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현대카드)
애플페이 효과가 카드업계에 변화의 바람을 몰고왔다. 우선 현대카드는 국내 시장에 애플페이를 처음 도입한 데 따른 선점 효과를 톡톡히 누리는 중이다. 그럼에도 공격 태세를 늦추지 않고 있는 현대카드. 이에 맞서 눈에 불을 켜고 추격에 나선 경쟁사들. 이들간 접전이 하반기 카드업계를 한층 뜨겁게 달굴 전망이다.
■ 결제처 확대에 경쟁사들 가담까지..."파장 더 커질 것"
5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 우리카드는 애플측에 애플페이 사업참여 의향서를 제출한 상태다. 애플의 사업의향서 검토가 마무리되면 이르면 9월부터 이들 카드사 역시 사업 허가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3월 애플페이 도입 당시까지만 하더라도 대부분의 카드사들은 애플페이 서비스 도입 이후 반응에 대해 관망하는 모습이었다. NFC결제 단말기 보급 부족과 교통카드 기능 불가 등 일정 수준의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시각이 제기됐던 것.
하지만 애플페이 도입 전후로 카드업계 내 현대카드 실적이 눈에 띄게 달라지자 앞선 분위기도 빠르게 변화해 갔다. 5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5월말 현재 현대카드의 신용카드 이용 누적 실적은 총 46조584억원으로 신한카드, 삼성카드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특히 2위인 삼성카드(48조850억원)와 격차는 2조원 안팎으로 격차를 줄여가고 있다.
신규 회원수 역시 애플페이 출시 이후 업계 최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5월 현재 현대카드 신규 회원수는 14만5000명으로 지난 3월 이후 석달 연속 1위다. 지난해 1~3분기까지만 해도 평균 10만건 안팎이었던 체크카드 발급건수는 애플페이 도입 소식과 함께 15만건대로 껑충 뛰었다. 이 같은 효과로 인해 현대카드 전체 회원수도 KB국민카드를 제치고 3위로 올라섰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간편결제 시장에서 애플페이 도입 이후 현대카드가 보이고 있는 성과에는 유의미한 부분들이 많다"며 "사용자 수요가 있고 이로 인해 신규 카드 발급, 이용실적 등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어 결제처 확대에 앞서 카드사들의 추가 진출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 '반격'의 현대카드, 선점효과 이어갈까
경쟁사들이 애플페이 시장에 동참하게 되면 현대카드가 서비스 출시 이후 누려온 독점 효과도 희석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에 맞서 현대카드도 서비스 사용 확장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은 최근 아메리칸익스프레스의 애플페이 결제 연동 서비스가 임박했음을 알리는가 하면 지난 5월에 이어 6월에도 캐시백 이벤트를 진행하는 등 우위를 이어가기 위한 다양한 전략을 선보이고 있다.
현대카드가 공개한 애플페이 서비스 출시 이후 100일간 결제건수는 약 2500만건. 그 중 가장 많은 결제건수가 발생한 곳은 편의점과 배달의 민족, 다이소, 코스트코, 스타벅스 등 순이다. 아직까지 결제 가능한 가맹점이 제한적이지만 가맹점 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결제건수 확대는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현재 애플이 티머니와 교통카드 결제 기능 도입을 위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어 하반기 중 서비스가 가능해진다면 영향력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관측된다.
또 다른 카드사 관계자도 “소위 '혜자카드'가 사라지고 유사한 혜택의 카드들이 늘어나는 추세에서 사용자 입장에서 결제 편의성은 중요한 변수”라면서 “지원 카드사 증가와 사용자 증가가 동반되면서 앞으로 애플페이로 인한 파장은 더 커질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2024년 기준 애플페이의 국내 간편결제 시장 점유율은 15% 수준에 달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