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게임쇼 '지스타 2023'. (사진=정지수 기자)
22대 총선을 일주일 앞두고 여야가 K-콘텐츠 육성을 위한 공약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그 중 게임산업 관련 정책은 부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3일 여야가 공개한 총선 공약집에 따르면 양 당 모두 K-콘텐츠 산업 진흥을 핵심 공약으로 내걸었다. 웹툰, 미디어, 영상 등 K-콘텐츠를 키워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정작 콘텐츠 수출 시장의 '효자'인 게임산업에 대한 공약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2023년 상반기 콘텐츠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게임산업 수출 규모는 34억4600만 달러(약 4조6600억원)로 전체 수출액의 64%를 차지했다. 타 콘텐츠 산업인 음악(약5246억원), 방송(약 3970억원), 영화(약 305억원) 등에 비하면 수십~수백배까지 차이 난다.
현재 여야의 K-콘텐츠 총선 공약을 살펴보면 공통적으로 ▲만화·웹툰 산업 지원 ▲글로벌 킬러 콘텐츠 제작 지원 ▲영상콘텐츠 제작비 세액공제 등 영상, 미디어 분야에만 집중돼 있다.
게임 관련 공약은 e스포츠 산업 관련이 대부분이다. 국민의 힘은 이용자 친화적인 게임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밝히며 ▲글로벌 e스포츠 대회 국내 개최 ▲국내 게임 기반 e스포츠 강화 ▲불법 프로그램(게임핵) 제재 강화 등을 내걸었다.
더불어민주당은 e스포츠 산업 육성을 위해 관련 법률 전면 개정안을 발의한다고 밝혔다. 부산에 e스포츠 진흥재단과 선수 기념관 등을 설립하고, 지역 불균형 문제를 해결한다는 계획이다. 경기 지역 공약에는 관광산업 육성 분야에 e스포츠 경기장 리모델링과 새 e스포츠 대회 개최가 포함됐다.
이외에도 더불어민주당은 게임 커뮤니티에서 제안한 ▲게임 非질병화 ▲인디게임 공공플랫폼 설립 ▲불공정한 게임 환경 개선 정책 등을 내세웠다. 게임 중독의 질병 코드 등재를 막기 위해 통계법 22조를 개정하고, '뒷광고'라 불리는 게임 프로모션을 규제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게임업계는 게임 관련 공약이 부족한 것은 물론, 가장 중요한 산업 진흥책이 빠졌다며 아쉬운 시선을 보낸다. 지난해부터 산업 전반이 침체에 빠져 정치권의 지원이 절실한데, 여야의 공약이 게임을 규제 대상으로만 보는 기존 정부 기조와 다를 게 없다는 것이다.
정부는 이용자 권익 보호에 중점을 두고 규제 관련 정책을 주로 시행하고 있다. 지난 22일 게임사들의 확률형 아이템 확률 공개 의무화를 담은 게임산업법 개정안이 대표적인 사례다. 공정거래위원회도 지난 2월 26일 온라인 및 모바일 게임 표준약관을 개정했다. 해당 약관에는 확률형 아이템 공개 및 '먹튀 방지'를 위해 서비스 종료 후에도 30일 이상 환불 창구를 마련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한편, 이와 관련해 한국게임산업협회 등 7개 단체가 설립한 디지털경제연합은 지난 2월 게임산업 진흥책이 담긴 정책 제안서를 발표했다. 해당 제안서에는 ▲중국에서의 국내 게임 판호 발급을 위한 정부 차원 지원 ▲영상 콘텐츠 세액공제 지원 범위에 게임 콘텐츠 포함 ▲게임이용자 권리 보장을 위한 게임시간선택제 폐지 등의 내용이 담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