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문다영 기자
12년간 ‘트렌드 코리아’를 이끌어온 김난도 서울대 교수가 2020년의 키워드 선정 과정과 기준에 대해 밝혔다. 특히 가장 첫번째 키워드로 꼽은 '멀티 페르소나'를 통해 현대인의 취향과 정체성 다원화에 대해 설명했다.
24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김난도 교수의 ‘트렌드 코리아 2020’ 출간 기념 간담회가 열렸다.
김 교수의 ‘트렌드 코리아’는 2007년 시작, 매해의 출간 13주년을 맞았다. 무려 12간지를 한바퀴 돌아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쥐의 해로 돌아온 것. 돌아오는 2020년은 12간지 띠에 맞춘 키워드를 선정해 온 방식에 이어 ‘MIGHTY MICE(마이티 마이스)’로 결정하고 위기를 극복하는 작은 히어로들이 올 것이라 전망했다. 2020년의 위기 상황을 한 사람의 영웅이 아닌 복수의 소비자, 시민들이 함께 힘을 합쳐 극복해나가자는 결의를 표현했다.
이날 김 교수는 “연초부터 내년(2020)년 키워드는 퍼스트 마우스(FIRST MOUSE)로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빠르고 영특하다는 점에 착안했는데 저만 빼고 연구원 전원이 반대했다. 그래서 ‘마이티 마우스’라는 70년대 초 MBC에서도 잠깐 방영했던 만화제목을 잡았다. 마침 내년에 실사화도 된다고 하더라. 그러나 문제가 있었다. 마이티 마우스는 11글자(Mighty mouse)였다. 때문에 마우스의 복수형인 마이스(Mice)를 선정했다. 그 문제만은 아니었다. 소비자와 생산자가 힘을 합해 위기를 잘 극복해보자는 취지에서 단수의 히어로보다는 복수형으로 가자는 의미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트렌드 코리아’에 대한 대중의 가장 많은 궁금증에 대해 속시원히 밝혔다. 그는 가장 많이 듣게 되는 질문이 키워드를 선정하고 내용을 풀어내는지, 내용을 풀어내고 그에 맞는 키워드를 선정하는 것인지라면서 “일단 10개의 키워드를 정한다. 만약 초반의 퍼스트 마우스였다면 F로 시작하는 키워드를 정했을 것이다. 다만 F나 M에 맞춘 의미의 키워드를 만드는 것이지만 첫 키워드와 마지막 키워드는 정하고 간다. 대체로 어두운 부분, 어려운 내용의 이야기들이 가장 마지막으로 간다”고 트렌드 선정 과정에 대해 밝혔다.
이어 김 교수는 “다만 올해의 첫 키워드인 ‘Me and Myselves’ 멀티 페르소나는 가장 뒤로 보내고 싶었지만 워낙 중요한 키워드이기에 앞으로 내놓게 됐다”고 덧붙였다. 멀티 페르소나는 다매체 사회에서 ‘모드 전환에 능해진 현대인들의 정체성 표현 방식이 바뀐 것을 조명한다. 일례로 이어폰이 자신과 세상을 차단하는 하나의 ’가면‘적 도구로, 나 자신과 직장인으로서의 자신을 구분하는 매개체가 된다는 것이다. 또한 이에 따라 취미와 덕질이 중요해지고 이에 따라 시장의 방향성이 달라진다는 설명이다. SNS 역시 배드, 인스타, 페이스북 등 플랫폼에 따라 다른 성향의 글과 생각을 드러내는 이들이 많아지는 점을 꼽으며 매체와 상황에 맞춘 다면적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와 함께 올해 김 교수와 ‘트렌드 코리아’ 팀이 꼽은 ‘2020년 소비트렌드’ 10가지 키워드는 ▲멀티 페르소나를 비롯해 ▲라스트핏 이코노미 ▲페어 플레이어 ▲스트리밍 라이프 ▲초개인화 기술 ▲팬슈머 ▲특화생존 ▲오팔세대 ▲편리미엄 ▲업글인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