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픽사베이
가계부채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빚’의 대물림으로 인해 가정 경제가 파탄 나는 악순환을 끊기 위한 대안으로 신요보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정부의 대출규제 강화 조치에도 불구하고 지난 7월에 이어 이번 달에도 기준금리가 내려가면서 이미 1500조원을 넘어선 가계부채는 다시 한 번 경고등이 켜진 상황이다.
2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빚’의 대물림 상황을 방지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로 신용보험 제도 활성화가 논의되고 있다.
국회에 제출된 자료에 의하면 2015년부터 2017년까지 3년 동안 은행권 가계대출의 경우 대출자의 사망 등으로 상속인이 채무를 인수한 건수가 6577건, 금액으로는 8444억 원에 달한다. 같은 기간 동안 상속포기로 은행의 손실로 처리된 건수가 6315건, 금액으로는 1014억 원인데 비하면, 상속포기 절차를 밟지 못해 부모의 빚을 떠안은 경우는 부담이 8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빚 독촉을 견디지 못하고 일가족을 살해 후 본인도 자살하려다 실패해 기소된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신용생명보험은 대출고객이 사망·장해·암 등의 우발적인 보험 사고를 당했을 때 보험사가 대출 고객 대신 남아 있는 대출금액 또는 보험 가입 시 약정한 금액을 상환해 주는 보험이다.
보증보험과 달리 채무에 대한 구상권이 없어 채무자 가족에게 채무가 상속되는 것을 방지해 경제적 위험으로부터 보호해 준다. 부실채권 방지로 대출 기관(채권자)의 재정 건전성에도 기여해 채권자와 채무자 모두에게 이익이다.
이미 영국, 미국, 호주, 일본 등 주요국에서는 가계부채에 대한 사회안전망으로서 그 역할을 수행하고 있고 대출기관의 리스크를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구속성보험(일명 ‘꺽기’)에 대한 규제로 대출자가 대출기관으로부터 신용보험을 안내받기 어려운 상황이다.
현재 신용보험을 판매하고 있는 국내 보험사는 생명보험회사 중에서는 카디프생명뿐이다. 손해보험회사의 경우 카디프손해보험과 KB손해보험 등이 자동차할부금융 및 은행과의 제휴해 신용상해보험을 판매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소비자의 가입 필요성 부족과 적은 수수료 등으로 대출기관들이 영업에 소극적이어서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카디프생명 관계자는 “이 상품은 대출받는 순간에 이뤄지는 것인데 모든 사람이 대출받진 않는데다 신용생명보험이라는 개념이 생소해 어떤 걸 보장해주는 보험인지 잘모른다”며 “또 같은 은행이더라도 판매자격이 다르기 때문에 대출과 보험을 가입하는 장소가 분리돼 있다는 번거로움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지난 4월 박선숙 의원은 시행령의 금지행위 규정을 법률로 상향해 제재의 근거를 명확히 하고, ‘대출 등을 받은 자가 사망하였을 때 미상환액을 보상하는 보험계약’ 즉 신용보험 같은 경우는 금지행위에서 제외하도록 한 ‘보험업법 일부개정 법률안’을 발의한바 있다.
카디프생명 관계자는 “신용생명보험은 유럽·일본·대만 등의 나라에서는 이미 보편화돼 있고 미국을 비롯한 남미에서 매우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며 “신용보험으로 대출고객은 채무의 상속을 방지하고 가계재정의 안정성을 강화할 수 있고, 대출기관은 대출자산의 건전성을 제고하고 신용금융상품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으며, 보험회사는 국민의 안정적인 경제활동을 지원할 수 있어 고객인 채무자와 대출기관인 채권자, 보험사 및 사회 전체에 모두 이익을 주는 상품”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