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센트 사옥 전경. (사진=텐센트) 중국 최대 게임사인 텐센트가 최근 우리나라 IT 기업에 잇따라 투자하고 있다. 게임업계는 물론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같은 지적재산권(IP) 기반 콘텐츠 기업에도 손을 뻗치고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텐센트의 든든한 자본력을 지원 받을 수 있고, 텐센트도 성장 동력을 다각화 할 수 있다.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상황이다. 그렇지만 바라보는 소비자 속내는 복잡하다. 16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텐센트의 올해 3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 감소한 1400억위안(약 26조 1700억원)이다. 역성장 원인으로는 중국의 경제 둔화와 함께 규제 강화 등이 꼽힌다. 중국 내 규제로 인해 성장 정체기를 맞은 텐센트는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여기에는 한국 게임 시장도 예외가 아니다. 국내 우수한 개발력과 뛰어난 IP 제작력을 갖춘 기업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텐센트는 2년 전 시프트업 지분 일부를 취득했다. 시프트업은 텐센트가 자사에 지분 투자를 단행하면서 창업자 그룹 구주를 취득했으나 정확한 투자 규모를 공개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텐센트는 '승리의 여신: 니케(이하 니케)' 개발에서부터 시프트업에 관심을 보였고 자사 글로벌 게임 서비스 회사인 '레벨 인피니트'를 통해 '니케' 배급권을 확보했다. '니케'가 글로벌 원빌드로 제작된 만큼 '레벨 인피니트'가 '니케' 글로벌 서비스 전반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지스타 2022’ '승리의 여신: 니케' 부스 (사진=레벨인피니트) '니케'는 지난달 4일 출시 이후 한 달간 1억달러 매출을 달성했다. 텐센트 대표 게임인 '왕자영요'는 출시 후 한 달간 1000만달러 매출에 그쳤다. 텐센트도 '니케' 흥행에 고무적인 반응을 보였다. 텐센트 측은 3분기 사업 보고서 성과에 '니케'에 대한 투자가 성공했다고 자평했다. 텐센트는 "니케는 국제적인 수익을 기록해 매출 1위를 차지했다"라며 "텐센트가 투자한 시프트업의 니케 성공은 텐센트의 퍼블리싱 능력과 크리에이티브 팀을 지원 능력을 보여준다"라고 밝혔다. 텐센트의 이번 지분투자로 기업공개(IPO)를 목표로 하던 시프트업의 계획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시프트업은 '니케' 출시 흥행 성적에 따라 IPO 추진에 나설 것이라는 의지를 지난해부터 드러낸 바 있다. 텐센트는 크래프톤 상장 과정에서도 영향력을 과시했다. 크래프톤이 상장에 앞서 금융위원회에 제출한 증권신고서에 주요 매출처로 게임 퍼블리싱을 담당하는 기업을 꼽았다. 특정 회사를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지난 2020년 기준 매출액 68.1%를 차지한 회사가 주요 매출처"라는 언급을 봤을 때 이 회사는 텐센트로 보인다. 크래프톤은 지난 2020년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한국 제외)에서 매출 1조4176억원을 달성했다. 텐센트는 크래프톤의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글로벌 유통을 담당하고 있으며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중국 버전 '화평정영'도 서비스하고 있다. IPO를 추진하는 기업이라면 텐센트와 협업을 염두하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특히 신작 출시 이전까지는 적자 구조에서 벗어나기 힘든 개발사의 경우에는 투자금이 필요하고 막강한 자본력과 글로벌 서비스 네트워크를 갖춘 텐센트는 최적의 파트너가 될 수 있다. 텐센트는 국내 게임업계에 크래프톤과 시프트업 뿐 아니라 카카오게임즈와 넷마블, 라인게임즈 등에 투자를 진행하면서 점차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지난 7월에는 한국게임산업협회 이사사로 합류하기도 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사진=연합뉴스) 텐센트의 국내 IT 산업 관심은 게임사에 그치지 않고 카카오엔터테인먼트로까지 뻗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지난달 30일 텐센트게임즈 부사장인 피아오 얀리를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했다. 텐센트가 점차 국내 IT 산업 전반에 영향력을 끼치는 과정을 지켜보는 업계와 소비자의 속내는 복잡하다. 텐센트의 영향력 커질 수록 게임과 콘텐츠 사업 규제가 심한 중국의 기조를 따라가게 될 수밖에 없지 않겠냐는 우려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9월 콘텐츠제작사들에게 ‘중국 부적절한 발언 자율심의 가이드’를 발송해 논란을 사기도 했다. 가이드엔 ▲중국과 중국인을 모욕하는 언행 ▲역사·풍속·문화·의복 ▲역사적 사실을 왜곡·모욕하거나 영웅 열사를 비방 ▲온·오프라인에서 대만·홍콩·티베트 독립 문제 등에 대한 지지·지원을 자제해달라는 내용이 담겼다. 게임·콘텐츠 소비자 입장에서는 이 같은 이슈에 대한 발언 조차 못하게 하는 부분이 중국 내 검열과 무엇이 다르냐는 비판이 나온다. 또 국내 게임사가 여전히 중국 진출은 문이 닫힌 상황에서 텐센트가 국내 영향력을 별다른 장애없이 확장하는 건 '기울어진 운동장'을 조성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국내 중소 개발사 입장에서는 회사의 가치를 인정받고 투자를 받아야 생존할 수 있는데 텐센트라는 자본력을 갖춘 회사가 개발력을 알아봐주고 투자한다면 이를 마다할 이유가 있겠나"라며 "업계에서도 텐센트의 영향력 확대를 경계하는 시각은 있으나 최근 어려운 대외 환경으로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텐센트, 한국 IT 기업 투자로 성장 동력 확보…지켜보는 소비자 속내 ‘복잡’

중국 내 규제로 성장 정체 텐센트, 한국 게임사 지분 투자 계속
IPO 염두에 둔 국내 IT 기업은 텐센트 자본력에 계획 추진 탄력

정지수 기자 승인 2022.12.16 12:21 | 최종 수정 2023.02.24 11:10 의견 0
텐센트 사옥 전경. (사진=텐센트)

중국 최대 게임사인 텐센트가 최근 우리나라 IT 기업에 잇따라 투자하고 있다. 게임업계는 물론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같은 지적재산권(IP) 기반 콘텐츠 기업에도 손을 뻗치고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텐센트의 든든한 자본력을 지원 받을 수 있고, 텐센트도 성장 동력을 다각화 할 수 있다.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상황이다. 그렇지만 바라보는 소비자 속내는 복잡하다.

16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텐센트의 올해 3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 감소한 1400억위안(약 26조 1700억원)이다. 역성장 원인으로는 중국의 경제 둔화와 함께 규제 강화 등이 꼽힌다.

중국 내 규제로 인해 성장 정체기를 맞은 텐센트는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여기에는 한국 게임 시장도 예외가 아니다. 국내 우수한 개발력과 뛰어난 IP 제작력을 갖춘 기업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텐센트는 2년 전 시프트업 지분 일부를 취득했다. 시프트업은 텐센트가 자사에 지분 투자를 단행하면서 창업자 그룹 구주를 취득했으나 정확한 투자 규모를 공개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텐센트는 '승리의 여신: 니케(이하 니케)' 개발에서부터 시프트업에 관심을 보였고 자사 글로벌 게임 서비스 회사인 '레벨 인피니트'를 통해 '니케' 배급권을 확보했다. '니케'가 글로벌 원빌드로 제작된 만큼 '레벨 인피니트'가 '니케' 글로벌 서비스 전반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지스타 2022’ '승리의 여신: 니케' 부스 (사진=레벨인피니트)

'니케'는 지난달 4일 출시 이후 한 달간 1억달러 매출을 달성했다. 텐센트 대표 게임인 '왕자영요'는 출시 후 한 달간 1000만달러 매출에 그쳤다. 텐센트도 '니케' 흥행에 고무적인 반응을 보였다. 텐센트 측은 3분기 사업 보고서 성과에 '니케'에 대한 투자가 성공했다고 자평했다.

텐센트는 "니케는 국제적인 수익을 기록해 매출 1위를 차지했다"라며 "텐센트가 투자한 시프트업의 니케 성공은 텐센트의 퍼블리싱 능력과 크리에이티브 팀을 지원 능력을 보여준다"라고 밝혔다.

텐센트의 이번 지분투자로 기업공개(IPO)를 목표로 하던 시프트업의 계획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시프트업은 '니케' 출시 흥행 성적에 따라 IPO 추진에 나설 것이라는 의지를 지난해부터 드러낸 바 있다.

텐센트는 크래프톤 상장 과정에서도 영향력을 과시했다. 크래프톤이 상장에 앞서 금융위원회에 제출한 증권신고서에 주요 매출처로 게임 퍼블리싱을 담당하는 기업을 꼽았다. 특정 회사를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지난 2020년 기준 매출액 68.1%를 차지한 회사가 주요 매출처"라는 언급을 봤을 때 이 회사는 텐센트로 보인다.

크래프톤은 지난 2020년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한국 제외)에서 매출 1조4176억원을 달성했다. 텐센트는 크래프톤의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글로벌 유통을 담당하고 있으며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중국 버전 '화평정영'도 서비스하고 있다.

IPO를 추진하는 기업이라면 텐센트와 협업을 염두하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특히 신작 출시 이전까지는 적자 구조에서 벗어나기 힘든 개발사의 경우에는 투자금이 필요하고 막강한 자본력과 글로벌 서비스 네트워크를 갖춘 텐센트는 최적의 파트너가 될 수 있다.

텐센트는 국내 게임업계에 크래프톤과 시프트업 뿐 아니라 카카오게임즈와 넷마블, 라인게임즈 등에 투자를 진행하면서 점차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지난 7월에는 한국게임산업협회 이사사로 합류하기도 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사진=연합뉴스)

텐센트의 국내 IT 산업 관심은 게임사에 그치지 않고 카카오엔터테인먼트로까지 뻗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지난달 30일 텐센트게임즈 부사장인 피아오 얀리를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했다.

텐센트가 점차 국내 IT 산업 전반에 영향력을 끼치는 과정을 지켜보는 업계와 소비자의 속내는 복잡하다. 텐센트의 영향력 커질 수록 게임과 콘텐츠 사업 규제가 심한 중국의 기조를 따라가게 될 수밖에 없지 않겠냐는 우려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9월 콘텐츠제작사들에게 ‘중국 부적절한 발언 자율심의 가이드’를 발송해 논란을 사기도 했다. 가이드엔 ▲중국과 중국인을 모욕하는 언행 ▲역사·풍속·문화·의복 ▲역사적 사실을 왜곡·모욕하거나 영웅 열사를 비방 ▲온·오프라인에서 대만·홍콩·티베트 독립 문제 등에 대한 지지·지원을 자제해달라는 내용이 담겼다.

게임·콘텐츠 소비자 입장에서는 이 같은 이슈에 대한 발언 조차 못하게 하는 부분이 중국 내 검열과 무엇이 다르냐는 비판이 나온다. 또 국내 게임사가 여전히 중국 진출은 문이 닫힌 상황에서 텐센트가 국내 영향력을 별다른 장애없이 확장하는 건 '기울어진 운동장'을 조성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국내 중소 개발사 입장에서는 회사의 가치를 인정받고 투자를 받아야 생존할 수 있는데 텐센트라는 자본력을 갖춘 회사가 개발력을 알아봐주고 투자한다면 이를 마다할 이유가 있겠나"라며 "업계에서도 텐센트의 영향력 확대를 경계하는 시각은 있으나 최근 어려운 대외 환경으로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뷰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