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지난 20일 임직원에게 보낸 2023년도 신년사 메시지 영상에서 고객 가치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LG)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오는 29일 취임 5주년을 맞는다. 만년 적자였던 모바일 사업을 과감히 접고 자동차 전장과 배터리 사업을 밀어붙여 흑자로 만들었다. '젊은 LG' 문화를 정착 시켰다. 다만 일부 계열사는 적자를 이어가고 직원의 안타까운 소식 등은 풀어야할 숙제로 남았다.
28일 재계에 따르면 구 회장은 취임 5주년을 맞아 별도의 행사를 갖지는 않는다. 그는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지원과 베트남 경제사절단 일정을 마무리하고 지난 24일 귀국해 하반기를 준비하고 있다.
구 회장은 2018년부터 그룹 경영을 맡았다. 고객가치 실현을 그룹 성장의 기반으로 삼고 매년 그의 신년사에서 ‘고객가치’라는 말을 강조했다.
특히 그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부진을 겪었던 모바일 사업과 태양광 사업을 과감히 정리했다. 대신 자동차 전장 사업과 배터리,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사업은 미래를 바라보고 추진했다.
자동차 전장 담당인 VS사업본부는 지난해 처음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VS사업본부의 지난해 8조6496억원을 기록하며 LG전자 총 매출에서 비중 10% 이상을 차지했다. 영업이익도 지난해 1700억원으로 처음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업계에 따르면 전장 사업 관련 LG전자, LG이노텍, LG디스플레이 등 계열사들의 수주 잔고는 120조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배터리 사업도 미래 먹거리 중 하나로 추진하고 있는 주요 사업 중 하나다. 배터리 담당인 LG에너지솔루션은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시장에서 전기차 배터리 시장점유율 27.8%로 1위를 차지했다.
구 회장의 선택과 집중은 계속되고 있다. 올해 1월에는 다보스포럼에서 글로벌 에너지기업 쉘의 와엘 사완 신임 최고경영자(CEO)와 만나 사업 협력을 논의했다. 쉘은 전 세계 80개 국가에 4만5000개의 주유소를 보유한 주유소 1위 사업자로, 유럽과 아시아 네트워크망에 전기차 충전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LG전자는 전기차 충전기 전문 자회사 ‘하이비차저(옛 애플망고)’를 통해 첫 전기차 충전기를 내놓고 글로벌 전기차 충전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향후 전기차 충전 인프라 사업도 전장사업과 같이 발전 가능성이 높은 사업으로 평가된다.
LG 트윈타워 (사진=LG)
하지만 구 회장에겐 풀어야할 숙제도 있다. LG디스플레이는 4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올해 2분기 실적 전망치에 따르면 매출액 4조7371억원, 영업손실 9094억원이 예상된다.
다만 LG디스플레이는 세계 TV 시장 점유율 1위인 삼성전자를 신규 고객사로 확보하면서 긴 적자 터널을 탈출할 출구가 생겼다. 이에 LG디스플레이는 삼성전자에 고부가제품인 77형, 83형 OLED 패널 공급을 앞두고 있어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LG그룹은 향후 인공지능(AI) 및 빅데이터 기술확보, 바이오 소재와 신약 연구, 신재생에너지 소재, 폐배터리 재활용 등에 대한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