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호 카카오경영지원 총괄. (사진=김정호 총괄 페이스북 페이지)
욕설 논란에 휩싸인 김정호 카카오 경영지원 총괄이 이틀 연속 카카오 내부 비리 관련 폭로전에 나서고 있다. 김범수 창업주 주도로 쇄신에 속도를 내려던 카카오는 내부 임원에 실태 폭로로 다시 한번 격랑에 휩쓸릴 것으로 보인다.
김정호 카카오 경영지원 총괄이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100여명의 대표이사들은 아예 골프회원권이 없었는데 특정 부서만 투어프로 수준으로 치고 있었다"며 "한 달에 12번이면 4일짜리 KPGA 대회 3주 연속 출전 수준. 체력이 부러워요"라고 적었다.
김 총괄은 "카카오는 망한다면 골프 때문일 거다 라는 소문이 파다했고 금요일부터 좋은 골프장에는 죄다 카카오팀이 있더라라는 괴담 수준의 루머도 많았던 상황이라 강력한 쇄신이 요구됐다"면서 김범수 창업주와의 일화를 공개하기도 했다.
그는 김범수 창업주가 자신에게 골프회원권으로 골프를 치고 접대하는 것이 시대착오적이라면서 조사와 함께 개선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김 창업주의 주문에 김 총괄은 "먼저 브라이언 법인 골프회원권부터 내놓아야 할 수 있다"며 "저나 사업총괄 정신아 대표도 당연히 필요 없다. 카카오는 대표이사, 대외 임원 1~2장이면 될 것 같습니다. 저는 골프 안친지 10년도 넘었다"고 답했다. 김 총괄에 따르면 김 창업주는 이에 당연하다는 말로 화답했다.
이후 골프회원권을 매각하는 등 조치를 취하자 "브랜든(김정호)은 골프를 안쳐봐서 이쪽에 대해 뭘 모르는 거 같아. 답답하네 정말"과 같은 말이 오가는 등 내부 반발이 거셌다는 게 김 총괄의 설명이다.
김정호 카카오 경영지원 총괄이 28일에 이어 29일에 카카오 내부 폭로를 이어갔다. (자료=김정호 카카오경영지원 총괄 페이스북 페이지 갈무리)
김 총괄은 페이스북 말미에 '밤길 조심'과 '조광조'라는 해시태그를 달았다. 조광조는 조선시대 중종 시절 활동한 정치인으로 중종반정으로 권력을 잡은 공신들과 대립하며 개혁을 추진하다 기묘사화로 희생됐다. 김 총괄 스스로가 자신이 조광조와 유사한 상황에 처했음을 빗댄 것으로도 풀이된다.
김 총괄은 지난 22일 판교 본사에서 업무보고를 하던 임직원들을 상대로 큰소리로 욕설을 했다는 보도가 잇따르자 전날부터 자신의 SNS를 통해 관련 해명 및 내부 폭로를 이어가고 있다.
그는 전날 "경영진 혹은 측근에 편중된 보상, 불투명한 업무 프로세스, 견제 없는 특정 부서의 독주, 특이한 문화와 만연한 불신과 냉소, 휴양시설/보육시설 문제, 골프장 회원권과 법인카드/대외협력비 문제, IDC/공연장 등 대형 건설 프로젝트의 끝없는 비리 제보 문제, 장비의 헐값 매각 문제, 제주도 본사 부지의 불투명한 활용 등등 이야기를 듣다 보니 끝이 없었고 2번은 거절을 했는데 3번째에는 술을 거의 8시간이나 마시며 저를 압박했었고 결국 승낙을 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김 총괄은 카카오 감사를 통해 적발된 보육시설과 평가 및 보상제도, IDC 공사업체 선정 등에서 문제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특히 올해 12월 완공 예정인 제주도 AI 캠퍼스와 관련 일화를 전하면서 '개XX 같은 (조직)문화' 등의 비속어를 사용하며 격분하기도 했다.
또 IDC 공사업체 선정과 관련해 "IDC/공연장 등 대형 건설 프로젝트의 끝없는 비리 제보 문제"고 언급했는데 이는 이날 제기된 카카오 IDC와 서울아레나 건설 과정에서 빚어진 수의 계약 관련 의혹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는 오는 2027년 서울 도봉구 창동에 준공 예정인 K팝 공연장 '서울아레나'와 지난 9월 경기도 안산시 한양대 에리카 캠퍼스에 준공한 데이터센터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특정 업체에 몰아주는 수의계약이 있었다고 보고 내부 감사에 나섰다.
이 같은 의혹과 관련해 카카오 관계자는 "카카오 '데이터센터 안산'은 총 3곳의 건설사가 참여하는 공개 입찰을 거쳐 시공사를 선정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