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0일 경북 경산에서 가진 민생토론회에서 동해안 ‘수소경제 산업벨트’와 경주 ‘SMR(소형모듈원자로) 국가산업단지’ 조성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사진=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이 전날(20일) 경북 경산에서 가진 민생토론회에서 동해안 ‘수소경제 산업벨트’와 경주 ‘SMR(소형모듈원자로) 국가산업단지’ 조성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수소·SMR 관련 현대차와 두산이 주목된다. 최근 동해 석유·가스전 탐사·개발 관련해서도 포스코인터내셔널에 관심이 쏠린다.
21일 대통령실과 산업계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전날 “8000억원 규모의 동해안 수소경제 산업벨트 조성 사업을 지원해 경북을 수소산업 허브로 키우겠다”고 약속했다.
또한 “현재 포항 수소연료전지 클러스터와 울진 원자력수소 국가산업단지 조성을 추진하는 데 있어서 수소 배관망 건설이 필수”라며 “지역 활성화 투자펀드를 통해 자금 조달을 지원하겠다”고 했다. 원전산업 성장펀드 조성과 기술개발 등 인프라 확충을 통해 경주에 3000억원 규모의 SMR 국가산업단지 조성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장재훈 현대자동차 사장(오른쪽)이 수소위원회(Hydrogen Council) 공동의장을 맡게 됐다. (사진=현대차)
■ 현대차, 수소위 공동의장…수소충전소 구축·수소트럭 운용 행보
정부 추진 사업이 공표되면서 관련 기업들이 주목된다. 먼저 수소 산업 분야에선 현대차가 최근까지 적극적인 행보를 펼치고 있다.
앞서 현대차는 장재훈 사장이 세계 수소위원회의 공동의장을 맡았다. 수소위원회에는 현대차그룹과 토요타그룹 등 글로벌 완성차 기업을 중심으로 13개사가 모여 출범한 협의체다. 여기에는 사우디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와 세계 최대 산업용 가스회사 린데, 일본 최대 정유기업 이네오스, 수소플랜트 프랑스 에어리퀴드 등이 대거 참여하고 있다.
수소위에서는 수소 산업을 위한 글로벌 정책 안건이 다뤄진다. 실제로 출범 이래 현재까지 나온 주요 의제는 세계 40여개국 정부 정책에 반영됐다. 미국의 수소설비 생산세액공제(PTC)나 유럽의 재생에너지지침(RED3) 등이 그것이다. 유엔(UN)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에서도 수소위가 주도해 수소 온실가스 배출량 평가법 등이 국제 표준으로 의결되기도 했다.
이러한 수소위에서 현대차는 주도적으로 수소 산업 관련 향후 발전을 이끌고 있다. 4년 전인 지난 2019년에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의장을 맡았던 데 이어 올해는 장 사장이 공동의장을 맡은 것이다.
현대차는 수소 생산 프로젝트 관련 각국 정부와 협력하거나 수소 트럭을 출시해 공급하고 있다. 지난달 현대차는 인도네시아 국영 에너지기업 페르타미나와 수소 생산 프로젝트를 협력하기로 했다. 오는 10월에는 미국 조지아주에 전기차 전용공장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를 준공할 예정인데, 여기에서도 수소 생태계의 중요한 역할을 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조지아주와 수소 충전소 인프라를 구축하고, 수소전기트럭을 이 공장 물류망에 도입한다는 구상이다.
루마니아 클라우니스 요하니스 대통령(오른쪽)이 두산에너빌리티 박지원 회장(가운데)과 함께 SMR 생산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두산에너빌리티)
■ 두산에너빌리티, SMR 미 뉴스케일파워 공급…창원, 여의도 1.5배 규모 공장
SMR 분야는 두산에너빌리티가 독보적이다. 소형·대형 원전 분야 TSMC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다. TSMC는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분야 1위 기업으로, 그만큼 두산에너빌리티가 SMR 등 원전의 핵심인 ‘원자로 용기’ 위탁생산에서 글로벌 기술력을 가졌다는 말이다.
실제로 미국 최대 SMR 업체인 뉴스케일파워는 연료봉, 증기발생기 등 핵심 부품이 담기는 ‘원자로 용기’ 제작을 두산에너빌리티에 맡긴다.
특히 두산에너빌리티는 올해 3월 창원 SMR 공장을 세웠다. 이곳은 서울 여의도의 1.5배에 달하는 면적을 가졌다. 주조부터 원전 설비 완제품까지 일괄 생산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다.
SMR은 대형 원전보다 건설비도 10분의 1 수준으로 적게 들고, 방사선 물질 누출 위험의 거의 없어 ‘꿈의 에너지’로 평가받는다. 이러한 SMR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나 반도체 단지 등에서 활용할 수 있다. SMR 시장은 2033년 724억 달러(약 100조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포스코인터, 미얀마 가스전 탐사·개발…호주 가스전 보유 세넥스 지분 투자
최근 정부의 동해 석유·가스전 탐사 및 개발 사업 관련해서는 포스코인터내셔널이 관심을 받고 있다. 정부의 동해 석유·가스전 매장 분석 담당 미국 액트지오의 비토르 아브레우 고문이 최근 인터뷰에서 과거 미얀마 가스전 개발에서 포스코인터내셔널과 협력한 사실을 밝히면서 더 주목을 받고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 미얀마 가스전 현황 (사진=포스코인터내셔널)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지난 2000년 미얀마 정부로부터 탐사권을 획득하고 2004년 쉐(Shwe, A-1) 가스전을 발견했다. 이어 2005년에는 쉐퓨(Shwe Phyu, A-1)와 2006년 미야(Mya, A-3) 가스전을 연이어 발견했다. 2008년에는 A-1과 A-3 광구의 가스전에서 생산되는 가스를 중국 국영 석유 회사에 2013년부터 30년간 판매하는 장기 계약을 체결했다.
이뿐만 아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2022년에 세넥스에너지 지분 50.1%를 인수했다. 이 회사는 호주 퀸즐랜드주 육상에 위치한 2개의 생산가스전(아틀라스, 로마노스)과 2개의 탐사광구(로키바, 레인지)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 4일 포스코인터내셔널은 3억2600만 호주달러(약 3000억원)를 들여 세넥스에너지에 투자한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가스 생산정 추가 시추와 가스전 생산설비 구축에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하이투자증권 이상헌 연구원은 “아틀라스와 로마노스 가스전 가스처리시설 증설이 진행 중인데 2025년말 완료되면 세넥스에너지의 CAPA는 현재의 3배 수준인 60PJ(LNG 약 120만톤)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돼 2026년에는 세넥스에너지가 연간 6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한편 정부에서는 경북 포항 영일만에서 38~100㎞ 떨어진 해역(6-1광구, 8광구 일대)의 수심 1㎞ 이상 심해에 탐사자원량 최소 35억 배럴에서 최대 140억 배럴의 석유·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있고 발표했다. 정부에서는 매장 예상 자원의 비율을 가스 75%, 석유 25%로 추정하고 있다.
실제 매장량 확인이 순조롭게 이뤄지게 이뤄질 경우 오는 2027~2028년쯤 공사를 시작해서 2035년부터 상업 생산이 시작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