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동구 둔촌동에 마련된 둔촌주공 재건축 단지(올림픽파크 포레온) 견본주택. (사진=연합뉴스)
건설업계가 분양시장 가늠자라 불린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올림픽파크 포레온)아파트의 깜짝 흥행 성공에 향후 청약 시장에 훈풍이 볼어오길 기대하고 있다. 둔촌주공이 당초 저조한 계약률을 보일 것이라는 시선과 달리 '1.3 부동산 대책' 이후 대표 평형 완판으로 매듭지어지는 분위기다.
19일 분양업계에 따르면 지난 7일부터 13일까지 진행한 올림픽파크포레온 예비 당첨차 계약에서 전용 59㎡(1488가구)와 전용 84㎡(1237가구)의 계약이 마무리됐다. 전용 29㎡·39㎡·49㎡ 초소형 물량은 미계약이 발생했다. 이르면 이달 말 청약홈을 통해 해당 물량에 대해 무순위 청약 접수를 받는다.
올림픽파크포레온의 이 같은 분양 성적을 두고 업계에서는 중도금 폐지 등 1.3 부동산 대책 영향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올림픽파크포레온은 지난해 12월부터 일반분양 4786가구에 대한 청약을 모집했으나 흥행 참패의 기운이 감지됐다. 특별공급 1091가구 모집 평균 경쟁률은 3.3대 1에 그치는 등 예상보다 저조한 청약 성적이 나타났다. 일반분양 1순위 청약 당시에도 3695명 모집에 1만7378명이 지원해 평균 경쟁률 4.7대 1을 나타내면서 시장의 기대와는 다소 떨어졌다.
그러나 지난달 3일 정부가 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와 용산구를 제외한 부동산 규제지역을 모두 해제하는 결단을 내렸다. 올림픽파크포레온 수분양자는 전매제한 기간이 8년에서 1년으로 줄었고 모든 평형에 대한 중도금 대출도 가능해졌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정부의 이 같은 대책을 두고 '둔촌주공 구하기'라는 평가도 내렸다.
당시 양지영 R&C연구소장은 "전매제한 완화와 실거주 의무 폐지로 입지가 뛰어난 분양단지의 경우 청약 당첨 후 조기 시세차익이 가능해져 분양성적이 높아질 것"이라며 "중도금대출 보증 분양가 기준 폐지는 그동안 중도금 대출 가능여부에 따라 분양률 희비가 컸던 바 이번 폐지로 인해 청약률과 계약률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이 같은 전망은 현실화 되는 모양새다. 지난달 청약 시장에서 쓴맛을 봤던 건설업계에서도 이번 둔촌주공 성적에 반색하고 있다.
지난달 전국 분양 실적은 4개 현장에서 1342세대가 나왔으나 전국 기준 1, 2 순위 청약 경쟁률은 0.35:1에 그쳤다. 전체 분양 현장 4곳의 1순위 청약이 모두 미달돼 미청약 물량 756세대 발생했다. 지난달 미분양은 최소 7만세대를 넘을 것으로 추정 중이다.
수도권 내 현장 2곳의 청약 경쟁률은 0.6:1 이상이었지만 그 밖의 지역은 0.2:1 이하를 기록하는 등 지역별 편차도 컸다. 10대 건설사는 지난달 분양실적 0세대를 기록하는 등 숨을 죽이고 분양 시장 추이를 지켜보는 중이다.
주택 거래 장벽으로 작용한 고금리 상황에 대응하는 특례보금자리론도 지난달 30일 출시한 부분도 청약 시장 온기를 돌게 하는 요소가 될 전망이다.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그동안 연기한 일부 분양 물량을 언제까지고 미룰 수 없던 상황에서 둔촌주공 흥행으로 분양 시장도 조금은 분위기가 바뀔 것으로 본다"면서도 "여전히 고금리 상황이 이어지고 있어서 지켜봐야할 것 같다"고 신중한 태도를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