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하남 덕풍동에서 바라본 3기 신도시 하남교산 지구 일대. (사진=연합뉴스)
부동산 경기침체에 레고랜드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난항으로 건설사의 자금줄이 말랐다. 그동안 건설사의 수익성을 견인한 주택사업에도 위기가 찾아왔다. 부동산 활황기에 주택사업에 집중하던 대형건설사도 주택사업 로드맵에 대한 고민이 필요해진 시점이다.
주택사업 위기 속에 건설사들이 주목하는 영역은 '공공'이다. 특히 불안정한 주택시장에서도 내년 3기 신도시 택지 공사 본격화, 공공재개발의 흥행으로 공공분양은 안정적인 사업성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대형건설사들도 주력하는 먹거리가 될 전망이다.
8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따르면 공공재개발사업 후보지 중 서울 송파구 거여새마을구역과 동대문구 신설1구역이 최초로 정비계획 심의를 전날 통과했다.
거여새마을구역은 올해 초 서울시 사전기획 절차를 착수한 이후 약 1년 만에 정비구역 지정의 마지막 관문을 넘어섰다. 신설1구역은 2008년 정비구역 지정 이후 장기간 사업 정체된 지역이었으나 작년 1월 공공재개발 후보지선정 이후 LH가 공공사업시행자로 참여해 정비계획 변경 절차에 착수했다.
두 사업지는 연말 정비구역 지정(변경)고시를 앞두고 있다. LH는 내년 시공사 선정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올해 수도권 공공재개발 사업지는 대형건설사의 러브콜 속에 성공리에 시공사 선정을 마치고 있어 거여새마을구역과 신설1구역에도 대형건설사의 적잖은 관심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동작구 흑석2구역은 삼성물산이 수주했으며 동대문구용두1구역 6지구는 현대엔지니어링·HDC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이 시공권을 확보했다. 강북5구역은 DL이앤씨가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돼 내년 초 수의계약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LH가 시행에 참여한 수진1구역 재개발사업도 공사비를 지속적으로 인상하면서 '메가시티사업단(대우건설·현대건설·DL이앤씨)'을 최종 시공사로 선정하는데 성공했다. 성남시 공공재개발 최대어 중 하나인 신흥1구역도 GS건설이 시공권을 확보하는 등 공공재개발에 대한 대형건설사의 관심은 내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공공재개발에 나선 신설1구역 조감도. (자료=LH)
3기 신도시 택지 물량에 대한 기대감도 나온다. 조성공사를 마친 3기 신도시 공공택지 내 물량이 내년 발주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대형건설사는 이른바 중견건설사의 '벌떼입찰'로 공공택지 물량 수주가 어려웠으나 '1사 1필지' 제도가 도입되면서 판도가 달라질 전망이다. '1사 1필지'제도는 모기업과 계열사를 포함해 1개의 건설업체만 공동주택용지 추첨에 참여가 가능하게 한 제도로 중견건설사의 페이퍼컴퍼니를 동원한 벌떼입찰을 막겠다는 취지에서 시행됐다.
이에 따라 대형건설사도 내년 공공택지와 공공재개발 등 공공사업 물량 수주를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대우건설은 지난달 11일 조직개편과 함께 CEO 직속 '공공 영업조직'을 배치했다. 공공부문 수주 역량 제고를 통한 수주고 확보를 꾀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도시정비사업 수주 7조원을 바라보고 있는 GS건설도 LH와 SH가 발주한 사업에까지 확장한 점에 의의를 두는 등 공공사업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두고 수주를 확대할 전망이다.
클린 수주라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삼성물산도 민간 재개발 사업보다는 공공재개발에 더 적극적인 분위기다. 공공재개발 사업지 흑석2구역을 품으면서 향후 공공재개발 사업 참여 확대도 예상된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공공공사는 관련 법률에 따라 물가상승률이 3% 이상일 때 시공사가 90일 주기로 공사비 증액을 요청할 수 있는 '에스컬레이션 조항'도 있어 공사비 증액 요청 및 협의가 용이한 측면이 있다"며 "공사비 증액을 두고 다툼의 소지도 비교적 적으며 공공택지 관련 사업도 1사1필지 제도 도입으로 중견건설사의 벌떼입찰 러시도 사라질 것으로 보여 공공공사에 많은 대형건설사들이 관심을 드러낼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