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씨는 ABL생명의 'DIY THE 건강통합보험'에 가입하면서 본인 건강 상태(갑상선 양성종양)에 대해 자세히 알렸다. 그럼에도 설계사는 문제가 없다면서 보험 가입을 진행시켰다. 1년여 뒤 A씨는 암 수술을 받았고 ABL생명은 고지의무 위반을 이유로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았다. 설계사는 잘못을 인정했지만 ABL생명은 일방적으로 계약을 해지, 소비자 피해를 키워 논란이 일고 있다.
설계사의 고지의무 방해건에 대한 책임을 되레 소비자의 고지의무 위반으로 전가시키고 있는 ABL생명의 행태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13일 뉴스포트 취재를 종합하면 A씨는 지난해 7월 ABL생명 건강통합보험에 가입, 약 10개월 후인 올해 5월 갑상선 암 진단을 받았다.
이에 올해 7월 암 수술 후 보험금을 청구한 A씨에게 돌아온 것은 ABL생명의 일방적인 계약 해지 통보였다. 보험 가입일로부터 1년 이내 받았던 갑상선 검사 내용을 보험사에 알리지 않았다는 게 이유였다.
[사진=여지훈 기자]
A씨는 앞서 2021년 11월 갑상선 양성종양을 진단받고 6개월마다 추적 검사가 필요하다는 의사의 설명을 들었다. A씨는 설계사 B씨에게 해당 사실을 알렸다. 그럼에도 B씨는 가입 가능한 보험을 알아보겠다고 했다.
6개월 뒤인 2022년 5월 초음파 검사를 받은 A씨는 갑상선 양성종양의 크기와 모양에 변화가 없다는 소견을 들었다. A씨는 이 사실도 B씨에게 알렸다. B씨는 2개월 뒤인 7월 ABL생명의 건강통합보험 가입을 권유, 계약을 체결했다.
해당 보험 가입 전부터 A씨는 갑상선 결절과 관련된 검사 내용을 구두와 카카오톡을 통해 수차례 B씨에게 전달헀다. B씨는 치료 및 투약을 받은 게 아니므로 이를 보험사에 알리지 않아도 된다고 안내했다. 이 같은 내용은 올해 8월 B씨가 ABL생명에 제출하기 위해 작성한 모집경위서에도 나타난다.
모집경위서에서 B씨는 계약 전 알릴의무 사항과 관련해 "청약서 질문지를 (A씨와) 함께 보면서 고지의무에 해당하는 것이 있는지 확인했다"고 기술했다.
또 "(A씨로부터) 2021년 11월 갑상선 결절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면서 "치료나 투약행위 없는 단순 경과 확인을 위한 초음파 검사였으므로 (청약서상 해당 내용을) 작성하지 않았다"고 서술했다.
하지만 A씨는 검사 관련 사항을 청약서상 기입했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이를 알리지 않은 것은 고지의무 위반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다만 설계사인 B씨가 청약 당시 관련 내용을 제대로 숙지하지 못한 탓에 A씨의 고지의무 이행을 방해했다는 쪽으로 전문가의 의견이 모아진다.
한 보험 전문 변호사는 "해당 검사 내용은 보험사에 알렸어야 할 사항으로 고지의무 위반"이라면서 "설계사에게 고지했더라도 보험사에 고지하지 않았다면 이는 고지의무 위반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즉 고지의무 위반으로 보험사가 계약을 해지하는 것은 잘못된 행위가 아니라는 의미다.
문제는 설계사의 고지의무 방해다. 변호사는 "고객은 충분히 고지의무를 이행하려 했지만 설계사가 보험사에 고지하지 않은 것이 문제"라며 "보험사는 A씨에게 보험금을 지급하고 추후 B 설계사에게 구상해야 한다"고 답했다.
한 손해사정사도 "약관에선 보험사의 해지권 제한 사유로 보험설계사의 과실을 규정하고 있다"면서 "설계사가 고지하지 않게 했거나 부실 고지를 권유한 것은 해지권 제한 사유에 해당한다"고 짚었다. 이어 "설계사가 고지할 필요가 없다고 말한 것은 해지권 제한 사유로 보여진다"면서 "약관상 설계사의 과실에 대해 보험사가 손해배상책임을 져야 하는 게 타당하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뷰어스와 기사제휴한 뉴스포트가 제공했습니다.-편집자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