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윤세영 태영그룹 회장, 박세창 금호건설 부회장, 허윤홍 GS건설 대표. (사진=각 사) 주요 건설사가 오너경영을 강화한다. 고금리와 원자잿값 상승 등으로 건설 경기 침체가 장기화될 가능성을 보이자 책임감을 앞세운 오너 리더십으로 대응 전략 수립에 나선 것이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윤세영 태영그룹 회장이 4일 경영 일선 복귀를 선언했다. 윤세영 회장은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거쳐 TY홀딩스 대표이사 회장으로 선임되 그룹 전체 경영 총괄에 나선다. 윤 회장이 경영 전면에 다시 나선 건 5년 만이다. 윤 회장의 복귀 배경에는 건설업계를 덮친 유동성 위기로 인한 태영건설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 부실 논란이 있다. 한국기업평가(한기평)과 한국신용평가(한신평), 나이스신용평가(나신평)이 지난 6월 태영건설의 신용등급을 'A-'로 강등했다. 당시 한기평은 태영건설 신용등급 강등 관련해 "수익성 하락 및 운전자본부담에 따른 재무부담이 지속되고 있다"면서 "영업실적 및 자구계획 등을 감안할 때 재무구조 개선까지는 시일이 걸릴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태영건설의 올 3분기 PF보증규모는 2조5960억원 가량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조2614억원)과 비교했을 때 3000억원 이상 늘어나는 등 재무 불확실성이 높아졌다. 실적 측면에서는 한숨을 돌린 게 다행이다. 태영건설의 3분기 누계 매출은 2조389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2% 가량 늘었으며 영업이익도 977억원으로 311% 급증했다. 태영그룹은 태영건설의 유동성 문제 해결을 위해 그룹 차원에서 8000억원 이상의 자금을 조달하기도 했다. 지주회사인 TY홀딩스도 알짜 자회사인 태영인더스트를 추가 매각하며 사업구조조정을 추진 중이다. 이와 함께 지난달 24일 우철식 사장의 자진 사퇴로 인해 발생한 사장단 공백도 최진국 경영본부장을 신임 사장에 임명하며 메꿨다. 태영그룹 관계자는 "윤세영 창업회장이 4일 경영에 복귀하면서 50년 전 태영건설을 창업할 때의 정신, 창업초심으로 돌아가 모든 걸 다 바친다는 각오로 계열사를 포함한 그룹 전체를 지휘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고 전했다. ■ 젊은 피 수혈…금호건설·GS건설, '오너 3세·4세' 경영 전면 나선다 금호건설도 '오너 3세'인 박세창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하며 경영 전반을 도맡는다. 서재환 대표 퇴임으로 금호건설은 박세창 부회장 원톱 체제가 될 전망이다. 금호건설도 재무 건전성이 위협받고 있다. 금호건설의 올 3분기 기준 부채 비율은 240.8%다. 전년 동기 대비 29.5%p 늘어났다. 이와 함께 원자잿값 상승으로 올해 3분기 누계 영업이익은 167억원에 그치고 있다. 전년 동기 67.2% 감소했다. 매출이 1조6054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은 1% 수준이다. 금호건설은 공공공사 수주고를 늘리는 데 집중하고 있는 만큼 박 부회장도 안정적인 포트폴리오 구축에 역량을 쏟을 전망이다. GS건설은 '오너 4세'인 허윤홍 사장을 대표로 새롭게 대표로 선임하고 회사 리스크 관리에 나섰다. GS건설은 지난 4월 검단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사고 이후 신뢰 회복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 이에 회사를 실질적으로 소유하고 있는 오너 일가가 경영 일선에 나서는 게 맞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허 대표가 선임된 이후 검단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사고 수습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달 28일에는 LH와 함께 현금 1억4000만원 무이자 대여와 입주지연 보상금 9100만원을 골자로 하는 보상안을 마련해 입주민과 합의를 마친 게 대표적이다. 당시 허윤홍 GS건설 대표는 "시공사로서 책임을 통감하고, 책임을 다하기 위해 노력을 해 왔지만 협의 과정에서 다소 이견이 있었던 점은 널리 양해해 달라"며 "앞으로 발주처인 LH, 입주예정자들과 하나가 돼 명품 자이 단지로 거듭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허 대표가 GS건설의 미래혁신대표로 신사업 부문 성장을 이끌며 역량을 입증한 만큼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도 나온다. GS건설은 올 3분기 누계 실적 연결기준 매출액이 10조115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8% 증가했으나 일회성 비용 반영으로 영업손실은 1947억원을 기록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최근 건설업계는 안전 사고 이슈나 업계 전반의 경영 위기로 오너 등판에 대한 목소리가 내부에서나 외부에서 꾸준히 있어 왔다"며 "전문경영인 체제가 가진 나름의 장점도 있지만 오너 경영 체제에서 결단이 필요한 부분들은 조금 더 속도감있게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위기의 건설업계, 책임감 앞세운 오너경영으로 돌파구 마련

윤세영 태영건그룹 회장, 5년 만에 복귀…태영건설 유동성 위기 해소 나서
금호건설·GS건설, '오너3세·4세' 경영 본격화

정지수 기자 승인 2023.12.04 13:05 의견 0
왼쪽부터 윤세영 태영그룹 회장, 박세창 금호건설 부회장, 허윤홍 GS건설 대표. (사진=각 사)

주요 건설사가 오너경영을 강화한다. 고금리와 원자잿값 상승 등으로 건설 경기 침체가 장기화될 가능성을 보이자 책임감을 앞세운 오너 리더십으로 대응 전략 수립에 나선 것이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윤세영 태영그룹 회장이 4일 경영 일선 복귀를 선언했다. 윤세영 회장은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거쳐 TY홀딩스 대표이사 회장으로 선임되 그룹 전체 경영 총괄에 나선다.

윤 회장이 경영 전면에 다시 나선 건 5년 만이다. 윤 회장의 복귀 배경에는 건설업계를 덮친 유동성 위기로 인한 태영건설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 부실 논란이 있다.

한국기업평가(한기평)과 한국신용평가(한신평), 나이스신용평가(나신평)이 지난 6월 태영건설의 신용등급을 'A-'로 강등했다. 당시 한기평은 태영건설 신용등급 강등 관련해 "수익성 하락 및 운전자본부담에 따른 재무부담이 지속되고 있다"면서 "영업실적 및 자구계획 등을 감안할 때 재무구조 개선까지는 시일이 걸릴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태영건설의 올 3분기 PF보증규모는 2조5960억원 가량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조2614억원)과 비교했을 때 3000억원 이상 늘어나는 등 재무 불확실성이 높아졌다. 실적 측면에서는 한숨을 돌린 게 다행이다. 태영건설의 3분기 누계 매출은 2조389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2% 가량 늘었으며 영업이익도 977억원으로 311% 급증했다.

태영그룹은 태영건설의 유동성 문제 해결을 위해 그룹 차원에서 8000억원 이상의 자금을 조달하기도 했다. 지주회사인 TY홀딩스도 알짜 자회사인 태영인더스트를 추가 매각하며 사업구조조정을 추진 중이다.

이와 함께 지난달 24일 우철식 사장의 자진 사퇴로 인해 발생한 사장단 공백도 최진국 경영본부장을 신임 사장에 임명하며 메꿨다.

태영그룹 관계자는 "윤세영 창업회장이 4일 경영에 복귀하면서 50년 전 태영건설을 창업할 때의 정신, 창업초심으로 돌아가 모든 걸 다 바친다는 각오로 계열사를 포함한 그룹 전체를 지휘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고 전했다.

■ 젊은 피 수혈…금호건설·GS건설, '오너 3세·4세' 경영 전면 나선다

금호건설도 '오너 3세'인 박세창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하며 경영 전반을 도맡는다. 서재환 대표 퇴임으로 금호건설은 박세창 부회장 원톱 체제가 될 전망이다.

금호건설도 재무 건전성이 위협받고 있다. 금호건설의 올 3분기 기준 부채 비율은 240.8%다. 전년 동기 대비 29.5%p 늘어났다. 이와 함께 원자잿값 상승으로 올해 3분기 누계 영업이익은 167억원에 그치고 있다. 전년 동기 67.2% 감소했다. 매출이 1조6054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은 1% 수준이다.

금호건설은 공공공사 수주고를 늘리는 데 집중하고 있는 만큼 박 부회장도 안정적인 포트폴리오 구축에 역량을 쏟을 전망이다.

GS건설은 '오너 4세'인 허윤홍 사장을 대표로 새롭게 대표로 선임하고 회사 리스크 관리에 나섰다.

GS건설은 지난 4월 검단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사고 이후 신뢰 회복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 이에 회사를 실질적으로 소유하고 있는 오너 일가가 경영 일선에 나서는 게 맞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허 대표가 선임된 이후 검단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사고 수습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달 28일에는 LH와 함께 현금 1억4000만원 무이자 대여와 입주지연 보상금 9100만원을 골자로 하는 보상안을 마련해 입주민과 합의를 마친 게 대표적이다.

당시 허윤홍 GS건설 대표는 "시공사로서 책임을 통감하고, 책임을 다하기 위해 노력을 해 왔지만 협의 과정에서 다소 이견이 있었던 점은 널리 양해해 달라"며 "앞으로 발주처인 LH, 입주예정자들과 하나가 돼 명품 자이 단지로 거듭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허 대표가 GS건설의 미래혁신대표로 신사업 부문 성장을 이끌며 역량을 입증한 만큼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도 나온다. GS건설은 올 3분기 누계 실적 연결기준 매출액이 10조115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8% 증가했으나 일회성 비용 반영으로 영업손실은 1947억원을 기록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최근 건설업계는 안전 사고 이슈나 업계 전반의 경영 위기로 오너 등판에 대한 목소리가 내부에서나 외부에서 꾸준히 있어 왔다"며 "전문경영인 체제가 가진 나름의 장점도 있지만 오너 경영 체제에서 결단이 필요한 부분들은 조금 더 속도감있게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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