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왼쪽), 정기선 HD현대 사장 (사진=한화, HD현대) 최근 수주경쟁을 마친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이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정기선 HD현대 사장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7조원 규모의 한국형 차세대 구축함(KDDX) 건조 사업을 놓고 다시 한 번 수주전을 벌일 전망읻다. 앞서 해군 차기 호위함(FFX) 건조 사업 수주전에서는 간발의 차로 한화오션이 승리했다. HD현대중공업의 감점 패널티 때문인데, KDDX 건조 사업에서도 이러한 패널티가 적용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방위사업청은 지난 9일 HD현대중공업이 한국형 FFX 울산급 배치(Batch-Ⅲ) 5·6번함 건조 사업 관련 이의신청을 최종 기각했다. 방사청은 평가검증위원회의 재검증을 실시했지만 공정한 평가를 했다고 결론이다. 앞서 한화오션은 지난달 차기 호위함인 FFX 건조사업 수주에서 최종점수 91.8855점을 받아 최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반면 HD현대중공업은 91.7433점을 받아 0.1422점 차로 수주하지 못했다. HD현대중공업은 “이의제기를 했지만 충분히 소명되지 못했던 것 같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HD현대중공업 울산 본사에서 진수한 첫 번째 차세대 이지스함인 ‘정조대왕함’ (사진=HD현대중공업) ■ 왜 떨어져나…성패 가른 감점 패널티 이번 FFX 입찰에서 HD현대중공업이 떨어졌던 이유는 ‘감점’ 패널티 때문이다. HD현대중공업은 FFX 입찰 평가에서 기술 능력 부문에선 72.3893점으로 한화오션 71.4158점보다 앞선 기록을 냈다. KDDX 사업도 기술력으로만 평가해보면 HD현대중공업이 유리한 위치에 있다는 얘기다. HD현대중공업은 KDDX의 기본 설계를 맡아 오랫동안 연구개발을 수행했다. 또한 국내 최다 수상함 건조 실적을 보유했다. 게다가 이지스 구축함 건조 경험도 있다. 이는 세계 다섯 번째로 최신예 기술을 적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감점 요소다. HD현대중공업이 FFX에서 탈락의 쓴잔을 마신 이유는 과거 한화오션이 대우조선해양 당시 대우조선의 KDDX 개념 설계 자료를 유출했다능 이유로 감점 1.8점이 적용됐다. 결과적으로 이 때문에 FFX 수주전에서 탈락했다. 앞서 HD현대중공업은 지난 2022년 KDDX 설계도면 은닉 사건에 대해 유죄 판결을 받았다. 이 사건은 일부 소송과 감사 청구 등이 아직도 진행 중에 있다. 이는 지난 2014년 당시 현대중공업 직원들이 대우조선해양의 KDDX 개념설계도 등을 몰래 촬영 보관해오다가 2018년 보안감사에서 적발됐다. 이후 2020년 KDDX 기본설계 사업자에 현대중공업이 선정됐고, 대우조선해양은 “설계도면 유출로 공정성이 심각하게 훼손됐다”고 문제 삼았다. 하지만 방사청은 연관성 없다면서 현대중공업의 손을 들어줬고, 법원도 대우조선해양이 현대중공업을 상대로 낸 우선협상자 확인 가처분신청을 기각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기소됐던 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부 직원 9명이 전원 유죄 판결을 받으면서 상황은 역전됐다. 이로 인해 현대중공업은 3년간 불공정행위 감점 점수 1.8점을 달고 살아야 한다.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이 건조한 한국해군 2800톤급 신형 호위함 5번함 ‘대전함’ (사진=한화오션) ■ 7.8조원 규모 KDDX 사업 앞둬…HD현대중공업, ‘감점’ 패널티 우려 HD현대중공업의 발목을 잡은 페널티는 오는 2025년 11월까지 모든 군함 입찰에 반영된다. 1점 이하의 박빙 승부에선 이로 인해 성패를 가르게 되는 셈이다. HD현대중공업이 종합점수에서 압도적으로 이겨야 하지만 이도 쉽지 않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HD현대중공업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KDDX 사업에도 영향이 끼쳐질 수 있는 만큼 앞서 치룬 FFX 사업에 대해 방사청에 제기한 이의신청이 기각됐다고 보고만 있을 수 없는 상황. HD현대중공업은 효력정지 가처분신청 등을 법원에 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다만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고 밝혔다. 이제 KDDX 6척을 건조하는 7조8000억원의 대규모 사업에 대한 수주전이 펼쳐진다. HD현대중공업은 1.8점을 감점이 변수다. 다만 HD현대중공업은 기술적으로 중요한 사업이기 때문에 사업에 이해가 높은 회사가 맡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난 6월 국제해양방위산업전(MADEX)에서 최태복 HD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부 이사는 “KDDX는 기술적으로 도전적인 과제가 많다”며 “사업에 대한 이해가 높은 회사가 맡아야 사업의 성공 확률이 있고 안정성을 담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동관 부회장이 MADEX(국제해양방위산업전) 한화오션 부스를 방문해 전시된 잠수함을 살펴보며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한화) ■ 한화오션, 시설․인원 약점 극복 필요…1000억 투자·인원 1만명 회복 추진 한화오션도 FFX 수주전에서 그룹의 지원을 받아 승기를 잡은 것처럼 KDDX도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방침이다. 앞서 지난 MADEX 현장에서도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직접 방문해 “한화오션에 많은 투자를 아끼지 않고 전략을 갖춰갈 것”이라고 힘을 실어준 바 있다. 실제로 한화오션은 거제 옥포조선소에서 시설과 인력 부족, 노후화 등이 지적됐지만, 실사 당일에 한화오션은 1000억원 이상을 투자해 수상함 2척을 동시에 건조할 수 있는 실내 탑재공장 구축에 나서겠다고 공표했다. 인력도 대거 확충하고 있다. 그룹사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 등 방산분야 전문인력 일부를 한화오션으로 이직하는 등 방산 분야에 투입했다. 한화오션은 “자체적으로 연내 400명의 신규 채용을 통해 인력 1만명을 회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HD현대중 vs 한화오션, KDDX 수주 경쟁…피말리는 2차전

FFX 수주전, 감점 1.8점으로 한화오션 수주
HD, 패널티 우려 vs 한화, 시설·인력 과제

손기호 기자 승인 2023.08.11 13:24 | 최종 수정 2023.08.11 16:01 의견 0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왼쪽), 정기선 HD현대 사장 (사진=한화, HD현대)


최근 수주경쟁을 마친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이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정기선 HD현대 사장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7조원 규모의 한국형 차세대 구축함(KDDX) 건조 사업을 놓고 다시 한 번 수주전을 벌일 전망읻다.

앞서 해군 차기 호위함(FFX) 건조 사업 수주전에서는 간발의 차로 한화오션이 승리했다. HD현대중공업의 감점 패널티 때문인데, KDDX 건조 사업에서도 이러한 패널티가 적용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방위사업청은 지난 9일 HD현대중공업이 한국형 FFX 울산급 배치(Batch-Ⅲ) 5·6번함 건조 사업 관련 이의신청을 최종 기각했다. 방사청은 평가검증위원회의 재검증을 실시했지만 공정한 평가를 했다고 결론이다.

앞서 한화오션은 지난달 차기 호위함인 FFX 건조사업 수주에서 최종점수 91.8855점을 받아 최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반면 HD현대중공업은 91.7433점을 받아 0.1422점 차로 수주하지 못했다. HD현대중공업은 “이의제기를 했지만 충분히 소명되지 못했던 것 같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HD현대중공업 울산 본사에서 진수한 첫 번째 차세대 이지스함인 ‘정조대왕함’ (사진=HD현대중공업)


■ 왜 떨어져나…성패 가른 감점 패널티

이번 FFX 입찰에서 HD현대중공업이 떨어졌던 이유는 ‘감점’ 패널티 때문이다.

HD현대중공업은 FFX 입찰 평가에서 기술 능력 부문에선 72.3893점으로 한화오션 71.4158점보다 앞선 기록을 냈다.

KDDX 사업도 기술력으로만 평가해보면 HD현대중공업이 유리한 위치에 있다는 얘기다. HD현대중공업은 KDDX의 기본 설계를 맡아 오랫동안 연구개발을 수행했다. 또한 국내 최다 수상함 건조 실적을 보유했다. 게다가 이지스 구축함 건조 경험도 있다. 이는 세계 다섯 번째로 최신예 기술을 적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감점 요소다. HD현대중공업이 FFX에서 탈락의 쓴잔을 마신 이유는 과거 한화오션이 대우조선해양 당시 대우조선의 KDDX 개념 설계 자료를 유출했다능 이유로 감점 1.8점이 적용됐다. 결과적으로 이 때문에 FFX 수주전에서 탈락했다.

앞서 HD현대중공업은 지난 2022년 KDDX 설계도면 은닉 사건에 대해 유죄 판결을 받았다. 이 사건은 일부 소송과 감사 청구 등이 아직도 진행 중에 있다.

이는 지난 2014년 당시 현대중공업 직원들이 대우조선해양의 KDDX 개념설계도 등을 몰래 촬영 보관해오다가 2018년 보안감사에서 적발됐다. 이후 2020년 KDDX 기본설계 사업자에 현대중공업이 선정됐고, 대우조선해양은 “설계도면 유출로 공정성이 심각하게 훼손됐다”고 문제 삼았다. 하지만 방사청은 연관성 없다면서 현대중공업의 손을 들어줬고, 법원도 대우조선해양이 현대중공업을 상대로 낸 우선협상자 확인 가처분신청을 기각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기소됐던 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부 직원 9명이 전원 유죄 판결을 받으면서 상황은 역전됐다. 이로 인해 현대중공업은 3년간 불공정행위 감점 점수 1.8점을 달고 살아야 한다.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이 건조한 한국해군 2800톤급 신형 호위함 5번함 ‘대전함’ (사진=한화오션)


■ 7.8조원 규모 KDDX 사업 앞둬…HD현대중공업, ‘감점’ 패널티 우려

HD현대중공업의 발목을 잡은 페널티는 오는 2025년 11월까지 모든 군함 입찰에 반영된다. 1점 이하의 박빙 승부에선 이로 인해 성패를 가르게 되는 셈이다. HD현대중공업이 종합점수에서 압도적으로 이겨야 하지만 이도 쉽지 않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HD현대중공업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KDDX 사업에도 영향이 끼쳐질 수 있는 만큼 앞서 치룬 FFX 사업에 대해 방사청에 제기한 이의신청이 기각됐다고 보고만 있을 수 없는 상황. HD현대중공업은 효력정지 가처분신청 등을 법원에 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다만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고 밝혔다.

이제 KDDX 6척을 건조하는 7조8000억원의 대규모 사업에 대한 수주전이 펼쳐진다. HD현대중공업은 1.8점을 감점이 변수다. 다만 HD현대중공업은 기술적으로 중요한 사업이기 때문에 사업에 이해가 높은 회사가 맡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난 6월 국제해양방위산업전(MADEX)에서 최태복 HD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부 이사는 “KDDX는 기술적으로 도전적인 과제가 많다”며 “사업에 대한 이해가 높은 회사가 맡아야 사업의 성공 확률이 있고 안정성을 담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동관 부회장이 MADEX(국제해양방위산업전) 한화오션 부스를 방문해 전시된 잠수함을 살펴보며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한화)


■ 한화오션, 시설․인원 약점 극복 필요…1000억 투자·인원 1만명 회복 추진

한화오션도 FFX 수주전에서 그룹의 지원을 받아 승기를 잡은 것처럼 KDDX도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방침이다.

앞서 지난 MADEX 현장에서도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직접 방문해 “한화오션에 많은 투자를 아끼지 않고 전략을 갖춰갈 것”이라고 힘을 실어준 바 있다.

실제로 한화오션은 거제 옥포조선소에서 시설과 인력 부족, 노후화 등이 지적됐지만, 실사 당일에 한화오션은 1000억원 이상을 투자해 수상함 2척을 동시에 건조할 수 있는 실내 탑재공장 구축에 나서겠다고 공표했다.

인력도 대거 확충하고 있다. 그룹사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 등 방산분야 전문인력 일부를 한화오션으로 이직하는 등 방산 분야에 투입했다. 한화오션은 “자체적으로 연내 400명의 신규 채용을 통해 인력 1만명을 회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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