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따릉이 홈페이지
지금 서울은 2만 따릉러(따릉이를 타는 사람)의 시대다. 한강변은 물론, 서울 도심에서도 연두색 자전거를 쉽게 볼 수 있다. ‘국민 자전거’라 불러도 손색이 없는 공유자전거는 2014년 시범운영을 시작으로, 2015년 본격 운영되고 있다. 박원순 서울 시장이 파리 순방 당시 영감을 받아 도입됐다.
박 시장은 ‘공유도시 서울’ 프로젝트를 추진해오고 있다. 공유경제를 서울시의 성장엔진으로 육성하겠다는 것이 프로젝트의 핵심 구상이다. 공유경제는 차량과 주택 등 생활에 필요한 재화와 서비스를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대여해주는 개념으로 공유하는 경제 시스템이다. 따릉이도 ‘공유도시 서울’ 프로젝트의 하나다.
따릉이가 본격 운영되었을 당시에는 2000여 대의 자전거가 성수, 상암, 여의도, 사대문안, 신촌 등 다섯 시범 지역에 비치됐다. 박 시장의 정책안은 2년 안에 2만대를 도입하는 것이었는데 2017년 12월 31일 기준으로 그 계획을 현실화했다.
서울시 자전거정책과 공공자전거팀 관계자는 “현재까지 계획되어 있던 따릉이 정책은 이행된 상태다. 올해 1만대를 더 충원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3만대에서 1만대를 더 충원해 2020년, 4만대에 달하는 따릉이를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사진=뷰어스DB
◇ 대기오염 문제 해결한다더니, 수치 파악에는 무관심
따릉이 도입 이유 중 하나는 대기오염 문제 해결이다. 그렇다면 공유자전거 도입 이후의 탄소배출량은 얼마나 줄었을까.
한국환경공단의 ‘지자체 온실가스 감축 사례집’에 따르면 공공자전거 도입으로 2019년 330tCO2 감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19년 상반기 감축량만 275tCO2이고, 2020년 440tCO2를 목표로 한다. 온실가스 감축 목표량 및 감축효과는 ‘감축량원단위(0.011tonCO2eq/대)×공용자전거 대수(대)’의 산정 방법을 거쳤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이 자료를 받는 데까지는 어려움이 따랐다. 처음 탄소절감수치 관련 자료를 요청하자 “수치는 파악할 수 없다” “정확한 산식은 없다” “목표치를 세워놓진 않았다”는 다소 황당한 대답이 돌아왔다.
의아한 부분이다. 기껏 탄소절감을 위해 따릉이를 도입했는데, 이에 따른 수치조차 파악하지 못한다면 정책이 무의미한 셈이다.
해외의 사례를 살펴보면, 세계에서 대기오염 문제가 가장 심각한 중국은 오포와 모바이크 서비스 론칭 이후 유의미한 수치들을 내놓고 있다. 오포와 모바이크 론칭 후 지난해 상반기까지 절감한 탄소배출량이 각각 324만t, 54만t에 이른다고 밝혔다. 두 회사를 합치면 378만t의 탄소배출을 줄인 것이다. 이는 제주도의 연간 탄소배출량과 맞먹는 수치다.
대기오염 문제 해결을 위해 공유자전거에 주목하는 건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다. 프랑스는 대기오염 경보제도를 시행하고 있는데, 오염물질이 기준치를 초과할 경우 경보를 발령하고 시내의 공공자전거인 벨리브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