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개포우성7차 재건축 시공사 선정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삼성물산과 대우건설의 수주전이 ‘금융조건 전쟁’으로 치닫고 있다. 정부의 6·27 대출 규제 이후 조합원들의 자금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양사는 “최저금리”, “분담금 유예”, “이주비 지원” 등 파격적 금융조건을 앞세워 조합원 표심 잡기에 나서고 있는 모습이다. 경쟁이 치열해지다보니 정보 유출, 홍보전 과열 등의 논란도 일고 있다.
개포우성7차 전경. (사진=대우건설)
■ “2%p 낮은 금리” 논란…조합장 공식 해명 “대우가 더 유리”
15일 업계에 따르면 수주전의 불씨는 삼성물산 내부 보고서 유출에서 시작됐다. 조합원들 사이에서는 “삼성물산이 대우건설보다 2%포인트 낮은 금리로 사업비를 빌려줄 수 있다”는 내용이 퍼지며 논란이 확산됐다.
이에 대해 마종혁 개포우성7차 조합장은 내부 커뮤니티에 “삼성물산이 대우건설보다 낮은 금리로 사업비를 빌려준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최근 삼성에서 수주한 단지의 (사업비 조달금리의) 평균은 CD+2.5%이고, 대우는 CD+0%로 제안됐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사업비 규모에 대해서도 “실제 4년 동안 4000억원 정도가 필요할 것으로 본다”며 “대우건설이 제시한 조건이 조합원 실익에 더 유리하다”고 수치로 제시했다. 이어 “대우가 2% 비싸다는 것도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개포우성7차 재개발 제안 래미안 루미원 야경 조감도. (사진=삼성물산)
■ 6·27 대책 이후 ‘현금 싸움’ 격화…대우건설, 실익 중심 전략
정부의 6·27 대출 규제로 수도권 이주비 대출 한도가 6억원으로 묶이면서, 조합원들은 추가 이주비와 사업비 조달 조건에 민감한 모습이다. 대우건설은 CD+0% 금리로 사업비 전액 책임 조달, 분담금 6년 유예, HUG 보증수수료 전액 부담, 물가상승 18개월 유예 등의 금융조건을 내세우고 있다. 대우건설 측은 “무리한 조건 대신 조합원 모두가 실제 체감할 수 있는 정직한 금융 지원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사업비 한도에도 제한을 두지 않고 조합이 필요로 하는 규모(조합 추산 4000억원)에 모두 동일한 금리를 적용하겠다는 입장이다. 분담금 유예, 보증수수료 부담, 물가상승 유예 등 실질적 리스크 완화에 집중해 조합원 실익을 우선하겠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대우건설 써밋 프라니티 사우나. (사진=대우건설)
■ 삼성물산 “한도 없는 최저금리 책임 조달”
삼성물산도 사업비 전체를 한도 없이 최저금리로 책임 조달하겠다며 분담금 4년 유예, 환급금 30일 내 100% 지급 등 파격적 금융조건을 강조하고 있다.
최근 삼성물산의 공식 참고자료에서도 “조합원 분담금 100% 납부를 입주 후 2년이나 4년 시점으로도 유예해 납부할 수 있도록 했다”, “조합원 분양계약 완료 후 30일 내 환급금 100% 지급” 등 실익을 부각했다.
김명석 삼성물산 주택사업본부장도 “조합에 제안한 사업 조건을 반드시 이행해 향후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도록 다양한 혜택을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공식 제안서에는 ‘최저금리’라는 원론적 표현만 있을 뿐, 구체적 금리 수치나 적용 사례는 명시되지 않았다. 삼성물산은 “조합의 공식 비교표와 당사 제안 내용을 바탕으로 조합원들에게 제안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며 “조합 홍보 지침에 따라 조합원들에게 별도로 배포하는 자료는 없다”고 밝혔다.
■ 홍보전 과열 속 정보 혼선…조합 “공식 자료만 믿어야”
수주전이 과열되면서 현장에서는 정보 유출, 고발, 맞고소 등 잡음도 끊이지 않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 홍보팀이 조합원과 대우건설 홍보 담당자의 만남을 촬영해 고발하는 일이 있었다. 이에 조합원이 개인정보 침해를 주장하며 경찰에 신고하는 맞고소 사태까지 벌어졌다. 일부 조합원이 대우건설 관계자의 개별 홍보 활동에 대해 민원을 제기했는데, 해당 조합원이 삼성전자 소속임이 알려지면서 민원 사주 의혹도 불거졌다.
조합은 삼성물산과 대우건설 모두에 공식 비교표와 제안 내용만을 근거로 설명할 것, 별도 자료 배포나 음해성 정보 유포는 자제할 것을 공식 요청했다. 조합원들 사이에서는 “최저금리, 분담금 유예 등 화려한 마케팅보다 실제로 내게 적용될 공식 조건과 실익이 무엇인지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는 신중론이 퍼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