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여성 리더십이 국내 양대 플랫폼 공룡 '네카오'를 이끈다.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은 카카오는 정선아 카카오벤처스 대표(만 48세)를 새 대표로 내정했다. 130여개에 달하는 카카오 주요 계열사 중 유일한 여성 CEO로 카카오의 쇄신 의지를 대표하는 상징성도 갖췄다는 평가다. 앞서 경쟁사인 네이버가 내부 조직문화를 바꾸기 위해 새로운 리더십을 기대하며 '40대 워킹맘' 최수연 대표(만 42세)를 선임한 것과도 닮은 행보다. 40대 여성 CEO라는 공통점과 악조건 속에 조직문화 개편이라는 중책을 수행해야 한다는 점에서 두 여성 CEO는 닮은꼴이다. 다만 출신 배경과 처한 여건이 다른 만큼 사업 전개와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게 업계 시각이다. 네이버 최수연 대표(왼쪽)와 정신아 카카오 신임 대표 내정자. (사진=각 사) ■ 위기 순간에 등판한 젊은 여성 리더십…기업문화 개편 방점 1975년생인 정신아 내정자는 BCG(보스턴 컨설팅 그룹)와 이베이를 거치는 등 주로 외국계 기업에서 활동했다. 이후 2010년 NHN(현 네이버)에서 수석 부장으로 3년 간 근무한 뒤 2014년 케이큐브벤처스(현 카카오벤처스)에 합류하면서 카카오와 연을 맺었다. 정 내정자는 카카오벤처스 합류 4년 만인 2018년에 카카오벤처스 단독 대표에 취임해 IT 관련 스타트업 발굴에 집중해 카카오의 미래 투자 한축을 담당했다. 적극적인 소통을 강조하는 스타일로 김범수 카카오 창업주와도 결이 맞았다. 정 내정자의 최우선 과제는 조직문화 개편과 경영 전략 재설정이다. 김범수 창업주가 "현재와 미래에 걸맞은 우리만의 문화를 처음부터 다시 만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한 만큼 조직 문화에 대한 대대적인 변화를 이끌어야 한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가 지난 2021년 네이버 대표로 취임했을 당시 네이버 직장 내 괴롭힘 논란 등으로 몸살을 앓으면서 조직문화 개편 필요성이 대두됐던 상황과 유사하다. 이후 최 대표는 첫 공식 일정으로 직원들과의 소통에 나선데 이어 새로운 근무제도와 워케이션 제도 도입 등 전반적인 기업 문화 개선에 힘썼다. 정신아 내정자와 최수연 대표는 회사의 미래 성장을 위해 M&A를 주도해야 한다는 점도 닮았다. 최 대표는 북미 1위 중고거래 플랫폼 ‘포쉬마크’를 인수하면서 네이버의 커머스 부문 매출을 대폭 끌어올렸다. 정 내정자는 그동안 카카오의 주요 M&A 및 투자를 이끈 배재현 투자총괄 대표가 구속 수사를 받고 있는 만큼 투자 리더십 공석을 정 내정자가 채울 예정이다. 정 내정자는 카카오벤처스에서 풍부한 투자 경험을 갖췄다. ■ 네이버 떠났던 최수연, 회전문 인사 지적 나오는 정신아 최수연 대표와 정신아 내정자의 여성 CEO라는 도착점은 같지만 출신과 처한 상황은 다르다. 최수연 대표는 2005년 NHN(현 네이버)에 공채로 입사해 4년간 근무한 경력이 있으나 2009년 연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1기로 진학하면서 네이버를 떠났다. 이후로도 법무법인 율촌에서 M&A와 자본시장법 등을 주로 다루는 국제변호사로 활약했다. 최 대표가 네이버에 돌아온 시기는 2019년이다. 10년 만에 네이버로 돌아와 이해진 창업자를 보좌하면서 해외 투자에 대한 법률 검토 등을 맡았다. 이후 2년 만에 조직문화 변화를 이끌 적임자로 꼽혔다. 사실상 외부 인사를 깜짝 발탁한 셈이다. 최 대표가 외부에서 네이버를 바라볼 수 있는 객관적 시각도 갖췄다는 평가를 받은 배경이다. 이와 달리 정신아 내정자는 2014년 케이큐브벤처스(현 카카오벤처스) 합류 이후 10년 가량 카카오에 몸을 담고 있는 인사다. 카카오 바깥에서는 결국 내부 출신이 대표 자리에 오르는 '회전문 인사'라는 지적이 나온다. 또한 두 CEO의 취임 여건도 다르다. 정 내정자는 카카오 창사 이래 최대 위기라는 경영 환경 속에서 인적 쇄신과 경영 전략 수정, 그룹 거버넌스 개편 등 만만찮은 숙제를 한꺼번에 풀어가야 한다. 정 내정자도 카카오가 처한 위기를 해결하기에 시간이 많지 않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다. 정 내정자는 "사회의 기대와 눈높이에 맞출 수 있도록 성장만을 위한 자율경영이 아닌 적극적인 책임 경영을 실행하고 미래 핵심사업 분야에 더욱 집중하겠다"면서도 "카카오에게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기에 변화의 타이밍을 놓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네카오, 기업문화 개편에 찾은 '40대 여성 리더십'…같은 듯 달라

정신아 내정자, '카카오 창사 이래 최대 위기' 악조건 속 등판

정지수 기자 승인 2023.12.14 16:15 의견 0

40대 여성 리더십이 국내 양대 플랫폼 공룡 '네카오'를 이끈다.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은 카카오는 정선아 카카오벤처스 대표(만 48세)를 새 대표로 내정했다. 130여개에 달하는 카카오 주요 계열사 중 유일한 여성 CEO로 카카오의 쇄신 의지를 대표하는 상징성도 갖췄다는 평가다. 앞서 경쟁사인 네이버가 내부 조직문화를 바꾸기 위해 새로운 리더십을 기대하며 '40대 워킹맘' 최수연 대표(만 42세)를 선임한 것과도 닮은 행보다.

40대 여성 CEO라는 공통점과 악조건 속에 조직문화 개편이라는 중책을 수행해야 한다는 점에서 두 여성 CEO는 닮은꼴이다. 다만 출신 배경과 처한 여건이 다른 만큼 사업 전개와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게 업계 시각이다.

네이버 최수연 대표(왼쪽)와 정신아 카카오 신임 대표 내정자. (사진=각 사)

■ 위기 순간에 등판한 젊은 여성 리더십…기업문화 개편 방점

1975년생인 정신아 내정자는 BCG(보스턴 컨설팅 그룹)와 이베이를 거치는 등 주로 외국계 기업에서 활동했다. 이후 2010년 NHN(현 네이버)에서 수석 부장으로 3년 간 근무한 뒤 2014년 케이큐브벤처스(현 카카오벤처스)에 합류하면서 카카오와 연을 맺었다.

정 내정자는 카카오벤처스 합류 4년 만인 2018년에 카카오벤처스 단독 대표에 취임해 IT 관련 스타트업 발굴에 집중해 카카오의 미래 투자 한축을 담당했다. 적극적인 소통을 강조하는 스타일로 김범수 카카오 창업주와도 결이 맞았다.

정 내정자의 최우선 과제는 조직문화 개편과 경영 전략 재설정이다. 김범수 창업주가 "현재와 미래에 걸맞은 우리만의 문화를 처음부터 다시 만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한 만큼 조직 문화에 대한 대대적인 변화를 이끌어야 한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가 지난 2021년 네이버 대표로 취임했을 당시 네이버 직장 내 괴롭힘 논란 등으로 몸살을 앓으면서 조직문화 개편 필요성이 대두됐던 상황과 유사하다.

이후 최 대표는 첫 공식 일정으로 직원들과의 소통에 나선데 이어 새로운 근무제도와 워케이션 제도 도입 등 전반적인 기업 문화 개선에 힘썼다.

정신아 내정자와 최수연 대표는 회사의 미래 성장을 위해 M&A를 주도해야 한다는 점도 닮았다.

최 대표는 북미 1위 중고거래 플랫폼 ‘포쉬마크’를 인수하면서 네이버의 커머스 부문 매출을 대폭 끌어올렸다. 정 내정자는 그동안 카카오의 주요 M&A 및 투자를 이끈 배재현 투자총괄 대표가 구속 수사를 받고 있는 만큼 투자 리더십 공석을 정 내정자가 채울 예정이다. 정 내정자는 카카오벤처스에서 풍부한 투자 경험을 갖췄다.

■ 네이버 떠났던 최수연, 회전문 인사 지적 나오는 정신아

최수연 대표와 정신아 내정자의 여성 CEO라는 도착점은 같지만 출신과 처한 상황은 다르다.

최수연 대표는 2005년 NHN(현 네이버)에 공채로 입사해 4년간 근무한 경력이 있으나 2009년 연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1기로 진학하면서 네이버를 떠났다. 이후로도 법무법인 율촌에서 M&A와 자본시장법 등을 주로 다루는 국제변호사로 활약했다.

최 대표가 네이버에 돌아온 시기는 2019년이다. 10년 만에 네이버로 돌아와 이해진 창업자를 보좌하면서 해외 투자에 대한 법률 검토 등을 맡았다. 이후 2년 만에 조직문화 변화를 이끌 적임자로 꼽혔다. 사실상 외부 인사를 깜짝 발탁한 셈이다. 최 대표가 외부에서 네이버를 바라볼 수 있는 객관적 시각도 갖췄다는 평가를 받은 배경이다.

이와 달리 정신아 내정자는 2014년 케이큐브벤처스(현 카카오벤처스) 합류 이후 10년 가량 카카오에 몸을 담고 있는 인사다. 카카오 바깥에서는 결국 내부 출신이 대표 자리에 오르는 '회전문 인사'라는 지적이 나온다.

또한 두 CEO의 취임 여건도 다르다. 정 내정자는 카카오 창사 이래 최대 위기라는 경영 환경 속에서 인적 쇄신과 경영 전략 수정, 그룹 거버넌스 개편 등 만만찮은 숙제를 한꺼번에 풀어가야 한다.

정 내정자도 카카오가 처한 위기를 해결하기에 시간이 많지 않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다.

정 내정자는 "사회의 기대와 눈높이에 맞출 수 있도록 성장만을 위한 자율경영이 아닌 적극적인 책임 경영을 실행하고 미래 핵심사업 분야에 더욱 집중하겠다"면서도 "카카오에게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기에 변화의 타이밍을 놓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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