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8일 삼성전자 서초사옥 정문에 BMW 전기차 i7 한 대가 대기하고 있다. 지난해 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올리버 집세 BMW그룹 회장과 BMW i7 신형 전기차에 삼성SDI P5 배터리셀을 탑재한 것을 기념하며 회동하고 i7 1호 차량은 인도 받았다. 삼성은 i7 전기차 10대를 계열사 사장단의 업무 차량으로 구입했다. (사진=손기호 기자) 최근 삼성전자 서초사옥 정문에 BMW i7 전기차 한 대가 대기하고 있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나 사장단 등을 비롯한 업무용 차량 외에는 이곳에 대기할 수 없다. 지난해 BMW i7에 삼성SDI 배터리를 공급하면서 이 회장은 i7 1호 차량 및 업무용 차량 등 10대를 인도 받았다. 그 차 중 하나임을 짐작할 수 있다. 삼성SDI는 BMW i7 전기차 등에 공급한 배터리 덕분에 올해 2분기 역대급 경영실적을 거뒀다. 삼성 정문 앞에 i7이 정차된 모습이 관심이 가는 이유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배터리 3사 모두 2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삼성SDI는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영업이익 1위인 LG에너지솔루션과 동등한 수준의 성과를 냈다. 삼성SDI는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450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9% 증가한 것. 매출은 5조8406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23.2% 늘었다. 순이익은 4858억원으로 18.7% 증가했다. 같은 기간 LG에너지솔루션은 매출 8조7740억원, 영업이익 461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보다 매출 73%, 영업이익 135.2% 늘었다. SK온은 매출 3조6961억원, 영업손실 1315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보다 매출은 186.9% 증가하고, 영업손실은 2100억원 감소했다. 특히 삼성SDI의 2분기 영업이익은 4502억원으로 배터리 3사 중 1위를 달리고 있는 LG에너지솔루션의 2분기 영업이익 4610억원과 차이를 108억원으로 좁혔다. 삼성SDI 관계자는 “중대형 전지 중 전기차 전지는 P5 배터리를 탑재한 주요 고객의 프리미엄 차량 판매 확대 영향으로 매출과 이익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수주한 전기차 배터리 수요도 늘고 있어 신규 라인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SDI는 “중대형 전지 중 전기차 전지는 헝가리 신규 라인 가동을 통해 고객의 수요에 적기 대응할 예정”이라며 “P5 배터리는 각형 전기차 전지 매출 비중의 50%를 상회하며 실적 성장을 견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SDI의 2분기 실적을 이끈 것도 하반기 실적이 기대되는 이유도 고급 전기차 기업에 대한 배터리 공급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지난해 12월17일 인천 영종도 BMW드라이빙센터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올리버 집세 BMW그룹 회장이 참석해 BMW 전기차 i7 출고 1호 차량과 업무용 차량 인도 기념식을 갖고 있다. (사진=BMW) 삼성SDI의 실적 성장은 이재용 회장의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과의 만남 덕분이다. 이 회장의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과 협력 논의가 삼성 주요 계열사들의 실적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지난해 말 이재용 회장은 인천 영종도에 위치한 BMW 드라이빙센터에서 올리버 집세 BMW그룹 회장과 만나 BMW 고급 신형 전기차 ‘i7’에 삼성SDI ‘P5 배터리셀’을 탑재한 것을 기념하고 1호 차량을 인도 받았다. 삼성은 i7 신형 전기차 10대를 계열사 사장단이 사용할 수 있도록 업무용 차량으로 구매했다. 삼성전자 서초사옥 정문에 BMW i7이 대기하고 있었던 이유다. 삼성과 BMW의 협력은 배터리를 넘어 차량용 반도체나 인포테인먼트 분야에서도 협력이 이어지고 있다. BMW 고급 스포츠유틸리티(SUV) 전기차 아이엑스(iX)에는 삼성의 5G 텔레매틱스가 탑재됐다. 이 회장은 집세 회장과 회동에서 향후 다양한 모빌리티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 회장의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의 회동은 올해도 이어졌다. 지난 5월에는 미국 실리콘벨리를 방문해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와 만났다. 여기에는 경계현 반도체 부문 사장 등이 함께 자리했다. 반도체 업황이 녹록치 않은 상황에서 자동차 전장 분야라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있는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차량용 오토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 오토LPDDR5X(저전력D램), 오토GDDR6(그래픽D램) 등을 생산하고 있다.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는 차량용 반도체 ‘엑시노스 오토’와 이미지센서 ‘아이오셀 오토’를 생산하고 있다. 엑시노스는 인포테인먼트, 자율주행, 텔레매틱스 시스템용 등으로 나뉘고 실제로 폭스바겐그룹 등에 공급하고 있다. 지난해 말 한진만 삼성전자 부사장은 “2030년엔 자동차가 서버 및 모바일과 함께 메모리 반도체 3대 응용처가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지난 6월에는 현대차 프리미엄 차량에 ‘엑시노스 오토 V920’을 2025년부터 공급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이 또한 이 회장이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지속적인 회동을 통해서 이뤄낸 성과다. 이 회장은 정 회장과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인 전고체 배터리에 대해서도 5년 전부터 논의를 지속하고 있다. 삼성은 오는 2027년 전고체 배터리의 상용화를 목표하고 있다. 전고체 배터리는 고체 상태의 배터리를 말한다. 이는 현재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에너지를 더 많이 저장할 수 있고 충전 속도도 빠르다. 리튬이온 배터리의 열폭주 등의 취약성에서도 전고체 배터리가 안전하다는 평가다.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본부인 DS부문과 삼성디스플레이는 오는 9월 독일에서 열리는 국제모토쇼인 ‘IAA 모빌리티’에도 처음으로 참가해 차량용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를 전시해 글로벌 고객사 확보에 나선다.

삼성 정문에 BMW i7 딱…이재용 회장 덕에 삼성SDI ‘호실적’

이 회장, 글로벌 완성차 회동 등 전장 강화…전기차 배터리 등 탄탄한 공급처 확보

손기호 기자 승인 2023.07.31 11:15 | 최종 수정 2023.07.31 21:14 의견 0
지난 28일 삼성전자 서초사옥 정문에 BMW 전기차 i7 한 대가 대기하고 있다. 지난해 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올리버 집세 BMW그룹 회장과 BMW i7 신형 전기차에 삼성SDI P5 배터리셀을 탑재한 것을 기념하며 회동하고 i7 1호 차량은 인도 받았다. 삼성은 i7 전기차 10대를 계열사 사장단의 업무 차량으로 구입했다. (사진=손기호 기자)


최근 삼성전자 서초사옥 정문에 BMW i7 전기차 한 대가 대기하고 있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나 사장단 등을 비롯한 업무용 차량 외에는 이곳에 대기할 수 없다.

지난해 BMW i7에 삼성SDI 배터리를 공급하면서 이 회장은 i7 1호 차량 및 업무용 차량 등 10대를 인도 받았다. 그 차 중 하나임을 짐작할 수 있다.

삼성SDI는 BMW i7 전기차 등에 공급한 배터리 덕분에 올해 2분기 역대급 경영실적을 거뒀다. 삼성 정문 앞에 i7이 정차된 모습이 관심이 가는 이유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배터리 3사 모두 2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삼성SDI는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영업이익 1위인 LG에너지솔루션과 동등한 수준의 성과를 냈다.

삼성SDI는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450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9% 증가한 것. 매출은 5조8406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23.2% 늘었다. 순이익은 4858억원으로 18.7% 증가했다.

같은 기간 LG에너지솔루션은 매출 8조7740억원, 영업이익 461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보다 매출 73%, 영업이익 135.2% 늘었다. SK온은 매출 3조6961억원, 영업손실 1315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보다 매출은 186.9% 증가하고, 영업손실은 2100억원 감소했다.

특히 삼성SDI의 2분기 영업이익은 4502억원으로 배터리 3사 중 1위를 달리고 있는 LG에너지솔루션의 2분기 영업이익 4610억원과 차이를 108억원으로 좁혔다.

삼성SDI 관계자는 “중대형 전지 중 전기차 전지는 P5 배터리를 탑재한 주요 고객의 프리미엄 차량 판매 확대 영향으로 매출과 이익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수주한 전기차 배터리 수요도 늘고 있어 신규 라인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SDI는 “중대형 전지 중 전기차 전지는 헝가리 신규 라인 가동을 통해 고객의 수요에 적기 대응할 예정”이라며 “P5 배터리는 각형 전기차 전지 매출 비중의 50%를 상회하며 실적 성장을 견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SDI의 2분기 실적을 이끈 것도 하반기 실적이 기대되는 이유도 고급 전기차 기업에 대한 배터리 공급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지난해 12월17일 인천 영종도 BMW드라이빙센터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올리버 집세 BMW그룹 회장이 참석해 BMW 전기차 i7 출고 1호 차량과 업무용 차량 인도 기념식을 갖고 있다. (사진=BMW)


삼성SDI의 실적 성장은 이재용 회장의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과의 만남 덕분이다. 이 회장의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과 협력 논의가 삼성 주요 계열사들의 실적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지난해 말 이재용 회장은 인천 영종도에 위치한 BMW 드라이빙센터에서 올리버 집세 BMW그룹 회장과 만나 BMW 고급 신형 전기차 ‘i7’에 삼성SDI ‘P5 배터리셀’을 탑재한 것을 기념하고 1호 차량을 인도 받았다.

삼성은 i7 신형 전기차 10대를 계열사 사장단이 사용할 수 있도록 업무용 차량으로 구매했다. 삼성전자 서초사옥 정문에 BMW i7이 대기하고 있었던 이유다.

삼성과 BMW의 협력은 배터리를 넘어 차량용 반도체나 인포테인먼트 분야에서도 협력이 이어지고 있다. BMW 고급 스포츠유틸리티(SUV) 전기차 아이엑스(iX)에는 삼성의 5G 텔레매틱스가 탑재됐다. 이 회장은 집세 회장과 회동에서 향후 다양한 모빌리티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 회장의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의 회동은 올해도 이어졌다. 지난 5월에는 미국 실리콘벨리를 방문해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와 만났다. 여기에는 경계현 반도체 부문 사장 등이 함께 자리했다.

반도체 업황이 녹록치 않은 상황에서 자동차 전장 분야라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있는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차량용 오토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 오토LPDDR5X(저전력D램), 오토GDDR6(그래픽D램) 등을 생산하고 있다.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는 차량용 반도체 ‘엑시노스 오토’와 이미지센서 ‘아이오셀 오토’를 생산하고 있다. 엑시노스는 인포테인먼트, 자율주행, 텔레매틱스 시스템용 등으로 나뉘고 실제로 폭스바겐그룹 등에 공급하고 있다. 지난해 말 한진만 삼성전자 부사장은 “2030년엔 자동차가 서버 및 모바일과 함께 메모리 반도체 3대 응용처가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지난 6월에는 현대차 프리미엄 차량에 ‘엑시노스 오토 V920’을 2025년부터 공급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이 또한 이 회장이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지속적인 회동을 통해서 이뤄낸 성과다.

이 회장은 정 회장과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인 전고체 배터리에 대해서도 5년 전부터 논의를 지속하고 있다. 삼성은 오는 2027년 전고체 배터리의 상용화를 목표하고 있다. 전고체 배터리는 고체 상태의 배터리를 말한다. 이는 현재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에너지를 더 많이 저장할 수 있고 충전 속도도 빠르다. 리튬이온 배터리의 열폭주 등의 취약성에서도 전고체 배터리가 안전하다는 평가다.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본부인 DS부문과 삼성디스플레이는 오는 9월 독일에서 열리는 국제모토쇼인 ‘IAA 모빌리티’에도 처음으로 참가해 차량용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를 전시해 글로벌 고객사 확보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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