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동구 둔촌동 올림픽파크포레온 견본주택. (사진=연합뉴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둔촌주공(올림픽파크포레온) 청약이 마감됐다. 분양가 산정부터 상가 지분 갈등, 공사비 증액을 놓고 시공사와 다툼으로 인한 유치권 행사 등으로 분양이 치일피일 미뤄지면서 '골든 타임'을 놓쳤다는 평가에서도 어쨌든 해피엔딩을 맞았다. 서울 청약시장 흥행 바로미터라 불린 둔촌주공 분양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서 향후 청약시장 분위기 반전에 대한 기대감도 나온다.
10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 8일 올림픽파크 포레온 무순위 청약을 진행한 결과 총 889가구 모집에 4만1540명이 신청했다. 평균 경쟁률은 46.2대1이며 최고 경쟁률은 전용 29㎡에서 655.5대1로 나타났다.
구체적인 무순위 청약 경쟁률은 ▲전용 29㎡ 2가구(655.5대1) ▲전용 39㎡ 638가구(20.1대1) 전용 49㎡ 259가구(105.8대1) 등이다.
무순위청약은 일반분양 당첨자와 예비당첨자가 계약을 포기하거나 부격적으로 계약하지 못해 남은 가구에 대한 청약이다. 이른바 '줍줍'이라고 불리는 매물이다.
올림픽파크 포레온 청약에 '줍줍족'이 몰린 배경에는 청약 문턱이 낮아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지난달 28일 유주택자가 거주지에 상관없이 무순위청약에 도전할 수 있게 주택공급규칙을 개정했다. 서울외 지역 거주자와 다주택자가 올림픽파크 포레온 청약이 가능해지자 실거주 목적 외에 투자 목적 임대 사업자까지 더해진 결과로 분석된다.
서울 강동구 둔촌동에 마련된 둔촌주공 재건축 단지(올림픽파크 포레온) 견본주택. (사진=연합뉴스)
■ 우여곡절 많았던 둔촌주공, 청약 시장 분위기 반전 주도
올림픽파크 포레온은 지난 2020년 분양가상한제 적용 이전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고분양가심사제에 압박을 받았다. 조합은 3.3㎡당 3550만원의 일반 분양가를 책정했지만 HUG는 3.3㎡당 2900만원대의 분양가를 적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결국 분양가 관련 의견이 통일되지 못하면서 분양이 미뤄졌고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받게 됐다.
분양 일정을 조율하는 상황에서 지난해 4월 조합과 시공단의 공사비 증액 갈등이 언론에 노출됐고 공사가 중단되기도 했다. 시공단의 공사비 증액 요청을 받아들이면서 갈등은 일부 봉합됐으나 이번에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만기 문제가 터졌다. 가파른 금리인상과 레고랜드발(發) 부동산 PF 시장 경색이 겹치면서 아찔한 상황이 연출될 뻔했으나 만기 하루 전 차환에 성공했다.
올림픽 파크포레온은 부동산 침체에도 불구하고 분양가가 너무 높다는 지적 속에서 지난해 12월 본격적인 분양에 나섰다. 특별공급, 1순위 청약 당시 경쟁률이 각각 3.3대1, 4.7대1로 한자릿수에 그치며 위기감이 돌았다. 흥행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 예기치 못한 행운도 따랐다. 청약 경쟁률이 낮게 나타나면서 실계약에 대한 불안감도 높아졌으나 정부의 '1·3 대책' 이후 분위기가 급변했다. 무순위청약 주택공급규칙 개정과 함께 중도금대출 허용과 규제지역해제, 전매제한 완화 등이 이뤄졌다.
올림픽파크 포레온이 우여곡절 끝에 사실상 '해피엔딩'을 맺으면서 서울 청약 시장에서 훈풍 기대감도 나온다.
올림픽파크 포레온 청약이 사실상 '해피엔딩'을 맺으면서 서울 청약 시장 훈풍 기대감도 나온다. 최근 '강동 헤리티지 자이'와 '장위자이 레디언트'는 완판했고 지난 7일 진행한 '영등포자이 디크니티' 1순위 청약 경쟁률은 200대1에 육박했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둔촌주공은 분양가상한제가 해제되기 이전에 분양가가 낮게 책정된 곳이라 가격적인 메리트도 있고 1.3 대책 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며 "단순히 마감하는 선에 그친 게 아니라 대규모 청약 인원이 몰리면서 서울 지역에 수요가 들어온다는 인식을 시장에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