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최고경영자(CEO) 곽노정 사장이 5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제24회 반도체대전(SEDEX2022)에 참석해 전시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제24회 반도체대전(SEDEX2022)에서 국내 반도체 업계 간 협력을 강조했다. 연속된 공급망 이슈와 지정학적 요인까지 더해져 반도체 시장이 어려운 상황에서 이를 극복하기 위한 국내 업체들 간 협력이 절실함을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6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 최고경영자(CEO) 곽노정 사장은 전날 “오는 2027년 SK하이닉스 용인 클러스터가 가동되면 한 차원 높은 상생 협력을 위한 계획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곽 사장은 “지금까지 협력은 동반성장을 위한 측면이었다”면서 “앞으로는 국가 간 경쟁 심화에 따라 지속가능한 협력이 될 것이고 소재·부품·장비(소재·부품·장비)와 칩메이커가 생태계 구축을 위해 협력하는 단계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으로 인해 반도체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진 데 대해 곽 사장은 “반도체 시장이 매우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지난 2년간 공급망 이슈로 반도체 장비 조달에 어려움이 있었고 최근엔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더해졌다”고 말했다.
최근 미국 정부는 반도체 공급망 협의체인 ‘칩4’를 추진하며 중국에 대한 반도체 제재를 강화하고 있다.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업계는 중국에 공장을 두고 있고 관련 시장도 쉽게 포기할 수 없는 터라 어려움에 처한 상황이다.
곽 사장은 기술적 어려움에 대해서도 우려했다. 그는 “2010년도부터 인공지능(AI)이 접목되면서 굉장히 많은 연산이 필요하다”며 “현재 D램은 10나노대 1a(4세대) 초기 단계에서 양산하고 있다. 1d(7세대) 수준에서 또 다른 벽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기술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 곽 사장은 “기존의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만으로는 어렵다”며 “하이(High)-NA 극자외선(EUV)이 필요하다. 또 새로운 소재들과 제대로 증착할 수 있는 공정과 장비 개발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최근 SK하이닉스는 수입에 의존하던 소재도 국산화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국내 기업 간 기술 협력을 진행했다.
SK하이닉스는 국내 업계 최초로 반도체 필수 원료인 ‘네온(Ne) 가스’ 국산화에 성공한 후 공정 도입 비중을 40%까지 확대했다고 밝혔다. 이 국산 네온은 포스코에서 생산된 후 TEMC의 가공을 거쳐 SK하이닉스에 공급한다.
SK하이닉스 FAB원자재구매담당 윤홍성 부사장은 “불안정한 국제정세로 불안한 공급상황에서도 국내 협력사와의 협업으로 수급 안정화에 크게 기여했다”며 “지속적인 협력을 통해 반도체 원재료 공급망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2024년까지 네온 국산화 비중을 100%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