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사이언스 연구원이 백신 개발을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SK바이오사이언스)
코로나19 여파로 전 세계의 산업경제가 침체된 가운데, 국내 제약바이오업체도 타격을 받았다. 하지만 제약바이오업체들의 적극적인 연구개발(R&D) 투자로 대한민국은 미국과 영국에 이어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모두를 보유하고 있는 제약 강국이 됐다.
28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 SK바이오사이언스(이하 SK바사)는 각각 코로나 치료제와 백신을 개발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2020년~2021년 셀트리온, 샤페론 등 5개 기업에 치료제 임상지원 예산 818억7000만원을 지원했다. 셀트리온은 국내 1호 항체 치료제로 불리는 ‘렉키로나’(CT-P59) 임상을 위해 2020년(1·2상) 220억원, 2021년(3상) 300억원 등 520억원을 정부로부터 지원받았다. 5개 기업 중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고 시판된 치료제는 렉키로나가 유일하다.
올해 SK바사는 2020년 초 스카이코비원 개발을 시작해 불과 2년여만에 코로나19 백신인 스카이코비원 개발을 완료했다. 스카이코비원은 항원 단백질을 투여해 면역 반응을 유도하는 전통의 합성항원 방식의 코로나19 백신이다.
스카이코비원은 글로벌 임상 3상에서 2회 접종 시 중화능(바이러스를 무력화하는 능력)이 접종 전 대비 약 33배로 대조백신과 비교해 약 3배 높았다. 추가접종(3차접종)시 국내 유행 중인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BA.1, BA.5)에 대해서도 높은 중화능을 보였다.
개발한 국산 첫 코로나19 백신 스카이코비원의 초도 물량이 지난 2일 첫 출하됐다. 올 6월 29일 식약처의 품목허가 이후 약 두 달만이다.
렉키로나에 이어 SK바사의 스카이코비원 개발로 한국은 영국과 미국에 이어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 모두를 보유한 국가가 됐다. 뒤를 이어 최근에는 일동제약과 현대바이오사이언스(이하 현대바이오)도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일동제약은 일본 시오노기제약과 공동 개발 중인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후보물질 조코바(S-217622)의 한국 식약처(MFDS) 제2/3상 임상시험계획을 변경 승인 신청했다고 지난 27일 공시했다. 일본은 이미 임상 3상이 종료돼 이미 긴급사용승인 절차가 진행 중이다.
현대바이오는 코로나19 치료용으로 임상 2상을 진행 중인 CP-COV03에 대한 긴급사용승인 신청을 위해 식약처 관련 인허가 대행 전문업체인 '메디팁'과 용역계약을 체결했다.
이처럼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제약바이오 R&D의 중요성은 매우 높아지면서 국내 제약바이오업체들의 R&D 투자 비중은 빠르게 늘고 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 따르면 국내 증시에 상장된 제약바이오기업의 R&D 투자비용은 2019년 2조7424억원으로 매출액 대비 12.3%를 차지했고, 2020년에는 매출액 대비 14.2%에 달하는 3조2904억원을 기록했다. 이처럼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의 R&D 투자비용과 비중 모두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유한양행‧GC녹십자‧종근당‧한미약품‧대웅제약 등 국내 5대 제약사들의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매출 대비 10% 이상을 R&D에 투자했다.
앞서 정부도 제약 R&D에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정부는 신약개발과 백신 주권 확보를 위해 민관 합동으로 올해 5000억원 규모의 'K-바이오·백신 펀드'를 조성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7월 제4회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바이오헬스 분야는 국민 건강을 지키는 것과 동시에 새로운 고소득 일자리 창출로 우리 경제의 성장과도 직결되는 것”이라며 “정부는 바이오헬스 산업을 국가 핵심 전략 산업으로 육성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관련 지원을 확대해 기업들이 블록버스터 신약과 백신개발에 전념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제약바이오협회는 K-제약이 더욱 성장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육성정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제약바이오협회 지난 7월 발간한 정책보고서를 통해 “현재의 한국 제약바이오산업은 역사적인 산업의 성장기에 진입하고 있다”며 “제약바이오산업의 이러한 성장세를 국가경쟁력으로 연결하기 위해서는 산업구조의 인프라를 잘 다듬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제약바이오산업의 물꼬를 트는 것은 경제적인 의미를 넘어 한국의 산업구조 고도화를 측정할 수 있는 바로미터에 해당한다”며 “지금까지 역대정부의 노력이 예산증가에 의한 투자일변도의 육성책이었다면, 새 정부에서는 근본적인 인프라와 소프트웨어를 정비할 수 있는 새로운 육성책이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