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픽사베이
저성장·저금리 장기화와 같은 경제환경 변화가 보험회사의 재무성과에 조기 인식되기 때문에 보험회사는 신속히 새로운 경영전략을 확립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23일 보험연구원은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과 보험산업의 위기’라는 주제로 국제보험산업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우리나라 실질 GDP 성장률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2012년부터 3% 내외로 정체되고 있다. 2017년 이후 민간소비가 완만하게 둔화되는 가운데 설비투자 둔화세가 두드러지며, 수출 증가율도 둔화되는 추세다. 한국은행, KDI 등 주요 기관들은 2019년과 2020년 경제성장률을 2.5% 내외로 전망했다.
우리나라의 시중금리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보험회사의 공시이율도 하락세다. 최근 장기금리와 단기금리가 유사한 수준까지 하락하면서 경기침체의 신호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은행은 올해 10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으나, 물가상승률이 낮은 수준을 지속하면서 기준금리의 추가적 인하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김세중 연구위원은 “실물경기 둔화로 기업의 이익이 감소하고, 무역분쟁 등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 확대로 KOSPI지수는 2018년부터 급락하면서 전통형 보험상품의 대안이 될 수 있는 변액보험 확대가 어려워지고 있다”며 “글로벌 불확실성에 따라 환율변동성도 커지고 있어 해외자산 투자에 대한 리스크 역시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2022년 국제회계기준 IFRS17이 도입될 경우 일시적인 부채 증가가 예상되며, 부채의 시가(current) 평가가 이루어지면서 부채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보험회사는 새로운 회계제도 하에서 수익성을 확보하면서, 부채변동 부담이 적은 보험상품으로 포트폴리오를 변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Solvency II, ICS 등 글로벌 지급여력제도 변화를 반영해 새로운 지급여력제도인 K-ICS가 2022년 도입될 예정이다. K-ICS는 IFRS17과 마찬가지로 부채의 시가평가에 기반해 단순한 계수방식이 아닌 다양한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요구자본을 측정하기 때문에 보험회사는 장기적인 경제환경 및 계약자 행동 변화를 감안해 리스크 관리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저성장·저금리 환경은 보험산업의 성장성, 수익성, 자본건전성을 악화시키는 요인이며, 회계제도 및 지급여력제도 변화는 이를 확대하고 있다. 다만 경제 및 제도환경 변화의 영향 정도는 생명보험과 손해보험에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생명보험 시장은 저성장·저금리의 영향이 상대적으로 빠르게 나타나고 있으며, 손해보험은 개별종목 손해율 악화의 영향이 크다.
생명보험산업은 경제 및 제도환경 변화의 영향으로 성장성, 수익성, 자본건전성이 모두 악화했다.
손해보험산업은 저성장·저금리의 영향이 생명보험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하기 때문에 상해·질병 보험의 공격적인 확대전략으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자동차 및 실손의료보험 손해율 상승으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으며, 새롭게 판매중인 건강보험의 손해율 악화 및 보험리스크 자본부담 확대 가능성이 크다.
김 연구위원은 “무리한 외형 확대 전략 보다는 수익성 개선 및 자본관리로의 경영전략 변화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고령화 심화로 잠재성장률과 경제성장률이 하락할 것으로 전망돼 우리나라 경제의 저성장·저금리 환경은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보험회사는 신속히 새로운 경영전략을 확립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