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와 아시아나항공 노조 조합원들이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슬롯 반납 및 화물사업 분리매각 추진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3년간 이어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인수합병 절차가 중대기로에 놓였다. 30일 각사 이사회가 ‘아시아나 화물사업 매각’ 관련 안건을 통과시키느냐 마느냐에 따라 향방이 결정된다. 합병이 무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아시아나항공 이사회를 하루 앞두고 사내이사 1명이 돌연 사임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이날 오전 중 이사회를 열고 화물사업 매각 시 ‘인수하는 측이 직원 고용 유지와 처우 개선을 담보’하도록 지원하는 아시아나항공과의 합의서를 논의할 예정이다. 관련 내용을 담아 유럽연합(EU) 집행위에 제출할 시정조치안도 확정할 예정이다. 이날 오후 2시엔 아시아나항공 임시 이사회가 열린다. 아시아나 이사회 안건은 ‘현재 진행 중인 기업결합 심사와 관련 EU 집행위에 제출할 대한항공의 시정조치안에 대한 동의 여부’를 결정한다. 앞서 EU 경쟁당국인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는 대한항공에 아시아나항공의 화물사업 분리 매각 방안을 담은 시정조치안을 오는 31일까지 요구했다. 이날 아시아나항공 이사회가 매각에 동의하면, 대한항공은 EU 집행위원회에 관련 내용을 담은 시정조치안을 제출하게 된다. 하지만 이사회가 화물사업 매각을 통과시키지 않는다면 사실상 양사의 기업결합은 무산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 안건의 통과를 위해선 사내이사 2명, 사외이사 4명 등 6명의 이사 중 4명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한다. 안건 통과를 위한 의결정족수는 ‘전체 이사의 과반 참석, 참석자의 과반 찬성’이다. 6명의 이사 전원이 참석할 경우 4명 이상이 찬성해야 안건이 통과가 된다. 업계에 따르면 진광호 아시아나항공 전무는 전날 이사회에 사임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진 전무가 빠지면 최대 5명만 출석을 할 수 있어, 3명만 찬성을 해도 안건이 통과된다. 업계 관계자는 “이사진은 대체로 시정조치안 제출 동의에 뜻을 모은 것으로 알지만, 일부 이사들은 화물사업 매각 시 주주에 대한 배임 소지가 있고 직원 반대가 있어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24일 아시아나항공노조와 전국공공운수노조는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은 국익이나 국민편의, 항공산업 발전을 위한 것이 아니다”라며 “합병의 목표는 결국 아시아나항공 해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기업결합 논의가 시작된 지난 2020년 11월 당시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밝힌 세계 7위권 초대형 메가캐리어(대형항공사), 항공산업 글로벌 경쟁력 확보, 기업결합 심사 미통과 시 아시아나 파산 등 합병의 3대 배경이 모두 허구임이 드러났다”고 했다. 노조는 대한항공이 EU와 미국 등의 요구를 맞추기 위해 화물 사업부를 매각하는 형식으로 아시아나항공 항공기와 인력을 감축하고 공항 이착륙 횟수인 슬롯을 해외 항공사에 넘길 것이라고 우려했다. 아시아나항공의 화물사업은 올해 상반기 기준 전체 매출의 21.7%에 달한다. 아시아나 일부 이사들은 화물사업을 매각하면 회사 가치가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는 이유다. 반면 화물사업 비중이 올해 들어서 크게 떨어졌고 여객사업 매출 비중이 85% 수준이기 때문에 회사 가치가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는 이유는 설득력이 약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팬데믹 기간 여객사업이 바닥을 치고 화물사업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지난 2021년 76.7%까지 높아졌다”면서 “그러나 엔데믹으로 접어들면서 아시아나항공의 화물사업 매출 비중은 2019년 수준으로 되돌아와 올 상반기 기준 25% 수준으로 떨어졌고, 벨리 카고 비중은 전체 화물 비중의 20% 수준인 걸로 봐서 화물기로만 실어나르는 매출 비중은 15% 정도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이사회가 열리기 전까지 반대 입장이나 중도 입장인 이사를 적극 설득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아시아나항공 이사회는 이날 결정한 사안을 바로 공시 등을 통해 알릴 예정이다. 대한항공은 3년 전인 지난 2020년 11월부터 아시아나 인수합병을 추진했다. 한국 등 14개국에 기업결합 신고를 했고, 현재 EU, 미국, 일본의 심사 결과만 남겨두고 있다.

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이사회에 달렸다…‘화물사업 매각’ 향방은

30일 각각 이사회 ‘화물사업 매각’ 관련 결정…EU 집행위에 시정안 제출 가능 여부 갈려

손기호 기자 승인 2023.10.30 10:38 의견 0
24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와 아시아나항공 노조 조합원들이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슬롯 반납 및 화물사업 분리매각 추진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3년간 이어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인수합병 절차가 중대기로에 놓였다. 30일 각사 이사회가 ‘아시아나 화물사업 매각’ 관련 안건을 통과시키느냐 마느냐에 따라 향방이 결정된다. 합병이 무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아시아나항공 이사회를 하루 앞두고 사내이사 1명이 돌연 사임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이날 오전 중 이사회를 열고 화물사업 매각 시 ‘인수하는 측이 직원 고용 유지와 처우 개선을 담보’하도록 지원하는 아시아나항공과의 합의서를 논의할 예정이다. 관련 내용을 담아 유럽연합(EU) 집행위에 제출할 시정조치안도 확정할 예정이다.

이날 오후 2시엔 아시아나항공 임시 이사회가 열린다. 아시아나 이사회 안건은 ‘현재 진행 중인 기업결합 심사와 관련 EU 집행위에 제출할 대한항공의 시정조치안에 대한 동의 여부’를 결정한다.

앞서 EU 경쟁당국인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는 대한항공에 아시아나항공의 화물사업 분리 매각 방안을 담은 시정조치안을 오는 31일까지 요구했다.

이날 아시아나항공 이사회가 매각에 동의하면, 대한항공은 EU 집행위원회에 관련 내용을 담은 시정조치안을 제출하게 된다.

하지만 이사회가 화물사업 매각을 통과시키지 않는다면 사실상 양사의 기업결합은 무산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 안건의 통과를 위해선 사내이사 2명, 사외이사 4명 등 6명의 이사 중 4명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한다. 안건 통과를 위한 의결정족수는 ‘전체 이사의 과반 참석, 참석자의 과반 찬성’이다. 6명의 이사 전원이 참석할 경우 4명 이상이 찬성해야 안건이 통과가 된다.

업계에 따르면 진광호 아시아나항공 전무는 전날 이사회에 사임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진 전무가 빠지면 최대 5명만 출석을 할 수 있어, 3명만 찬성을 해도 안건이 통과된다.

업계 관계자는 “이사진은 대체로 시정조치안 제출 동의에 뜻을 모은 것으로 알지만, 일부 이사들은 화물사업 매각 시 주주에 대한 배임 소지가 있고 직원 반대가 있어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24일 아시아나항공노조와 전국공공운수노조는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은 국익이나 국민편의, 항공산업 발전을 위한 것이 아니다”라며 “합병의 목표는 결국 아시아나항공 해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기업결합 논의가 시작된 지난 2020년 11월 당시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밝힌 세계 7위권 초대형 메가캐리어(대형항공사), 항공산업 글로벌 경쟁력 확보, 기업결합 심사 미통과 시 아시아나 파산 등 합병의 3대 배경이 모두 허구임이 드러났다”고 했다.

노조는 대한항공이 EU와 미국 등의 요구를 맞추기 위해 화물 사업부를 매각하는 형식으로 아시아나항공 항공기와 인력을 감축하고 공항 이착륙 횟수인 슬롯을 해외 항공사에 넘길 것이라고 우려했다.

아시아나항공의 화물사업은 올해 상반기 기준 전체 매출의 21.7%에 달한다. 아시아나 일부 이사들은 화물사업을 매각하면 회사 가치가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는 이유다.

반면 화물사업 비중이 올해 들어서 크게 떨어졌고 여객사업 매출 비중이 85% 수준이기 때문에 회사 가치가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는 이유는 설득력이 약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팬데믹 기간 여객사업이 바닥을 치고 화물사업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지난 2021년 76.7%까지 높아졌다”면서 “그러나 엔데믹으로 접어들면서 아시아나항공의 화물사업 매출 비중은 2019년 수준으로 되돌아와 올 상반기 기준 25% 수준으로 떨어졌고, 벨리 카고 비중은 전체 화물 비중의 20% 수준인 걸로 봐서 화물기로만 실어나르는 매출 비중은 15% 정도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이사회가 열리기 전까지 반대 입장이나 중도 입장인 이사를 적극 설득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아시아나항공 이사회는 이날 결정한 사안을 바로 공시 등을 통해 알릴 예정이다.

대한항공은 3년 전인 지난 2020년 11월부터 아시아나 인수합병을 추진했다. 한국 등 14개국에 기업결합 신고를 했고, 현재 EU, 미국, 일본의 심사 결과만 남겨두고 있다.

저작권자 ⓒ뷰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