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전셋값 상승CG. 연합뉴스
부동산시장 거래량이 올해 1분기 들어 반등 국면을 보이고 있다. 특히, 수도권의 부동산 매매량과 거래금액 회복세가 두드러져서다. 아울러 서울의 전세값 상승세가 52주 연속 이어지면서 매매시장도 조금씩 자극받는 모양새다. 매매시장과 전세시장이 동시에 풀리는 조짐이어서 부동산시장이 바닥을 다지고 있다는 인식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4월 들어서는 분양시장 물량도 봇물터지듯 쏟아지고 있고 하반기 금리인하 기대감도 있어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태 등 건설부동산업계 악재들이 얼마나 희석될지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20일 부동산 전문 프롭테크 부동산플래닛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지난 '1분기 전국 부동산 매매시장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서울에서 발생한 부동산 매매 거래량은 9016건으로 직전분기(5834건) 대비 54.5% 급증했다.
이는 전국에서 가장 큰 폭의 증가율로 지난 1분기 거래 금액은 전분기 6조911억원에서 61.2% 증가한 9조8196억원으로 집계됐다.
다음으로 인천의 지난 1분기 부동산 매매량이 6530건으로 전분기 대비 40.4% 증가했으며, 거래금액은 전분기 1조6758억원에서 45.9% 증가한 2조4446억원으로 조사됐다.
경기의 경우, 지난 1분기 부동산 매매 거래량이 전분기 대비 36.9% 늘어난 2만5482건으로 나타났으며, 같은 시기 거래금액은 전분기 대비 44.5% 증가한 12조1527억원으로 집계됐다.
참고로 지난 1분기 전국 부동산 매매거래량은 25만7204건으로 직전분기 대비 9.8% 증가했으며, 거래금액의 경우 77조2065억원으로 전분기의 68조5036억원 대비 12.7% 늘었다.
수도권 부동산 거래량이 반등 기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청약 열기도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수도권에서는 총 1만3206가구에 분양에 나섰고, 10만915건의 청약이 모여 평균 경쟁률이 7.64대 1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2분기 들어서도 분양은 청신호다. 지난달 전국의 신규 분양 민간아파트 물량은 총 1만7847가구로 작년 같은 달보다 93% 증가했다. 지역별로 보면 수도권 7428가구(서울 114가구), 5대 광역시와 세종시 5598가구였다. 기타 지방의 민간아파트 분양 물량은 4821가구였다.
정수민 부동산플래닛 대표는 "지난해 하락세를 보였던 부동산 시장이 올해 1분기 반등했다"며 "유형별로 직전분기 대비 증감이 교차하는 가운데, 아파트와 공장·창고 등(집합) 유형이 거래량과 거래금액 모두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이며 전체 부동산 시장 상승을 견인했다"고 분석했다.
부동산R114는 "정부가 지난 14일 '부동산 PF의 질서있는 연착륙을 위한 향후 정책 방향'을 발표했다"라면서 "이제부터는 살릴 수 있는 사업지들 위주로만 적극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간 부동산 시장에 '4월 위기설', '5월 위기설' 등의 PF부실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됐던 만큼 금번 대책을 통해 그러한 우려들이 조기 종식될지 귀추가 주목된다"라면서 "서울과 수도권 전셋값 상승세가 5월까지 11개월 연속 이어지면서 매매시장도 조금씩 자극되는 모양새다"라고 분석했다. 참고로 지난 16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5월 둘째 주(13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의 주간 아파트 전세가격지수는 전주 대비 0.07% 상승했다. 이로써 서울의 전셋값은 52주 연속 상승했다. 이는 부동산원이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12년 5월 이후 네 번째로 긴 상승 기간에 해당한다.
아울러, (주)직방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공개된 아파트 전세거래를 분석한 결과 2024년 4월은 1년내 직전거래가격과 비교해 48%는 전세거래가격이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1년 전, 서울 전셋값이 약세를 보였던 2023년 4월 전세상승거래 비율이 44%였던것과 비교하면 상승거래 비율은 증가했고, 하락거래도 41%로 1년전(46%)과 비교해 감소했다.
전세 수급 동향을 나타내는 지표인 전세수급지수(수요자와 공급자 비중 지수화)도 2년 5개월 만에 처음으로 100을 넘어서면서 '매물부족'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 전세수급 동향에 따르면 5월 첫째 주(6일 기준) 서울 전세수급지수가 전주(99.3)보다 0.8포인트(p) 오른 100.1을 기록했다. 서울 전세수급지수는 전세난이 최고조에 달했던 2020년 11월 133.3으로 고점을 찍은 뒤 지속적으로 하락해 2022년 12월 60.4까지 낮아졌었다. 하지만 올해 들어 다시 기준선인 100을 회복한 것이다. 전세수급지수는 100보다 낮으면 전세를 내놓는 사람이 많고, 100보다 높으면 전세를 구하는 사람이 많다는 의미다.
직방 관계자는 "금리 정책대출 등의 영향으로 올해 들어 아파트 매매 거래량이 증가세를 보였지만 여전히 시장 전망에 대한 불투명으로 주택 매수보다는 임대차에 머무는 수요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황한솔 경제만랩 리서치연구원은 "전세시장의 경우 오피스텔이나 빌라 위주로 전세사기 여파로 인해 수요가 아파트로 옮겨가면서 아파트 전세가격이 계속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다"라면서 "당분간 이러한 분위기는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그는 "임대차입법이 올해 7월에 만기가 된다"라면서 "그 물건들이 쏟아질텐데 아무래도 임대료를 인상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전세가격이 계속 올라갈 것으로 보이고 이러한 전세가격의 인상 추세는 세입자 입장에서는 내 집 마련의 계기가 될 수 있고, 이로인해 거래량도 늘고 여러 면에서 부동산시장이 회복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 같다. 다만, 작년 및 재작년에 비해서는 거래량이 다소 늘었지만 과거에 비해서는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어서 여전히 회복세가 미진한 측면이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