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미안 송도역 센트리폴 투시도. (자료=삼성물산)
삼성물산 건설부문(이하 삼성물산)이 진화를 위한 집요함으로 끝없는 전성기를 맞고 있다. 이를 반증하듯 올 들어 서울 강남과 인천 송도 등 분양 핫플레이스에서 '래미안' 단지를 잇따라 선보인다. AI(인공지능) 등 차세대 기술을 탑재하면서 더욱 고급화되고있는 래미안 브랜드 파워와 함께 최근 청약 시장 훈풍도 맞물리면서 하반기 삼성물산의 주택사업 호실적이 예상된다.
23일 분양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내달 HDC현대산업개발과 컨소시엄을 이뤄 시공한 '잠실 래미안 아이파크'를 분양한다.
잠실 래미안 아이파크는 서울 송파구 신천동에 위치한 잠실진주아파트 재건축을 통해 공급되는 단지다. 단지 규모는 총 2678가구로 일반 분양 물량은 589가구다.
삼성물산은 같은 달에 자체 개발사업인 인천 연수구 송도역세권구역 도시개발사업을 통해 '래미안 송도역 센트리폴'도 선보인다.
래미안 송도역 센트리폴은 송도역 인근 28만9976㎡ 부지에 공동주택 5개 블록 중 3개 블록에 2549가구 규모의 대단지로 들어선다. 삼성물산이 시행사로 나선 자체개발사업인 만큼 단지 물량 전체가 일반분양 물량이다. 삼성물산의 주택사업 실적 제고의 열쇠를 쥔 단지인 셈이다.
삼성물산은 연내 서울 서초구 방배동에 '래미안 원페를라'를 분양하면서 올해 분양 계획을 마무리한다는 목표다. 해당 단지는 전체 1097세대로 이 중 일반분양 물량이 465세대다.
업계에서는 삼성물산의 올해 주요 분양 단지가 모두 서울 강남권과 인천 최고 부촌으로 꼽히는 송도에 위치한 만큼 청약 흥행은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삼성물산은 이번 분양에 앞서 청약 시장에 각각 7월과 8월에 선보였던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펜타스'와 서울 강남구 도곡동 '래미안 레벤투스' 등이 흥행에 성공했다. '래미안 원펜타스'는 1순위 평균 경쟁률이 527.44대1을 기록했으며 '래미안 레벤투스'의 경쟁률도 402.97대1에 달했다.
삼성물산이 올해 수주한 부산 광안3구역 재개발 조감도. (자료=삼성물산)
■ 삼성물산, 꾸준히 늘어나는 분양 물량…수주고 확대도 본격화
삼성물산은 올해에만 5개의 단지에서 분양을 예고하면서 이례적으로 공급을 쏟아내고 있다.
삼성물산에 따르면 '래미안'의 이름을 걸고 분양한 단지는 지난 2020년에는 서울 동대문구 용두동에 '래미안 엘리니티', 2021년엔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서 '래미안 원베일리'가 유일했다. 특히 래미안 원베일리는 전체 2990세대 중에 일반분양 물량이 224세대에 불과했다.
이 같은 분양 기조는 지난 2022년까지도 이어졌다. 삼성물산은 그해 1월 부산 동래구 온천동에 4043세대 규모의 '래미안 포레스티지'를 공급하는 걸로 연간 분양 일정을 마무리했다. 해당 단지의 일반분양 물량은 2331세대 규모였다.
삼성물산이 분양 시장에서 공세를 취하기 시작한 건 지난해부터다. 다만 삼성물산은 지난해 6개 단지에서 7558세대 분양을 계획했으나 실제 분양이 이뤄진 단지는 3069세대 규모의 서울 동대문구 '래미안 라그란데'와 2178세대 규모의 수원 권선구 '매교역 팰루시드' 2개 단지에 그쳤다.
올해도 전체 계획 분양 물량은 7273세대이나 이 중 실제 분양 된 단지는 949세대에 불과하다. 그러나 분양을 가시화한 '잠실 래미안 아이파크'와 '래미안 송도역 센트리폴'이 시장에 나선다면 실제 공급률은 85%에 육박할 전망이다.
삼성물산이 그동안 분양 물량이 적었던 건 주택사업 수주에 소극적이었던 탓이다. 실제로 올해 삼성물산의 상반기 보고서를 살펴보면 건설사업의 수주잔고는 19조3018억원인 것에 반해 주택사업 수주잔고는 5조5392억원에 불과하다. 전체 수주잔고 24조8411억원에서 주택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2.3% 수준이다.
분양 시장에서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삼성물산은 주택사업 수주고도 다시금 늘려가는 모양새다. 2020년 삼성물산은 재건축 시장 복귀와 함께 1조 487억원의 수주고를 정비사업에서 확보했다. 지난 2015년 '신반포3차 경남아파트 재건축(래미안 원베일리)'를 마지막으로 정비사업 수주 시장에서 자취를 감췄으나 2020년에 '신반포15차 재건축'과 '반포3주구 재건축' 시공권을 연이어 따낸 결과다.
삼성물산은 이후로도 ▲2021년 9117억원 ▲2022년 1조8686억원 ▲2023년 2조961억원 등의 정비사업 신규 수주를 기록했다. 올해도 잠원강변 리모델링 등을 포함해 정비사업 신규 수주액이 1조5912억원을 넘어섰다.
연내 서울 영등포구 신길2구역과 용산구 남영2구역에서 추가 수주도 기대된다. 이외에도 한남4구역과 방배15구역, 신반포4차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삼성물산이 올해 제시한 정비사업 수주 목표액은 3조4000억원이다.
삼성물산이 지난해 선보였던 '홈닉'의 '2.0' 버전을 올해 새롭게 선보였다. (사진=삼성물산)
■ 래미안 상품성 앞세운 수주·분양 쌍끌이
삼성물산이 적은 수주 및 분양에도 불구하고 주택 시장에서 강한 존재감을 보이는 배경에는 '래미안'의 브랜드 파워를 높이기 위한 상품성 제고가 있다.
실제로 삼성물산은 지난해 8월 주택사업에서의 공격적인 확장을 예고하면서 새 주거 패러다임을 제시한 '래미안 더 넥스트'를 선보였다. 래미안 더 넥스트는 '넥스트 라멘구조'와 '인 필(In-Fill) 시스템', 홈플랫폼' 등을 앞세워 자신의 주거공간을 취향대로 디자인할 수 있는 주거 공간 설계가 주요 내용이다.
당시 래미안 더 넥스트 발표회에서 김명석 주택사업본부장 부사장은 "삼성물산은 환경과 공존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주거상품, 나아가 동반성장 등의 가치를 담은 아파트 상품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면서 "벽식구조와 획일화된 공간구성으로 공간변화 한계를 느끼고 고객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공간 맞춤이 가능한 집 등 집의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홈플랫폼도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래미안의 차세대 홈플랫폼으로 소개됐던 '홈닉'은 이달에 '2.0' 버전을 선보이면서 기능 및 편의성을 높이고 래미안의 주거 혁신 서비스를 누구나 누릴 수 있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삼성물산은 내달 분양을 앞둔 '래미안 송도역 센트리폴'에는 '래미안 AI' 시스템을 선보이는 등 다양한 스마트 주택 기술을 분양 단지마다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첨단 기술과 안전 솔루션 등 적용을 통해 편리하고 안전한 주거환경 제공에 나서는 게 목표"라면서 "앞으로도 계속해서 차별화된 상품을 개발해 래미안의 브랜드 가치를 높일 계획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