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단지 전경. (자료=연합뉴스)
서울 아파트값이 4주째 상승세를 탔으나 전국 아파트값은 하락세를 5개월 가량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집값 상승 뇌관으로 꼽힌 전셋값의 경우, 지방은 14주 연속 하락하고 있지만 서울은 작년 5월 넷째 주 이후 48주 연속 상승하는 등 지역별 양극화가 심화되는 모양새다. 전세시장의 경우 일반적으로 매매시장에 대한 선행지표로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18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4월 셋째 주(15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에 비해 0.02% 떨어졌다. 지난주(-0.01%)와 비교했을 때 하락폭이 커졌고 21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전국 아파트 가격 하락은 지방 아파트값(-0.03%→-0.03%)이 지난주와 동일한 하락폭을 나타낸 가운데 수도권 아파트값(+0.01%→0.00%)이 상승세 전환 한 주 만에 다시 보합세를 보인 결과로 풀이된다. 반면 서울(+0.03%→+0.03%)은 상승폭을 유지하면서 4주째 가격이 올랐다.
서울 아파트값은 강남이 떠받힌 형국이다. 강북 14개구가 지난주와 동일한 0.02%의 상승률을 보인 반면 강남 11개구는 0.04%로 지난주(+0.03%)보다 상승폭을 키웠다.
강북에서는 마포구(+0.08%)와 성동구(+0.07%)의 상승률이 두드러졌다. 용산구도 이촌동 구축 위주로 상승하면서 0.07%의 상승률을 보였다. 반면 도봉구와 종로구는 각각 0.03%, 0.02% 하락했다. 노원구(-0.01%), 도봉구(-0.03%), 강북구(-0.01%) 등 '노·도·강'으로 불리는 외곽 지역에서도 하락세가 이어졌다.
강남에서는 매수 문의가 잇따르는 송파구(+0.06%)가 상승세를 이어갔다. 영등포구(+0.06%)와 양천구(+0.05%), 서초구(+0.05%)도 상승세를 기록했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급매 소진 이후에도 저가 매물을 기대하며 관망세가 유지 중"이라며 "지역별 대규모 선호단지 위주로 실거래가 발생하고 매수문의도 지속되면서 매도희망가는 상향조정되는 등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의 상승세에도 불구하고 수도권 주간 아파트 가격이 보합세로 전환된 배경에는 경기도 아파트 가격이 하락하면서다. 인천은 지난주와 동일한 0.02%의 상승률을 보였지만 경기도는 지난주 보합에서 0.02% 하락세로 바뀌었다. 매물 적체의 영향을 받은 안양 만안구가 0.24%의 하락률을 보였고 성남 중원구도 중앙·성남동 구축 위주로 0.19%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지방에서도 5대 광역시(-0.05%)도 전주 대비 하락폭을 0.01%포인트(p) 확대했다. 대구(-0.04%→-0.06%)와 대전(-0.04%→-0.07) 모두 하락폭이 커졌다. 또 세종의 하락률도 0.14%에서 0.19%까지 확대됐다.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은 0.03% 상승하면서 지난주와 동일한 상승폭으로 나타났다. 수도권(+0.08%→+0.09%) 및 서울(+0.06%→+0.08%)은 상승폭을 확대했으나 지방(-0.01%→-0.03%)은 하락폭을 키웠다. 특히, 서울의 경우 전셋값 상승세가 작년 5월 넷째 주 이후 48주째 이어지고 있지만, 지방의 경우 지난 1월15일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유지하고 있다.
서울 전셋값은 상승세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으나 지방 전셋값은 조정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오는 지점이다. 더불어 수도권의 거래량이 주춤하면서 가격 회복세도 약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 랩장은 "최근 시장의 상승세를 주도한 지역은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이라면서 "그러나 지방은 공급과잉과 미분양 우려 속에 전세가격이 조정되고 있어 당분간은 온도차가 나타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수도권 아파트 가격 회복은 전세가격이 오르고 신생아 특례대출 매입 수요 유입과 더불어 서울 지역에서의 실수요자들 유입에 따른 거래량 증가가 요인"이라면서 "다만 기준금리 인하 시기가 미뤄지고 이란의 이스라엘 공습으로 중동 지역 확전 우려, 고물가·고유가·고환율 등 경제 상황이 좋지 못한 데다가 4월의 거래량도 지난달에 비해 하락하는 분위기로 수도권 가격 상승도 주춤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