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일봉차트(키움증권 HTS) "결과적으로 2년전 우리은행 횡령 손실을 금호타이어가 메꿔준 셈이 됐다." 최근 급작스럽게 이뤄진 우리은행의 금호타이어 지분 매각 배경을 두고 금융권 안팎에서 흘러나오는 뒷얘기다. 당시 횡령 사고가 난 우리은행 기업개선부가 이번 금호타이어 지분 매각의 주무 부서란 점 역시 이 같은 '설'이 나오는 이유로 추정된다. 우리은행은 지난 18일 보유 중이던 금호타이어 지분 1100만주를 시간외매매(블록딜) 형태로 매각했다. 매각 단가는 17일 종가(6190원)에 할인율 11%를 적용한 5509원으로, 총 매매수익은 약 606억원이다. 금호타이어는 2010년 이후 경영위기를 겪으면서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 매각 작업 등을 거쳤고, 이 과정에서 채권금융기관들은 금호타이어 출자전환 지분 23.1%를 최종 보유하게 된다. 우리은행이 7.78%로 가장 많았고, 산업은행(7.43%), 국민은행(2.29%), 수출입은행(1.72%) 등이 뒤를 이었다. 최근 주식 처분 제한 기간이 해제되면서 채권단의 지분 처분이 가능해졌고, 우리은행이 보유 지분의 약 절반을 정리하며 스타트를 끊었다. 우리은행의 블록딜 소식에 증시는 즉각 반응했다. 지난 18일 금호타이어 주가는 전일 대비 11.15%(690원) 급락한 5500원에 장을 마쳤다. 환골탈태 수준의 실적 개선을 발표하면서 지난 5월 주가가 8000원대까지 치솟았으나 현재는 5000원선도 위험해졌다. 우리은행의 보유 지분 매각이 주가에 상당한 타격을 가한 것이다. 일단 우리은행의 이번 금호타이어 지분 매각을 두고선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기 위한 '고육지책'이란 해석이 제기된다. 우리금융은 올해 임종룡 회장 취임 2년 차를 맞아 은행 중심의 수익구조 탈피를 위해 증권, 보험 등 포트폴리오 확장에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다. 증권의 경우 우리종합금융과 한국포스증권과의 합병 인가를 최근 받았다. 보험사는 시장에 매물로 나온 롯데손해보험의 실사에 단독으로 참여했다가 철수한 뒤 현재 중국 다자보험 측과 동양·ABL생명인수 협상을 진행 중에 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한국포스증권의 경우 인수 비용이 거의 발생하지 않았지만 동양생명과 ABL생명은 차원이 다르다”며 “자본적정성 지표인 보통주자본비율(CET1)의 하락을 방어하면서 여러 숙제를 동시에 해결하려면 동원할 수 있는 수단은 모두 동원해야 할 것”이라고 봤다. 지난 1분기 기준 우리금융의 CET1은 12.0%로 5대 금융지주 가운데 가장 낮다. CET1을 높이려면 이익을 많이 내야 하고, 이익을 많이 내려면 대출 등 영업을 강화해야 하는데, 리스크 관리에 실패할 경우 위험가중자산(RWA)이 늘어나 CET1이 낮아질 위험이 있다. CET1은 보통주자본을 위험가중자산으로 나눈 값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M&A 이슈도 CET1 하락 요인이다. 업계 경쟁력 확보를 위해 우리금융은 보험사 인수가 반드시 필요하고, 오버페이를 할 경우 CET1은 마지노선인 12% 아래로 떨어지게 된다. CET1이 떨어지면 배당 여력이 그만큼 위축되고 이는 최근 은행 지주들의 필수 참여 코스인 '밸류업 흐름'의 이탈을 의미한다. 결국 우리금융은 현재 ▲영업 강화를 통한 이익 체력 증대 ▲보험사 인수 등 포트폴리오 강화 ▲자본적정성 강화(CET1 하락 방어 또는 상승) ▲주주환원 확대 등 4가지 숙제를 동시에 해결해야 할 처지다. RWA를 줄일 수 없고, 보험사 인수도 꼭 해야 한다면 이익잉여금을 늘려야 CET1 방어가 된다. 금호타이어 채권금융기관 가운데 가장 먼저 지분 매각에 나선 배경으로 볼 수 있다. 우리금융의 다급한 처지에 불똥은 금호타이어 주주들로 튀었다.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도 증권가 애널리스트들로부터 장밋빛 청사진이 제시된 상황에서 '블록딜'이라는 찬물을 뒤집어썼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증권가 일각에선 이번 매각 규모와 2년 전 발생한 횡령 금액 규모가 비슷해 '금호타이어가 우리금융 횡령 손실을 보전해줬다'는 쓴소리도 나온다. 우리은행 본점 기업개선부의 한 직원은 2012년 6월부터 2020년 6월까지 8년간 8회에 걸쳐 총 697억원을 횡령했다 뒤늦게 적발돼 우리 사회 전반에 큰 충격을 준 바 있다. 마침 금호타이어 지분 매각 담당 부서가 기업개선부(현 관리기업심사부)이고, 굳이 지분의 절반 가량만 매각했다는 점에서 이 같은 해석이 나오고 있는 것. 자본시장의 한 관계자는 “이번 블록딜 물량(1100만주)이 블록딜 전일(17일) 종가(6190원) 기준으로 680억원 수준인데 이는 2년전 드러난 횡령 손실액(697억원)과 비슷한 규모"라며 "결과적으로 시장 반응이 기대에 못미쳐 600억원 남짓 이익을 남겼지만 금타 물량은 이미 대손처리돼 있다 보니 이번 매각금액은 그대로 이익으로 잡힐 것"이라고 귀띔했다. 이에 대해 우리금융 측은 “2년 전 횡령사건과 금호타이어 지분 매각을 연결짓는 것은 말도 안되는 얘기”라며 “이미 (횡령 금액 관련) 손실 처리를 했기 때문에 구멍 난 부분을 메꾸고 말고 할 게재가 아니다”고 반박했다. 남은 지분의 매각 계획에 대해선 “금호타이어의 일 평균 거래량이 50만 주에 불과해 쉽게 결정하기 어려운 것 같다"며 "매각 의사가 있긴 하지만 시기는 시장 상황에 따라 결정할 것이고 아직 결정된 건 없다”고 답했다.

2년전 우리은행 횡령 손실, 금호타이어가 메꿨다?

우리은행 지분 매각에 금타 주주 '부글부글'
금융권 "우리금융 다급한 처지에 고육지책"
증권가 "2년전 횡령 손실, 금타가 메꿔준 셈"
우리은행 "횡령사고와 매각 무관...남은 지분은 미정"

최중혁 기자 승인 2024.07.26 10:46 의견 0
금호타이어 일봉차트(키움증권 HTS)


"결과적으로 2년전 우리은행 횡령 손실을 금호타이어가 메꿔준 셈이 됐다."

최근 급작스럽게 이뤄진 우리은행의 금호타이어 지분 매각 배경을 두고 금융권 안팎에서 흘러나오는 뒷얘기다. 당시 횡령 사고가 난 우리은행 기업개선부가 이번 금호타이어 지분 매각의 주무 부서란 점 역시 이 같은 '설'이 나오는 이유로 추정된다.

우리은행은 지난 18일 보유 중이던 금호타이어 지분 1100만주를 시간외매매(블록딜) 형태로 매각했다. 매각 단가는 17일 종가(6190원)에 할인율 11%를 적용한 5509원으로, 총 매매수익은 약 606억원이다.

금호타이어는 2010년 이후 경영위기를 겪으면서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 매각 작업 등을 거쳤고, 이 과정에서 채권금융기관들은 금호타이어 출자전환 지분 23.1%를 최종 보유하게 된다. 우리은행이 7.78%로 가장 많았고, 산업은행(7.43%), 국민은행(2.29%), 수출입은행(1.72%) 등이 뒤를 이었다. 최근 주식 처분 제한 기간이 해제되면서 채권단의 지분 처분이 가능해졌고, 우리은행이 보유 지분의 약 절반을 정리하며 스타트를 끊었다.

우리은행의 블록딜 소식에 증시는 즉각 반응했다. 지난 18일 금호타이어 주가는 전일 대비 11.15%(690원) 급락한 5500원에 장을 마쳤다. 환골탈태 수준의 실적 개선을 발표하면서 지난 5월 주가가 8000원대까지 치솟았으나 현재는 5000원선도 위험해졌다. 우리은행의 보유 지분 매각이 주가에 상당한 타격을 가한 것이다.

일단 우리은행의 이번 금호타이어 지분 매각을 두고선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기 위한 '고육지책'이란 해석이 제기된다.

우리금융은 올해 임종룡 회장 취임 2년 차를 맞아 은행 중심의 수익구조 탈피를 위해 증권, 보험 등 포트폴리오 확장에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다. 증권의 경우 우리종합금융과 한국포스증권과의 합병 인가를 최근 받았다. 보험사는 시장에 매물로 나온 롯데손해보험의 실사에 단독으로 참여했다가 철수한 뒤 현재 중국 다자보험 측과 동양·ABL생명인수 협상을 진행 중에 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한국포스증권의 경우 인수 비용이 거의 발생하지 않았지만 동양생명과 ABL생명은 차원이 다르다”며 “자본적정성 지표인 보통주자본비율(CET1)의 하락을 방어하면서 여러 숙제를 동시에 해결하려면 동원할 수 있는 수단은 모두 동원해야 할 것”이라고 봤다.

지난 1분기 기준 우리금융의 CET1은 12.0%로 5대 금융지주 가운데 가장 낮다. CET1을 높이려면 이익을 많이 내야 하고, 이익을 많이 내려면 대출 등 영업을 강화해야 하는데, 리스크 관리에 실패할 경우 위험가중자산(RWA)이 늘어나 CET1이 낮아질 위험이 있다. CET1은 보통주자본을 위험가중자산으로 나눈 값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M&A 이슈도 CET1 하락 요인이다. 업계 경쟁력 확보를 위해 우리금융은 보험사 인수가 반드시 필요하고, 오버페이를 할 경우 CET1은 마지노선인 12% 아래로 떨어지게 된다. CET1이 떨어지면 배당 여력이 그만큼 위축되고 이는 최근 은행 지주들의 필수 참여 코스인 '밸류업 흐름'의 이탈을 의미한다.

결국 우리금융은 현재 ▲영업 강화를 통한 이익 체력 증대 ▲보험사 인수 등 포트폴리오 강화 ▲자본적정성 강화(CET1 하락 방어 또는 상승) ▲주주환원 확대 등 4가지 숙제를 동시에 해결해야 할 처지다. RWA를 줄일 수 없고, 보험사 인수도 꼭 해야 한다면 이익잉여금을 늘려야 CET1 방어가 된다. 금호타이어 채권금융기관 가운데 가장 먼저 지분 매각에 나선 배경으로 볼 수 있다.

우리금융의 다급한 처지에 불똥은 금호타이어 주주들로 튀었다.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도 증권가 애널리스트들로부터 장밋빛 청사진이 제시된 상황에서 '블록딜'이라는 찬물을 뒤집어썼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증권가 일각에선 이번 매각 규모와 2년 전 발생한 횡령 금액 규모가 비슷해 '금호타이어가 우리금융 횡령 손실을 보전해줬다'는 쓴소리도 나온다. 우리은행 본점 기업개선부의 한 직원은 2012년 6월부터 2020년 6월까지 8년간 8회에 걸쳐 총 697억원을 횡령했다 뒤늦게 적발돼 우리 사회 전반에 큰 충격을 준 바 있다.

마침 금호타이어 지분 매각 담당 부서가 기업개선부(현 관리기업심사부)이고, 굳이 지분의 절반 가량만 매각했다는 점에서 이 같은 해석이 나오고 있는 것.

자본시장의 한 관계자는 “이번 블록딜 물량(1100만주)이 블록딜 전일(17일) 종가(6190원) 기준으로 680억원 수준인데 이는 2년전 드러난 횡령 손실액(697억원)과 비슷한 규모"라며 "결과적으로 시장 반응이 기대에 못미쳐 600억원 남짓 이익을 남겼지만 금타 물량은 이미 대손처리돼 있다 보니 이번 매각금액은 그대로 이익으로 잡힐 것"이라고 귀띔했다.

이에 대해 우리금융 측은 “2년 전 횡령사건과 금호타이어 지분 매각을 연결짓는 것은 말도 안되는 얘기”라며 “이미 (횡령 금액 관련) 손실 처리를 했기 때문에 구멍 난 부분을 메꾸고 말고 할 게재가 아니다”고 반박했다.

남은 지분의 매각 계획에 대해선 “금호타이어의 일 평균 거래량이 50만 주에 불과해 쉽게 결정하기 어려운 것 같다"며 "매각 의사가 있긴 하지만 시기는 시장 상황에 따라 결정할 것이고 아직 결정된 건 없다”고 답했다.

저작권자 ⓒ뷰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