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스위니(가운데) 에픽게임즈 CEO. (사진=백민재 기자)
미국에서 벌어진 애플과 에픽게임즈의 긴 법적 공방이 외부 결제를 일부 허용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16일(현지시간) 엔가젯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대법원은 애플과 에픽게임즈 양측이 제기한 상고를 모두 기각했다. 두 회사간 다툼이 대법원에서 검토하지 않기로 해, 하급심 판결이 확정됐다.
애플과 에픽게임즈의 법적 공방은 지난 2020년 8월부터 이어져 왔다. 에픽게임즈는 인기 게임 ‘포트나이트’에 결제 시스템을 도입, 애플의 앱스토어 지침을 위반했다. 애플이 ‘포트나이트’를 앱스토에서 삭제하자, 에픽게임즈는 애플을 상대로 소송을 걸었다. 에픽게임즈는 애플이 결제 시스템을 강제하고 매출의 30%를 가져가는 것은 반독점법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애플은 에픽게임즈에 손해배상을 요구하며 반소를 제기했다.
2021년 5월 3일부터 5월 24일까지 진행된 재판에서는 10개 항목 중 9개 항목에서 애플에 유리한 판결이 나왔다. 애플의 앱스토어 규정이 반독점법을 위반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개발사의 자체 결제 시스템을 허용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에픽게임즈의 손을 들어줬다.
(사진=에픽게임즈)
이번 판결로 애플은 앱스토어의 앱에서 제3자 결제 방식 사용을 계속 금지할 수 있다. 그러나 소비자들에게 앱스토어 외부의 다른 구매 옵션을 알릴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
에픽게임즈는 앱스토어에서 퇴출된 ‘포트나이트’처럼 제3자 결제 프로세스를 장착한 앱도 배포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이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외신들은 “포트나이트가 iOS로 돌아갈 가능성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에픽게임즈의 팀 스위니 CEO는 대법원의 판결에 “미국에서는 iOS를 경쟁 스토어와 결제 시스템에 개방하기 위한 법적 싸움에서 패배했다. 모든 개발자에게 슬픈 결과”라며 실망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싸움은 계속된다”며 “전 세계에서 애플의 불법적인 앱스토어 관행을 끝내기 위해 새로운 법률을 통과시키고 있다. 유럽연합의 ‘디지털 시장법’은 3월 7일부터 발효된다”고 덧붙였다.
2023년 통과된 유럽연합(EU)의 디지털 시장법에 따라, 애플은 유럽에서만 사이드로딩을 허용하기로 했다. 사이드로딩이란 앱스토어가 아닌 다른 경로로 앱을 설치하는 방식이다. 이 경우 앱스토어를 사용하지 않고 앱을 다운로드 할 수 있어, 최대 30%에 달하는 수수료를 내지 않아도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