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증권의 매각 작업이 ‘본궤도’에 올랐다. 그간 수차례 매각설이 제기됐음에도 꿋꿋이 버텨왔던 한양증권이지만 한양재단 경영난이 결국 ‘설’을 '현실'로 만들었다. 인수작업이 본격화하면서 한양증권의 새주인이 될 후보들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23일 한양학원은 교육부로부터 지분 매각 승인을 받아 구체적인 매각 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매각하는 주식은 한양학원이 보유한 한양증권 주식 151만4025주, 총 165억6086만원 규모다.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고려한 매각가는 1000억원 안팎으로 예상된다. 현재 한양증권 지분은 한양학원이 16.29% 보유 중이며 ▲백남관광 10.85% ▲에이치비디씨 7.45% ▲김종량 이사장 4.05% 등 한양대학교와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비중이 40.99%에 달한다. ■ 체질개선 성공한 한양증권 '알짜' 평가 지배적 한양증권은 그동안 증권가 매각설의 단골 손님이었다. 증권업황이 위축될 때마다 언급됐던 한양증권 매각설은 지난 2022년 강원도 레고랜드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사태 등의 여파로 자금시장이 경색됐을 때도 불거지며 한차례 몸살을 앓았다. 이후 꾸준한 체질 개선으로 한양증권은 최근 안팎에서 호평을 받아왔다. 특히 지난해 말 기준 한양증권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 비중이 ‘제로’를 기록하며 차별화된 건전성을 보여주기도 했다. 실적 역시 꾸준히 우상향하며 지난 1분기 전년대비 22.1% 증가한 195억원을 달성했다. 한양재단의 경영난을 타개하기 위한 대안으로 매각 작업에 돌입하긴 했지만 매물로서 한양증권은 ‘알짜’라는 평이 지배적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인수 매물로서 한양증권에 대한 평가는 수년 사이 확연히 달라졌다”며 “증권업 라이선스 획득 자체가 힘든 상황에서 증권업 진출을 노리는 인수 후보들에게는 충분히 매력적일 수 있다”고 평했다. 이에 한양증권 매각설이 공식화하는 과정에서 시장은 가장 먼저 우리금융지주의 인수 가능성을 높게 봤다. 앞선 5월 한국포스증권 인수를 통해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에 나선 우리금융은 우리투자증권 출범을 통해 업계 10위권 도약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이를 위해 추가 인수 가능성도 열어둔 만큼 인수 후보로 관심받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우리금융은 인수전에 뛰어들지 않았다. 우리투자증권의 빠른 초기 안착을 위해 리테일 부문에 대한 니즈가 강한 데 비해 한양증권은 상대적으로 PF 중심 구조를 띄고 있어 매력도가 낮다는 점, 자기자본 규모 상으로도 포스증권과 큰 차이를 두기 어렵다는 점 등이 배경으로 꼽혔다. 이와 관련해 금투업계 한 관계자는 “합병인가안을 상정하고 내달 중 인수를 마치는 입장에서 한양증권 인수를 추진할 경우 포스증권 인수가 최선이 아니었다는 것을 인정하는 셈일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실제 전일 한양대학교 재단이 진행한 인수제안서를 제출한 곳은 강성부 펀드로 알려진 KCGI와 LF, 케이엘앤파트너스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진다. ■ 매각 속도 높이는 한양재단...'체급' 부족은 한계 투자은행(IB)업계에선 이 가운데 KCGI의 매수 가능성을 가장 높게 본다. 현재 한양재단은 별도의 매각 주간사 없이 한양대학교 재단 사무국이 모든 작업을 도맡아 하고 있다. 인수 의향서 제출 등의 작업을 거쳐 경쟁계약을 따르고 있지만 KCGI를 이끌고 있는 강성부 대표가 한양재단과 오랜 기간 인연을 이어오고 있어 사실상 수의계약도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자금난을 겪고 있는 한양재단으로서는 매각을 통해 더 높은 가격을 받아내고 싶은 것과 동시에 무엇보다 빠른 속도로 진행하기를 원하는 분위기”라며 “그간 강 대표와 사전 교류를 통해 충분히 매각 작업에 대한 교감을 이뤘을 가능성도 있는 만큼 KCGI가 한양증권 인수에 어느 정도 의지를 보이느냐에 달린 문제 아니겠냐”고 봤다. 한편 원매자들이 기다렸던 매물 등장에도 불구하고 금융지주를 포함한 큰 손들의 불참은 한양증권이 게임 체인저급이 아니라는 한계 때문이라는 평도 있다. 앞선 관계자는 “M&A 과정에서 소요되는 상당 수준의 비용 투입을 감안했을 때 이를 감수할 만큼 매력적인 매물이냐는 관점에서 한양증권 사업 구조의 불균형, 부동산 PF관련 잠재 부실 가능성, 그리고 자기자본 1조원 수준의 매물을 통해 증권 시장에서 판을 뒤집을 만한 기회로 삼기는 부족하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라며 “추가로 매물이 나올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 것도 하나의 변수”라고 전했다.

‘본궤도’ 오른 한양증권 매각, KCGI로 향하나

한양재단, 자금난에 한양증권 매각 속도 올려
우리금융 등 '큰손' 관심은 덜해

박민선 기자 승인 2024.07.25 10:34 | 최종 수정 2024.07.25 11:24 의견 0


한양증권의 매각 작업이 ‘본궤도’에 올랐다. 그간 수차례 매각설이 제기됐음에도 꿋꿋이 버텨왔던 한양증권이지만 한양재단 경영난이 결국 ‘설’을 '현실'로 만들었다. 인수작업이 본격화하면서 한양증권의 새주인이 될 후보들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23일 한양학원은 교육부로부터 지분 매각 승인을 받아 구체적인 매각 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매각하는 주식은 한양학원이 보유한 한양증권 주식 151만4025주, 총 165억6086만원 규모다.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고려한 매각가는 1000억원 안팎으로 예상된다.

현재 한양증권 지분은 한양학원이 16.29% 보유 중이며 ▲백남관광 10.85% ▲에이치비디씨 7.45% ▲김종량 이사장 4.05% 등 한양대학교와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비중이 40.99%에 달한다.

■ 체질개선 성공한 한양증권 '알짜' 평가 지배적

한양증권은 그동안 증권가 매각설의 단골 손님이었다. 증권업황이 위축될 때마다 언급됐던 한양증권 매각설은 지난 2022년 강원도 레고랜드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사태 등의 여파로 자금시장이 경색됐을 때도 불거지며 한차례 몸살을 앓았다.

이후 꾸준한 체질 개선으로 한양증권은 최근 안팎에서 호평을 받아왔다. 특히 지난해 말 기준 한양증권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 비중이 ‘제로’를 기록하며 차별화된 건전성을 보여주기도 했다. 실적 역시 꾸준히 우상향하며 지난 1분기 전년대비 22.1% 증가한 195억원을 달성했다.

한양재단의 경영난을 타개하기 위한 대안으로 매각 작업에 돌입하긴 했지만 매물로서 한양증권은 ‘알짜’라는 평이 지배적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인수 매물로서 한양증권에 대한 평가는 수년 사이 확연히 달라졌다”며 “증권업 라이선스 획득 자체가 힘든 상황에서 증권업 진출을 노리는 인수 후보들에게는 충분히 매력적일 수 있다”고 평했다.

이에 한양증권 매각설이 공식화하는 과정에서 시장은 가장 먼저 우리금융지주의 인수 가능성을 높게 봤다. 앞선 5월 한국포스증권 인수를 통해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에 나선 우리금융은 우리투자증권 출범을 통해 업계 10위권 도약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이를 위해 추가 인수 가능성도 열어둔 만큼 인수 후보로 관심받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우리금융은 인수전에 뛰어들지 않았다. 우리투자증권의 빠른 초기 안착을 위해 리테일 부문에 대한 니즈가 강한 데 비해 한양증권은 상대적으로 PF 중심 구조를 띄고 있어 매력도가 낮다는 점, 자기자본 규모 상으로도 포스증권과 큰 차이를 두기 어렵다는 점 등이 배경으로 꼽혔다.

이와 관련해 금투업계 한 관계자는 “합병인가안을 상정하고 내달 중 인수를 마치는 입장에서 한양증권 인수를 추진할 경우 포스증권 인수가 최선이 아니었다는 것을 인정하는 셈일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실제 전일 한양대학교 재단이 진행한 인수제안서를 제출한 곳은 강성부 펀드로 알려진 KCGI와 LF, 케이엘앤파트너스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진다.

■ 매각 속도 높이는 한양재단...'체급' 부족은 한계

투자은행(IB)업계에선 이 가운데 KCGI의 매수 가능성을 가장 높게 본다. 현재 한양재단은 별도의 매각 주간사 없이 한양대학교 재단 사무국이 모든 작업을 도맡아 하고 있다.

인수 의향서 제출 등의 작업을 거쳐 경쟁계약을 따르고 있지만 KCGI를 이끌고 있는 강성부 대표가 한양재단과 오랜 기간 인연을 이어오고 있어 사실상 수의계약도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자금난을 겪고 있는 한양재단으로서는 매각을 통해 더 높은 가격을 받아내고 싶은 것과 동시에 무엇보다 빠른 속도로 진행하기를 원하는 분위기”라며 “그간 강 대표와 사전 교류를 통해 충분히 매각 작업에 대한 교감을 이뤘을 가능성도 있는 만큼 KCGI가 한양증권 인수에 어느 정도 의지를 보이느냐에 달린 문제 아니겠냐”고 봤다.

한편 원매자들이 기다렸던 매물 등장에도 불구하고 금융지주를 포함한 큰 손들의 불참은 한양증권이 게임 체인저급이 아니라는 한계 때문이라는 평도 있다.

앞선 관계자는 “M&A 과정에서 소요되는 상당 수준의 비용 투입을 감안했을 때 이를 감수할 만큼 매력적인 매물이냐는 관점에서 한양증권 사업 구조의 불균형, 부동산 PF관련 잠재 부실 가능성, 그리고 자기자본 1조원 수준의 매물을 통해 증권 시장에서 판을 뒤집을 만한 기회로 삼기는 부족하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라며 “추가로 매물이 나올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 것도 하나의 변수”라고 전했다.

저작권자 ⓒ뷰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