김치' 제품 가격을 평균 9.8% 인상한다. CJ제일제당은 지난 16일부터 비비고 포장김치 가격을 평균 11.3% 올렸다. 집중 호우와 태풍 ‘힌남노’ 피해로 인해 배추·열무·마늘 등 가격이 오른 결과로 풀이된다.
과자 가격도 인상됐다. 오리온은 초코파이·포카칩 등 16개 제품의 가격을 평균 15.8% 인상했다. 농심도 새우깡, 꿀꽈배기 등 스낵 23개 브랜드 출고가를 5.7% 높였다.
공공요금과 에너지 비용도 오를 전망이다. 다음달 전기·가스요금 인상이 예정된 가운데, 11월 이후에는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첫 겨울철을 맞아 글로벌 에너지 가격이 불안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의 예상대로 10월 물가 정점이 찾아오더라도 고물가 상황은 연말·연시까지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물가가 정점에 이르더라도 당분간 5%대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며 “높은 물가 오름세가 정점과 관계없이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은은 내년 초까지도 5%대의 높은 물가 오름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8월부터 소비자물가지수가 본격 상승했던 점을 고려하면 정부의 예상처럼 향후 역기저효과로 인해 지표 상 물가 오름세는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정점 이후 여전히 높은 물가 상승세가 장기화되면 민생고는 오히려 깊어질 수 있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에 정부는 물가 완화를 최우선 국정 과제로 꼽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5일 “경기회복이 우선이냐 또 국민의 실질임금 하락을 가져오는 물가상승을 잡는 게 우선이냐는 논란이 있다”면서 “일단 서민의 실질임금 하락을 가져오는 물가를 먼저 잡는 것이 우선이라는 기조가 일반적"이라며 "우리 서민 민생을 정부가 각별히 챙기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