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젠 CI. (사진=신라젠)
신라젠이 지난 2020년 5월 거래정지 이후 2년 5개월 만에 상장유지 결정을 받으며 경영정상화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앞으로 신라젠은 신약 파이프라인과 라이프케어사업 등을 바탕으로 실적 개선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시장본부 시장위원회는 신라젠의 상장유지를 결정했다. 이에 따라 신라젠의 주식 시장 거래가 지난 13일부터 재개됐다.
앞서 신라젠은 문은상 전 대표 등 전직 경영진이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 기소되면서 지난 2020년 5월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사유가 발생해 주식 거래가 정지됐다. 2020년 11월 기업심사위원회는 개선기간 1년을 부여했으나 올해 1월 상장폐지 결정을 내렸다. 이후 올해 2월 거래소 시장위원회가 재차 6개월의 개선기간을 부여한 바 있다.
시장위원의 상장유지 결정에 따라 신라젠은 상장폐지 위기에서 벗어났지만, 수년째 이어온 적자가 숙제로 남아있다. 최근 3년 동안 신라젠이 공시한 사업보고서를 살펴보면 2019년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은 각각 585억원, 1132억원을 달했다. 이어 ▲2020년 342억원, 478억원 ▲2021년 204억원, 160억원 ▲올해 상반기 85억원, 32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신라젠은 적자의 늪에서 탈출하기 위해 의약품 연구개발과 건강기능식품 판매 등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상장유지 결정 이후 김재경 신라젠 대표는 “현금 유동성이 풍부한 최대주주 엠투엔 및 관계사들과 긴밀하게 협력해 연구개발에 매진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현재 신라젠은 글로벌 제약사 리제네론과 공동으로 신장암 대상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며, 올해 말까지 임상을 완료해 내년 중 그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신라젠 관계자는 “임상 결과에 따라 펙사벡과 면역관문억제제의 병용효과를 직접적으로 확인해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향후 임상 결과를 토대로 리제네론과 라이선스 아웃(L/O)에 대한 협의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주력 파이프라인으로 부상한 항암바이러스 플랫폼 ‘SJ-600’은 서울대 의과대학과 함께 전임상을 진행했으며 우수한 결과를 바탕으로 예정된 기간보다 조기에 완료했다. 이 결과에 대한 논문은 공신력을 인정받는 세계적인 학술지에 제출할 예정이며 이르면 연내에 국내외로 공개될 예정이다.
아울러 최근 스위스 상장 제약기업 바실리아로부터 도입한 신규 항암물질 ‘BAL0891’은 이미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임상 1상 진입을 허가받았으며, 전이성 고형암 환자를 대상으로 연내에 미국 현지에서 임상을 개시할 방침이다.
특히 BAL0891은 세계 최초로 항암 유발 효소에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기전의 항암물질로 향후 개발 방향에 따라 삼중음성 유방암(TNBC) 등 미충족 수요 시장을 공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신라젠은 연구개발뿐만 아니라 비제약부분의 사업을 강화한다. 신라젠은 올해 1월부터 판매를 진행하고 있는 타사의 ‘오메가3’를 자사의 브랜드도 론칭할 계획이며, 화장품까지 사업 범위를 넓힐 예정이다.
신라젠 관계자는 “현재 라이프케어사업은 커머스사업부에서 꾸준한 매출 성장을 보이고 있다”며 “또 각 파이프라인 연구가 마무리되는 내년 이후부터는 라이선스 아웃을 심도 깊게 진행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