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hc치킨 축구 경기 프로모션 이미지. 사진=bhc그룹 카타르 아시안컵이 막을 올렸습니다. 오랜만에 열리는 국제 대회인 만큼 손흥민 선수를 비롯한 축구 스타들이 한팀으로 경기를 펼치는 모습을 기대한 축구팬들이 많을 텐데요. 우리나라 대표팀은 어제 열린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바레인을 상대로 3대1 완승을 거두며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습니다. 중요한 국제 스포츠 경기가 펼쳐질 때면 국민의 응원 열기만큼 뜨거워지는 곳이 또 있습니다. ‘경기 특수’를 노리는 유통업계입니다. 실제 바레인전이 펼쳐진 15일 bhc치킨 가맹점 매출은 전주 동기 대비 40%, 전월 동기 대비 30% 상승했고, BBQ치킨도 전주 대비 67%, 전월보다 61% 증가한 매출을 기록했죠. 편의점 이마트24에서도 이날 지난주 같은 요일 대비 맥주 매출이 51%, 하이볼 39%, 위스키 22% 올랐습니다. ‘경기 특수’가 이번에도 여실히 드러난 셈입니다. 이처럼 평소보다 많은 매출이 발생하는 기간을 노려 프랜차이즈와 편의점은 물론 배달앱까지 가세해 고객 잡기에 나서고 있습니다. 치킨, 피자 등 배달음식 프랜차이즈는 우리나라 경기가 있는 당일 메뉴 할인 혜택이나 추가 메뉴 쿠폰 등을 제공하는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편의점 업계도 즉석 치킨을 비롯한 안주류 상품과 맥주류를 할인하는 한편, 유럽 축구 직관 여행권 등을 증정하는 경품 이벤트까지 열었습니다. 배달앱 업체들도 추가 할인과 승부예측 이벤트 등을 펼치며 소비자 눈길을 끌기 위해 힘쓰는 모습입니다. ◆‘아시안컵 특수’ 뜨거운데 외식업계는 싸늘 하지만 아시안컵 특수에도 외식업계는 웃지 못하는 분위기입니다. ‘치맥’ 인기에 훨훨 나는 치킨 프랜차이즈 정도를 제외하면 뚜렷한 매출 증가세가 나타나고 있지 않기 때문이죠. 경기 당일엔 외식 수요가 치킨으로 쏠리는 탓에 일부 업장에서는 오히려 매출이 줄어들 정도입니다. 주점 등이 밀집해 있는 중심 상권은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지만 집 앞 ‘골목 상권’은 타격이 훨씬 큽니다. 경기도 주택가 인근에서 주점을 운영하는 A씨는 “단골들은 주로 퇴근 후 가볍게 한잔하는 사람들인데, 어제는 월요일이긴 해도 손님이 너무 없었다”면서 “작게 하는 단골 장사다 보니 배달을 하기에도 메뉴가 마땅치 않아 고민이 많다”고 어려움을 토로했습니다. A씨는 불과 몇년 전만 해도 어제 같은 경기가 있는 날이면 손님들로 매장이 꽉 차곤 했다고 말합니다. 실제로 월드컵이나 올림픽 등 국제 경기가 있는 날이면 음식점이나 주점에 모여 선수들을 응원하는 광경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죠.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이어진 거리 두기 조치로 외식 문화가 바뀌면서 경기 응원문화도 함께 변한 모습입니다. 이제 소비자들은 굳이 집 앞 ‘호프집’으로 나오기보단 집에서 편하게 배달음식과 함께 경기를 지켜보는 쪽을 선택하고 있습니다. 엔데믹을 맞아 매출 회복을 기대했던 소상공인들에겐 달갑지 않은 소식이죠. 부쩍 오른 외식물가도 ‘골목 상권 사장님’들의 발목을 붙잡고 있습니다. 소비자들이 배달음식이나 포장음식으로 눈을 돌리는 게 단순히 편하기 때문만은 아닌 셈이죠. 고물가에 경기침체, 고금리 등 외식업계에 악재가 더해지면서 지갑이 얇아진 소비자들로서는 모임 자리를 늘리는 것 자체가 부담입니다. 평소 축구를 즐겨 본다는 30대 직장인 B씨는 “예전 같으면 경기 시간에 맞춰 친구들과 모였겠지만 어제는 편의점에서 맥주와 간단한 안주거리만 사와 혼자 경기를 봤다”면서 “골이 나오는 결정적인 순간에 함께 소리 지르는 재미가 없어 아쉽긴 하지만 술값, 음식값, 택시비까지 생각하면 차라리 조금 심심한 편이 나은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알쏭달쏭Y] '아시안컵 특수' 속 빛과 그림자, '호프집' 사장님은 울었다

치킨·편의점, 경기 특수에 매출 급증…마케팅 강화로 고객 잡기 총력
바뀐 응원문화에 골목상권은 찬바람…고물가에 소비자 지갑 닫혀 이중고

김성준 기자 승인 2024.01.16 16:10 의견 0

bhc치킨 축구 경기 프로모션 이미지. 사진=bhc그룹

카타르 아시안컵이 막을 올렸습니다. 오랜만에 열리는 국제 대회인 만큼 손흥민 선수를 비롯한 축구 스타들이 한팀으로 경기를 펼치는 모습을 기대한 축구팬들이 많을 텐데요. 우리나라 대표팀은 어제 열린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바레인을 상대로 3대1 완승을 거두며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습니다. 중요한 국제 스포츠 경기가 펼쳐질 때면 국민의 응원 열기만큼 뜨거워지는 곳이 또 있습니다.

‘경기 특수’를 노리는 유통업계입니다. 실제 바레인전이 펼쳐진 15일 bhc치킨 가맹점 매출은 전주 동기 대비 40%, 전월 동기 대비 30% 상승했고, BBQ치킨도 전주 대비 67%, 전월보다 61% 증가한 매출을 기록했죠. 편의점 이마트24에서도 이날 지난주 같은 요일 대비 맥주 매출이 51%, 하이볼 39%, 위스키 22% 올랐습니다. ‘경기 특수’가 이번에도 여실히 드러난 셈입니다.

이처럼 평소보다 많은 매출이 발생하는 기간을 노려 프랜차이즈와 편의점은 물론 배달앱까지 가세해 고객 잡기에 나서고 있습니다. 치킨, 피자 등 배달음식 프랜차이즈는 우리나라 경기가 있는 당일 메뉴 할인 혜택이나 추가 메뉴 쿠폰 등을 제공하는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편의점 업계도 즉석 치킨을 비롯한 안주류 상품과 맥주류를 할인하는 한편, 유럽 축구 직관 여행권 등을 증정하는 경품 이벤트까지 열었습니다. 배달앱 업체들도 추가 할인과 승부예측 이벤트 등을 펼치며 소비자 눈길을 끌기 위해 힘쓰는 모습입니다.

◆‘아시안컵 특수’ 뜨거운데 외식업계는 싸늘

하지만 아시안컵 특수에도 외식업계는 웃지 못하는 분위기입니다. ‘치맥’ 인기에 훨훨 나는 치킨 프랜차이즈 정도를 제외하면 뚜렷한 매출 증가세가 나타나고 있지 않기 때문이죠. 경기 당일엔 외식 수요가 치킨으로 쏠리는 탓에 일부 업장에서는 오히려 매출이 줄어들 정도입니다. 주점 등이 밀집해 있는 중심 상권은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지만 집 앞 ‘골목 상권’은 타격이 훨씬 큽니다.

경기도 주택가 인근에서 주점을 운영하는 A씨는 “단골들은 주로 퇴근 후 가볍게 한잔하는 사람들인데, 어제는 월요일이긴 해도 손님이 너무 없었다”면서 “작게 하는 단골 장사다 보니 배달을 하기에도 메뉴가 마땅치 않아 고민이 많다”고 어려움을 토로했습니다. A씨는 불과 몇년 전만 해도 어제 같은 경기가 있는 날이면 손님들로 매장이 꽉 차곤 했다고 말합니다.

실제로 월드컵이나 올림픽 등 국제 경기가 있는 날이면 음식점이나 주점에 모여 선수들을 응원하는 광경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죠.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이어진 거리 두기 조치로 외식 문화가 바뀌면서 경기 응원문화도 함께 변한 모습입니다.

이제 소비자들은 굳이 집 앞 ‘호프집’으로 나오기보단 집에서 편하게 배달음식과 함께 경기를 지켜보는 쪽을 선택하고 있습니다. 엔데믹을 맞아 매출 회복을 기대했던 소상공인들에겐 달갑지 않은 소식이죠.

부쩍 오른 외식물가도 ‘골목 상권 사장님’들의 발목을 붙잡고 있습니다. 소비자들이 배달음식이나 포장음식으로 눈을 돌리는 게 단순히 편하기 때문만은 아닌 셈이죠. 고물가에 경기침체, 고금리 등 외식업계에 악재가 더해지면서 지갑이 얇아진 소비자들로서는 모임 자리를 늘리는 것 자체가 부담입니다.

평소 축구를 즐겨 본다는 30대 직장인 B씨는 “예전 같으면 경기 시간에 맞춰 친구들과 모였겠지만 어제는 편의점에서 맥주와 간단한 안주거리만 사와 혼자 경기를 봤다”면서 “골이 나오는 결정적인 순간에 함께 소리 지르는 재미가 없어 아쉽긴 하지만 술값, 음식값, 택시비까지 생각하면 차라리 조금 심심한 편이 나은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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