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 수도권 위주로 매매가가 반등하자, 수도권에 이어 지방광역시, 지방으로 퍼질 것이라는 기대감도 피어나고있다. 하지만 일시적 반등 후 다시 하락하는 '데드캣바운스(dead cat bounce)'에 그칠 것이라는 반론도 있다. 분양시장은 6월을 기점으로 뜨거워졌다. 대형 건설사들이 그동안 미뤄놓았던 분양 물량을 전국에서 쏟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 또한 상반기에 집중된 분양 물량이 하반기로 접어들수록 줄어들고 탄력을 잃을 것이란 비관론도 있다. 부동산시장은 여전히 불확실성에 쌓여있다는 얘기다. 이에 뷰어스는 창간 9주년을 맞아 ①하반기 분양시장과 매매시장 전망 ②국내 건설업계의 불황 타개 현황과 전망 ③정부 부동산세제 개편에 대한 전문가진단 기획을 3회에 걸쳐 진행한다.-편집자주 사우디아라비아 파딜리 가스플랜트 공단 전경. (자료=GS건설) 국내 주택시장 침체에 건설사들이 새 먹거리 발굴로 분주하다. 대형건설사는 해외와 신사업에 힘을 쏟고 있으며 중견 건설사는 공공 공사를 중심으로 수주를 늘리면서 곳간을 쌓고 있다. 4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 5월까지 올해 해외건설 수주액은 136억4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57% 가량 늘었다. 해외 수주의 대부분은 대형 건설사의 활약 덕분이다. 전체 해외수주액 중 80% 안팎이 시공능력평가 순위 10위권 내에 건설사의 몫이다. 삼성E&A(옛 삼성엔지니어링)는 60억8093만 달러로 해외 수주 1위를 달리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30억8796만달러로 그 뒤를 이었다. GS건설은 14억2398만달러를 기록하면서 순항하고 있다. 수주액 대부분은 중동에서 나왔다. 삼성E&A는 사우디에서 60억8000만 달러 규모의 '아람코 파딜리 가스증설 프로그램 패키지 1·4'를 수주했다. GS건설도 12억2319만 달러의 사우디 '파드힐리 가스 증설 프로그램 패키지2' 수주 낭보를 전했다. 중견건설사인 SGC이앤씨(옛 SGC이테크건설)도 올해 초에 사우디 석유화학기업 SEPC로부터 수주한 화학플랜트 설비증설 공사의 최종 계약을 체결하는 성과를 보였다. 계약액 규모는 5억300만 달러다. 이에 더해 APOC IPA 프로젝트 등 1억9100만달러 규모의 계약도 체결하면서 총 8억5119만 달러의 해외 수주를 거뒀다. 대우건설이 체코 원전 사업 수주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사진은 대우건설 백정완 사장이 지난 5월 28일 원전사업 예정지인 두코바니 지역인사들과 면담을 진행하는 모습. (자료=대우건설) ■ 새 먹거리 확보 총력…원전 부활 날개짓에 신사업 찾는다 대형 건설사의 또 다른 해외 먹거리 목표는 '원전'이다. 특히, 대우건설과 현대건설이 적극적이다. 대우건설은 한수원의 팀코리아 구성원으로 30조원 규모 체코 원전 수주전을 벌이고 있다. 백정완 대우건설 대표이사 사장이 직접 세일즈 전면에 나섰다. 지난 5월 체코의 수도 프라하에서 '체·한 원전건설 포럼'을 열고 체코의 정부 관계자를 만나면 우호적 협력 관계 구축에 나선 게 대표적이다. 또 원전 사업 예정지인 두코바니에서도 지역협의체와 만남을 가지며 홍보를 이어갔다. 현대건설도 지난달 불가리아 소피아에서 '현대건설 불가리아 원전 로드쇼 2024'를 개최하며 원전 분야에서의 글로벌 시공역량을 과시했다. 코즐로두이 원자력발전소 신규 건설공사의 원활한 수주를 위해서다. 코즐로두이 원자력 발전소 프로젝트는 불가리아 수도인 소피아로부터 북쪽으로 약 200㎞ 떨어진 코즐로두이 원전 단지에 대형원전 2기를 추가로 신설하는 내용이다. 현대건설은 지난 2월 입찰자격심사(PQ)를 단독으로 통과했으며 엔지니어링 계약을 앞두고 윤영준 대표이사 사장이 루멘 라데프 불가리아 대통령과 면담을 진행하기도 했다. 에너지 사업 비중 확대와 AI 시대 도래 등 산업 전반의 환경 전환에 맞춘 수주 전략도 짜고 있다. 한화 건설부문과 GS건설은 풍부한 데이터센터 시공 역량을 바탕으로 데이터센터 수요 증가 등 시장 변화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한화 건설부문은 지난 2004년 KT데이터센터 준공 이후 현재까지 국내에서 가장 많은 데이터센터 사업장을 보유한 기업이다. GS건설도 2006년 데이터센터 시장 확장에 본격적으로 나선 이후 올해 안양시 동안구 호계동에 10번째 데이터센터인 '에포크 안양 센터'를 준공했다. DL이앤씨는 그동안 추진한 탄소 포집·저장·활용(CCUS)과 소형모듈원전(SMR), 수소·암모니아 분야에서 미래 성장 동력을 찾는다. 특히 관련 사업을 전문적으로 소화하기 위해 지난 2022년 설립한 카본코(CARBONCO)의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올해 신사업 수주 목표액을 2조4000억원으로 제시했다. 지난해 신사업 수주실적(2000억원)에 비해 2조원 이상 늘린다는 계획이다. 특히 에너지 사업과 스마트 시티 분야에서의 수주 확대가 기대된다. 동부건설이 수주한 포항 국제 전시컨벤션센터 투시도. (자료=동부건설) ■ 신사업 여의치 않다면 '공공'으로…중견건설사 안정적 먹거리 찾는다 중견 건설사들은 민간 주택 시장이 침체하자 '공공공사' 중심의 수주 전략을 세웠다. 두산건설은 1141억원 규모의 '국도59호선 연곡-현북 도로건설공사(2공구)'를 품었다. 해당 프로젝트는 총 29개사가 입찰에 참여하는 등 공공공사를 향한 수주 열기를 확인할 수 있다. 동부건설은 공공공사 기술형 입찰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일찌감치 조 단위 신규 수주를 올렸다. 동부건설의 기술형 입찰 수주액은 4000억원을 넘어섰다. 주요 수주는 '춘천~속초 철도건설 제2공구 노반 신설공사 기타공사'와 '육군 동화천 간부숙소 민간투자 시설사업', '포항 국제 전시컨벤션센터 건립공사' 등이다. 동부건설의 공공공사 먹거리 확보는 비주택이 아닌 주택 분야에서도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동부건설은 지난 4월 울산 신정동 공동주택 신축공사를 수주했다. 또 계룡건설산업, 대우건설과 컨소시엄을 이뤄 3기 신도시의 '하남교산 A2블록', '남양주왕숙 B1·B2·A3블록' 총 4개 단지 민간참여사업 공모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되기도 했다. 금호건설도 계룡건설, DL이앤씨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LH가 발주한 2703억원 규모의 '대전대동2 주거환경 개선사업 1·2블록 공동주택 건설공사 및 조성공사'를 품었다. 코오롱글로벌은 '춘천~속초 철도건설 제8공구', '강릉~제진 제6공구 노반공사' 등을 수주했다. 쌍용건설도 올해 첫 수주로 1323억원 규모의 광주 도시철도 2호선 2단계를 따냈다. 대보건설도 상반기에 2241억원 규모의 '춘천 속초 철도건설 제3공구 노반신설 기타공사' 등 공공부문 수주에서 강점을 보이며 6487억원의 수주고를 쌓았다. 건설사들의 공공공사 먹거리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수익성이 민간과 비교해서 높지 않지만 건설경기 침체기에는 안정적인 먹거리라는 평가에서다. 실제로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국내 건설사의 공공수주액은 64조8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0.8% 늘어날 전망이다. 민간수주액이 105조3000억원으로 16.1% 감소할 것이라는 예상과는 대조적이다. 이지혜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올해 SOC(사회간접자본) 예산이 26.4조원으로 전년 대비 5.8% 증가해 공공부문 건설 수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공공주택 수주는 정부의 주택공급 활성화 노력과 LH에서 역대 최대 규모인 12.5조원 가량의 공사를 발주할 것으로 보여 전년 대비 수주가 늘어날 것 같다"고 내다봤다.

[창간기획] 건설업계, 해외·신사업·공공 '삼박자'로 불황 넘는다

국내 대형건설사, 해외와 신사업에 집중하면서 주택시장 침체 대응
해외사업 진출 쉽지 않은 중견건설사, 공공먹거리 확대로 생존 모색

정지수 기자 승인 2024.07.04 14:03 의견 0

서울과 수도권 위주로 매매가가 반등하자, 수도권에 이어 지방광역시, 지방으로 퍼질 것이라는 기대감도 피어나고있다. 하지만 일시적 반등 후 다시 하락하는 '데드캣바운스(dead cat bounce)'에 그칠 것이라는 반론도 있다. 분양시장은 6월을 기점으로 뜨거워졌다. 대형 건설사들이 그동안 미뤄놓았던 분양 물량을 전국에서 쏟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 또한 상반기에 집중된 분양 물량이 하반기로 접어들수록 줄어들고 탄력을 잃을 것이란 비관론도 있다. 부동산시장은 여전히 불확실성에 쌓여있다는 얘기다. 이에 뷰어스는 창간 9주년을 맞아 ①하반기 분양시장과 매매시장 전망 ②국내 건설업계의 불황 타개 현황과 전망 ③정부 부동산세제 개편에 대한 전문가진단 기획을 3회에 걸쳐 진행한다.-편집자주

사우디아라비아 파딜리 가스플랜트 공단 전경. (자료=GS건설)

국내 주택시장 침체에 건설사들이 새 먹거리 발굴로 분주하다. 대형건설사는 해외와 신사업에 힘을 쏟고 있으며 중견 건설사는 공공 공사를 중심으로 수주를 늘리면서 곳간을 쌓고 있다.

4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 5월까지 올해 해외건설 수주액은 136억4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57% 가량 늘었다.

해외 수주의 대부분은 대형 건설사의 활약 덕분이다. 전체 해외수주액 중 80% 안팎이 시공능력평가 순위 10위권 내에 건설사의 몫이다.

삼성E&A(옛 삼성엔지니어링)는 60억8093만 달러로 해외 수주 1위를 달리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30억8796만달러로 그 뒤를 이었다. GS건설은 14억2398만달러를 기록하면서 순항하고 있다.

수주액 대부분은 중동에서 나왔다. 삼성E&A는 사우디에서 60억8000만 달러 규모의 '아람코 파딜리 가스증설 프로그램 패키지 1·4'를 수주했다. GS건설도 12억2319만 달러의 사우디 '파드힐리 가스 증설 프로그램 패키지2' 수주 낭보를 전했다.

중견건설사인 SGC이앤씨(옛 SGC이테크건설)도 올해 초에 사우디 석유화학기업 SEPC로부터 수주한 화학플랜트 설비증설 공사의 최종 계약을 체결하는 성과를 보였다. 계약액 규모는 5억300만 달러다. 이에 더해 APOC IPA 프로젝트 등 1억9100만달러 규모의 계약도 체결하면서 총 8억5119만 달러의 해외 수주를 거뒀다.

대우건설이 체코 원전 사업 수주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사진은 대우건설 백정완 사장이 지난 5월 28일 원전사업 예정지인 두코바니 지역인사들과 면담을 진행하는 모습. (자료=대우건설)

■ 새 먹거리 확보 총력…원전 부활 날개짓에 신사업 찾는다

대형 건설사의 또 다른 해외 먹거리 목표는 '원전'이다. 특히, 대우건설과 현대건설이 적극적이다.

대우건설은 한수원의 팀코리아 구성원으로 30조원 규모 체코 원전 수주전을 벌이고 있다. 백정완 대우건설 대표이사 사장이 직접 세일즈 전면에 나섰다. 지난 5월 체코의 수도 프라하에서 '체·한 원전건설 포럼'을 열고 체코의 정부 관계자를 만나면 우호적 협력 관계 구축에 나선 게 대표적이다. 또 원전 사업 예정지인 두코바니에서도 지역협의체와 만남을 가지며 홍보를 이어갔다.

현대건설도 지난달 불가리아 소피아에서 '현대건설 불가리아 원전 로드쇼 2024'를 개최하며 원전 분야에서의 글로벌 시공역량을 과시했다. 코즐로두이 원자력발전소 신규 건설공사의 원활한 수주를 위해서다.

코즐로두이 원자력 발전소 프로젝트는 불가리아 수도인 소피아로부터 북쪽으로 약 200㎞ 떨어진 코즐로두이 원전 단지에 대형원전 2기를 추가로 신설하는 내용이다. 현대건설은 지난 2월 입찰자격심사(PQ)를 단독으로 통과했으며 엔지니어링 계약을 앞두고 윤영준 대표이사 사장이 루멘 라데프 불가리아 대통령과 면담을 진행하기도 했다.

에너지 사업 비중 확대와 AI 시대 도래 등 산업 전반의 환경 전환에 맞춘 수주 전략도 짜고 있다.

한화 건설부문과 GS건설은 풍부한 데이터센터 시공 역량을 바탕으로 데이터센터 수요 증가 등 시장 변화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한화 건설부문은 지난 2004년 KT데이터센터 준공 이후 현재까지 국내에서 가장 많은 데이터센터 사업장을 보유한 기업이다. GS건설도 2006년 데이터센터 시장 확장에 본격적으로 나선 이후 올해 안양시 동안구 호계동에 10번째 데이터센터인 '에포크 안양 센터'를 준공했다.

DL이앤씨는 그동안 추진한 탄소 포집·저장·활용(CCUS)과 소형모듈원전(SMR), 수소·암모니아 분야에서 미래 성장 동력을 찾는다. 특히 관련 사업을 전문적으로 소화하기 위해 지난 2022년 설립한 카본코(CARBONCO)의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올해 신사업 수주 목표액을 2조4000억원으로 제시했다. 지난해 신사업 수주실적(2000억원)에 비해 2조원 이상 늘린다는 계획이다. 특히 에너지 사업과 스마트 시티 분야에서의 수주 확대가 기대된다.

동부건설이 수주한 포항 국제 전시컨벤션센터 투시도. (자료=동부건설)

■ 신사업 여의치 않다면 '공공'으로…중견건설사 안정적 먹거리 찾는다

중견 건설사들은 민간 주택 시장이 침체하자 '공공공사' 중심의 수주 전략을 세웠다.

두산건설은 1141억원 규모의 '국도59호선 연곡-현북 도로건설공사(2공구)'를 품었다. 해당 프로젝트는 총 29개사가 입찰에 참여하는 등 공공공사를 향한 수주 열기를 확인할 수 있다.

동부건설은 공공공사 기술형 입찰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일찌감치 조 단위 신규 수주를 올렸다. 동부건설의 기술형 입찰 수주액은 4000억원을 넘어섰다. 주요 수주는 '춘천~속초 철도건설 제2공구 노반 신설공사 기타공사'와 '육군 동화천 간부숙소 민간투자 시설사업', '포항 국제 전시컨벤션센터 건립공사' 등이다.

동부건설의 공공공사 먹거리 확보는 비주택이 아닌 주택 분야에서도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동부건설은 지난 4월 울산 신정동 공동주택 신축공사를 수주했다. 또 계룡건설산업, 대우건설과 컨소시엄을 이뤄 3기 신도시의 '하남교산 A2블록', '남양주왕숙 B1·B2·A3블록' 총 4개 단지 민간참여사업 공모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되기도 했다.

금호건설도 계룡건설, DL이앤씨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LH가 발주한 2703억원 규모의 '대전대동2 주거환경 개선사업 1·2블록 공동주택 건설공사 및 조성공사'를 품었다.

코오롱글로벌은 '춘천~속초 철도건설 제8공구', '강릉~제진 제6공구 노반공사' 등을 수주했다. 쌍용건설도 올해 첫 수주로 1323억원 규모의 광주 도시철도 2호선 2단계를 따냈다. 대보건설도 상반기에 2241억원 규모의 '춘천 속초 철도건설 제3공구 노반신설 기타공사' 등 공공부문 수주에서 강점을 보이며 6487억원의 수주고를 쌓았다.

건설사들의 공공공사 먹거리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수익성이 민간과 비교해서 높지 않지만 건설경기 침체기에는 안정적인 먹거리라는 평가에서다.

실제로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국내 건설사의 공공수주액은 64조8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0.8% 늘어날 전망이다. 민간수주액이 105조3000억원으로 16.1% 감소할 것이라는 예상과는 대조적이다.

이지혜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올해 SOC(사회간접자본) 예산이 26.4조원으로 전년 대비 5.8% 증가해 공공부문 건설 수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공공주택 수주는 정부의 주택공급 활성화 노력과 LH에서 역대 최대 규모인 12.5조원 가량의 공사를 발주할 것으로 보여 전년 대비 수주가 늘어날 것 같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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