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비엠이 삼성SDI와 양극재 공급 계약을 체결한 가운데 이에 대한 증권가의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수주 구체화에 따른 투자 가속화 및 인센티브 수혜가 있을 것이란 기대감의 반대편에는 이미 실적 추정치에 변화가 없는 만큼 무의미하다는 목소리도 높다.
지난 1일 에코프로비엠은 삼성SDI와 향후 5년간 43조8000억원 규모의 NCA 양극재 중장기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kg당 판가 40달러를 가정하면 이는 양극재 약 84만톤(=563GWh)에 해당하는 규모다.
4일 주민우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올해 말 삼성SDI 배터리 캐파가 100GWh임을 감안시 2028년까지 최소 278GWh 이상의 캐파를 확보할 계획임을 암시하는 것"이라며 "이번 계약건은 삼성SDI의 기존 캐파 목표치에 포함된 물량이므로 캐파와 실적의 상향조정 요인은 아니지만 중장기 캐파 계획을 공유하지 않는 삼성SDI 및 관련 협력사들의 중장기 실적 전망 가시성이 높아졌다고 판단된다"고 했다.
주 애널리스트는 삼성SDI가 에코프로비엠 매출의 약 70%가까이를 차지하는 주요 고객임에도 장기 공급 게약이 없었던 이유는 에코프로이엠 설립 당시 삼성SDI가 구매하는 EV양극재의 약 70%내외(추정)는 에코프로이엠으로부터 조달한다는 약속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물량, 기간 등이 모호해 중장기 업스트림 원료 확보 가시성이 떨어지고, 신규 공장 투자시 각 지자체 및 국가로부터 받는 인센티브 협상에도 모호한 부분이 존재했던 것이 사실. 그는 "이번 장기 공급 계약을 통해 물량, 기간을 구체화함으로써 향후 원료 확보 가시성은 물론이고, 신규 투자 역시 가속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울러 통상 양극재 중장기 공급계약에 있어 개런티 비율은 계약물량의 80~120% 수준임을 감안할 때 이번 계약에서 하단 개런티 비율은 90% 이상으로 추정돼 경쟁사들 대비 중장기 실적의 안정성이 높아질 것이란 분석이다.
반면 유진투자증권은 "단기 주가에는 긍정적이겠지만 중장기 성장 계획에 이미 설정된 그 이상이 아니다"며 기존의 투자의견 '매도'를 유지했다.
한병화 애널리스트는 "삼성SDI는 과거에는 양극재 수급을 에코프로비엠에 절대적으로 의존해왔으나 자회사인 에스티엠이 대규모 증설을 시작했고 포스코퓨처엠과도 중장기 계약을 맺은 상태"라며 "에코프로비엠도 삼성SDI, SK온 이외의 고객을 추가로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에코프로비엠을 비롯한 한국 양극재 업체들의 과도한 밸류에이션(평가가치)은 정당성을 확보하기 어려운 상태라는 것이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에코프로비엠의 2027년 말 기준 양극재 캐파(생산능력) 총 71만t 증설 계획과 중장기 실적 전망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면서 "국내 업체들의 유럽향 전기차 배터리 수요 둔화 우려, 미국 대선 정권 교체 가능성 부각에 따른 바이든 정부의 친환경 정책 불확실성 확대 등을 고려할 때 당분간 에코프로비엠 주가 상승 여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봤다.
하이투자증권이 제시하고 있는 에코프로비엠에 대한 투자의견은 '중립, 목표주가는 27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