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트아크' 공식 홈페이지 메인 화면. (자료='로스트아크'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이용자들 간의 불공정 경쟁을 유발하는 '대리 게임' 문제가 다시 논란이 되면서 게임사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운영정책과 약관 외에도 대리 게임 행위를 적발하기 위한 다양한 장치 마련에 나섰으나 여전히 약관 위반 이용자 제재가 쉽지 않은 탓이다. 5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스마일게이트RPG의 PC 온라인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로스트아크' 운영진이 '어둠 군단장 카멘' 레이드를 먼저 클리어 한 10개 공격대와 관련한 '대리 플레이' 의혹에 대한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로스트아크가 '어둠 군단장 카멘' 업데이트와 함께 진행한 '카멘 The FIRST' 이벤트는 많은 관심 속에서 진행됐으나 클리어한 일부 인원을 놓고 제 3자를 통한 대리 게임 등에 대한 논란을 의심한 제보가 잇따랐다. 이에 지난 3일 로스트아크 금강선 디렉터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카멘 The FIRST 이벤트에서 공정한 경쟁을 저해하는 대리 플레이는 대단히 부적절한 행동"이라며 "이에 대해 철저히 확인해서 합당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로스트아크'는 대리 행위가 밝혀진 공격대의 클리어 기록은 무효 처리를 예고하기도 했다. '로스트아크'의 대리 게임 근절을 위한 노력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기본적인 대리 행위를 금지하는 약관 명시 외에 지난 2021년에도 공지사항을 통해 "상업적 목적의 대리 게임 행위에 대해서는 단호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게임업계 전반적으로도 대리 게임 근절을 위한 노력은 꾸준히 이어져 오고 있다. 넥슨의 '메이플스토리'는 지난 7월 레드 PC 제한 사항을 추가하며 대리 게임에 대한 제재 강도를 높였다. 레드 PC 상태가 되면 경험치 및 아이템 드롭율이 절반 감소하고 주요 콘텐츠 입장이 제한된다. 이외에도 넥슨은 자사 서비스 게임에 계정보호 강화와 대리 플레이 근절을 위한 캠페인도 다수 진행하고 있다. 게임업계는 대리 게임이 이용자의 공정한 경쟁을 방해한다고 입을 모은다. 대리 게임이 불공정 경쟁을 유발해 정당한 보상 획득을 방해하는 탓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게임마다 각자 운영정책에 따라 대리육성 제재에 대해 자세히 명시하고 있다"며 "불공정 경쟁 유발 외에도 계정공유 보안 문제도 있다"고 말했다. ■ 부당 이익 논란에 사행성 문제까지도 번지는 대리 게임 게임업계에서는 대리 게임 행위가 불공정 경쟁 유발 외에 부당 이익 획득 및 사행성 문제와도 관련이 있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법조계 관계자는 "대리 게임에는 현금성 대가도 따라올 수 있는데 게임사나 법률적인 측면에서도 이를 허용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PC 온라인 MMORPG에서 대리 게임 행위는 이른바 '부주'가 대표적이다. 계정 주인이 게임 플레이가 불가능한 시간에 대신 육성을 해주는 이를 의미한다. 이들 역시 현금을 받는다. AOS 장르로 이용자 간의 경쟁에 따른 티어(등급) 제도를 채택하고 있는 라이엇게임즈의 '리그 오브 레전드'(이하 롤)도 '대리 게임'에 몸살을 앓고 있다. 랭크 게임을 대신 플레이 해주고 등급을 올리면서 돈을 받는, 이른바 '대리 기사'들이 성행하는 탓이다. '대리 기사' 역시 타인의 계정 이용을 기반으로 한다. '대리 기사'의 또다른 문제 중 하나는 불법 사행성 사이트를 통해 승부에 관여하는 방식으로도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점이다. T1 소속의 유명 롤 프로게이머 페이커(Faker·이상혁) 선수의 게임 방송에서도 지난 2020년 반복적인 고의 트롤러(일부러 게임을 지게 만드는 이용자) 문제가 불거지기도 했다. 해당 이용자는 중국 사설 도박 사이트 이용자라는 정황이 드러나기도 했다. 최근에도 인터넷 방송 플랫폼 트위치 강소연 스트리머의 방송을 통해 "(점수가)200점대 계정이 있냐? 괴물쥐(스트리머) 저격해서 게임을 지는 거다. 판당 10만원이다"와 같은 대화 내용이 공개됐다. 실제로 국내 일부 불법 사행성 사이트 광고에는 'BJ 경기 실시간 발매'와 같은 내용으로 홍보 문구를 걸어놓고 있다. 대리 게임을 전문적으로 하는 이들을 법적으로 처벌할 수 있는 조항은 마련돼 있다.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제32조에 따르면 게임물 관련 사업자가 승인하지 아니한 방법으로 게임물의 점수·성과 등을 대신 획득하여 주는 용역의 알선 또는 제공을 업으로 함으로써 게임물의 정상적인 운영을 방해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된다. 이를 위반하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게임사의 다양한 노력과 법적 처벌 근거에도 불구, 현실적으로 대리 게임 근절은 쉽지 않다. 이용자의 대리 게임 행위 입증이 쉽지 않은 탓이다. 대형 게임사 관계자는 "대리 게임은 심증은 있으나 물증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으로 접속 로그에 대한 전수 조사 등을 통해 일일이 확인해야 하기에 적잖은 시간이 소요된다"며 "또한 게임사가 자체적으로 금전적 거래가 이뤄지는 대리 행위 관련 증거를 확보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잊을만하면 또…게임사들 ‘대리 게임’ 골머리

법적 처벌 가능하지만…"대리 게임 행위 입증 쉽지 않아"

정지수 기자 승인 2023.10.05 15:52 | 최종 수정 2023.10.05 15:59 의견 2
'로스트아크' 공식 홈페이지 메인 화면. (자료='로스트아크'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이용자들 간의 불공정 경쟁을 유발하는 '대리 게임' 문제가 다시 논란이 되면서 게임사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운영정책과 약관 외에도 대리 게임 행위를 적발하기 위한 다양한 장치 마련에 나섰으나 여전히 약관 위반 이용자 제재가 쉽지 않은 탓이다.

5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스마일게이트RPG의 PC 온라인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로스트아크' 운영진이 '어둠 군단장 카멘' 레이드를 먼저 클리어 한 10개 공격대와 관련한 '대리 플레이' 의혹에 대한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로스트아크가 '어둠 군단장 카멘' 업데이트와 함께 진행한 '카멘 The FIRST' 이벤트는 많은 관심 속에서 진행됐으나 클리어한 일부 인원을 놓고 제 3자를 통한 대리 게임 등에 대한 논란을 의심한 제보가 잇따랐다.

이에 지난 3일 로스트아크 금강선 디렉터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카멘 The FIRST 이벤트에서 공정한 경쟁을 저해하는 대리 플레이는 대단히 부적절한 행동"이라며 "이에 대해 철저히 확인해서 합당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로스트아크'는 대리 행위가 밝혀진 공격대의 클리어 기록은 무효 처리를 예고하기도 했다.

'로스트아크'의 대리 게임 근절을 위한 노력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기본적인 대리 행위를 금지하는 약관 명시 외에 지난 2021년에도 공지사항을 통해 "상업적 목적의 대리 게임 행위에 대해서는 단호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게임업계 전반적으로도 대리 게임 근절을 위한 노력은 꾸준히 이어져 오고 있다.

넥슨의 '메이플스토리'는 지난 7월 레드 PC 제한 사항을 추가하며 대리 게임에 대한 제재 강도를 높였다. 레드 PC 상태가 되면 경험치 및 아이템 드롭율이 절반 감소하고 주요 콘텐츠 입장이 제한된다.

이외에도 넥슨은 자사 서비스 게임에 계정보호 강화와 대리 플레이 근절을 위한 캠페인도 다수 진행하고 있다.

게임업계는 대리 게임이 이용자의 공정한 경쟁을 방해한다고 입을 모은다. 대리 게임이 불공정 경쟁을 유발해 정당한 보상 획득을 방해하는 탓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게임마다 각자 운영정책에 따라 대리육성 제재에 대해 자세히 명시하고 있다"며 "불공정 경쟁 유발 외에도 계정공유 보안 문제도 있다"고 말했다.

■ 부당 이익 논란에 사행성 문제까지도 번지는 대리 게임

게임업계에서는 대리 게임 행위가 불공정 경쟁 유발 외에 부당 이익 획득 및 사행성 문제와도 관련이 있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법조계 관계자는 "대리 게임에는 현금성 대가도 따라올 수 있는데 게임사나 법률적인 측면에서도 이를 허용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PC 온라인 MMORPG에서 대리 게임 행위는 이른바 '부주'가 대표적이다. 계정 주인이 게임 플레이가 불가능한 시간에 대신 육성을 해주는 이를 의미한다. 이들 역시 현금을 받는다.

AOS 장르로 이용자 간의 경쟁에 따른 티어(등급) 제도를 채택하고 있는 라이엇게임즈의 '리그 오브 레전드'(이하 롤)도 '대리 게임'에 몸살을 앓고 있다. 랭크 게임을 대신 플레이 해주고 등급을 올리면서 돈을 받는, 이른바 '대리 기사'들이 성행하는 탓이다. '대리 기사' 역시 타인의 계정 이용을 기반으로 한다.

'대리 기사'의 또다른 문제 중 하나는 불법 사행성 사이트를 통해 승부에 관여하는 방식으로도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점이다. T1 소속의 유명 롤 프로게이머 페이커(Faker·이상혁) 선수의 게임 방송에서도 지난 2020년 반복적인 고의 트롤러(일부러 게임을 지게 만드는 이용자) 문제가 불거지기도 했다. 해당 이용자는 중국 사설 도박 사이트 이용자라는 정황이 드러나기도 했다.

최근에도 인터넷 방송 플랫폼 트위치 강소연 스트리머의 방송을 통해 "(점수가)200점대 계정이 있냐? 괴물쥐(스트리머) 저격해서 게임을 지는 거다. 판당 10만원이다"와 같은 대화 내용이 공개됐다. 실제로 국내 일부 불법 사행성 사이트 광고에는 'BJ 경기 실시간 발매'와 같은 내용으로 홍보 문구를 걸어놓고 있다.

대리 게임을 전문적으로 하는 이들을 법적으로 처벌할 수 있는 조항은 마련돼 있다.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제32조에 따르면 게임물 관련 사업자가 승인하지 아니한 방법으로 게임물의 점수·성과 등을 대신 획득하여 주는 용역의 알선 또는 제공을 업으로 함으로써 게임물의 정상적인 운영을 방해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된다. 이를 위반하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게임사의 다양한 노력과 법적 처벌 근거에도 불구, 현실적으로 대리 게임 근절은 쉽지 않다. 이용자의 대리 게임 행위 입증이 쉽지 않은 탓이다.

대형 게임사 관계자는 "대리 게임은 심증은 있으나 물증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으로 접속 로그에 대한 전수 조사 등을 통해 일일이 확인해야 하기에 적잖은 시간이 소요된다"며 "또한 게임사가 자체적으로 금전적 거래가 이뤄지는 대리 행위 관련 증거를 확보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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