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주 부회장이 오만 두쿰 정유시설 현장을 방문해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대우건설)
대우건설이 해외 플랜트 부문에서 가시적인 수주 성과와 함께 기수주 물량을 성공적으로 소화하며 해외 건설시장에서의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다. 중흥그룹의 전폭적인 지원과 대우건설의 인력 기술력 등 탄탄한 인프라가 어우러진 결과다. 부동산 시장 침체에 대응해 국내 주택사업 위주 포트폴리오에서 해외사업 확대 등 사업다각화에 힘쓴 능동적이고 빠른 변화가 돋보이는 지점이다.
1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지난 9일 리비아전력청과 멜리타 및 미수라타 지역에 가스화력 발전소를 건설하는 공사 계약을 체결했다.
내전으로 전력공급이 여의치 않았던 리비아는 급증하는 여름철 전력 수요에 대비하기 위해 1조원 규모 가량의 공사를 발주했다.
대우건설이 이번에 리비아에서 1조 규모 대형 공사 계약을 따낸 배경으로는 리비아와 오랜 관계가 꼽힌다. 지난 2003년 벵가지 북부발전소를 시작으로 리비아에서만 4기의 대형발전소 건설계약을 체결했다. 과거 대우건설에 대한 신뢰가 이번 대규모 공사 계약 체결까지 이어졌다.
대우건설은 국내 건설사 중 아프리카 시장에서 남다른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다. 지난 1977년 리비아에 진출한 대우건설은 도로 공사를 비롯해 정부종합청사, 메디컬센터 건립 등 다양한 분야에서 110억달러 규모의 공사를 수행했다.
나이지리아 시장도 대우건설의 '텃밭'으로 불린다. 대우건설은 1983년 나이지리아 시장 첫 진출 이후 70여 건의 사업을 수행해왔다. 이 같은 공사 신뢰를 바탕으로 대우건설은 지난달 7255억원 규모의 카두나 정유시설 긴급 보수공사를 체결했다. 대우건설의 올해 해외사업 마수걸이 수주다. 지난해에도 대우건설은 나이지리아 보니섬 LNG(액화천연가스) 플랜트 프로젝트 적임자로 직접 지정받았다. 대우건설에 대한 신뢰가 없다면 불가능한 수의계약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대우건설의 주요 시장 중 하나였던 리비아를 꾸준히 지켜온 대우건설의 치밀한 전략과 인내심이 만들어낸 쾌거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며 “리비아 건설시장에 대한 경험과 이해도가 높은 만큼 효율적 공사 수행에 따른 수익성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알제리 라스지넷 가스복합화력발전소 전경. (사진=대우건설)
대우건설은 알제리에서도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다. 지난 1986년 알제리 힐튼호텔 건설에 참여했다. 알제리 내전으로 수주가 뜸했으나 2008년부터 본격적으로 수주활동을 다시 시작했으며 최근에는 라스지넷가스복합화력발전소 예비준공확인서를 접수하는 등 준공 성과도 보이고 있다.
해외 거점국가에서 대우건설 책임감 있는 준공으로 신뢰가 높다. 최근 예비준공확인서를 접수한 알제리 라스지넷가스복합화력발전소도 지난 2012년부터 2014년 발주 이후 발주처의 토목공사 문제 등으로 지연됐고 코로나19 영향으로 공사가 지지부진했음에도 끝내 포기하지 않고 완공했다.
아프리카 시장을 바탕으로 대우건설은 올해 본격적으로 해외 수주를 넓힌다. 지난해까지 창사 이래 최대 도비정비 수주 실적을 내는 등 주택사업에 힘을 줬으나 올해 극적으로 포트폴리오 변화에 나선 것이다. 갑작스런 수주 기조 변화에도 대응이 가능한 배경에는 대우건설이 오래 전부터 거점국가와 쌓아온 신뢰가 있어 가능하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여기에 정원주 중흥그룹 부회장은 지난해부터 각종 해외 발주처 및 정부 인사 등과 직접 만남을 가지며 수주 확대에 힘을 쏟고 있다. 지난달에는 오만에 위치한 두쿰 정유시설 건설현장을 방문하고 사우디와 이라크, 리비아 등 중동과 북아프리카 시장 환경 및 주요 사업 수주 전략을 직접 점검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나이지리아와 같은 일부 아프리카 국가에서는 대우건설이 아니면 안된다는 말까지 나온다"며 "대우건설이 과거 쌓아온 해외 사업 경험이 없다면 불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