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병훈 신세계건설 건설부문 대표이사. (자료=신세계그룹)
신세계건설의 재무구조 개선 노력이 반쪽짜리에 그치고 있다. 대규모 자본금 확보로 유동성 대응 부담을 낮췄으나 부진한 실적에 위기감이 가시지 않는 모양새다.
22일 신세계건설이 전자공시시스템 다트에 공시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은 4284억원, 영업손실 643억원으로 집계됐다. 당기순손실은 364억원이다.
신세계건설은 상반기 외형 역성장과 더불어 적자폭도 키웠다. 상반기 매출은 1년 전(7989억원)과 비교했을 때 46.4% 급감했다. 반면 적자폭은 432억원에서 48.8% 급증했다. 당기순손실도 5.5% 증가했다.
신세계건설은 원가압박과 금융비용의 증가 등으로 실적 개선이 쉽지 않은 형국이다. 신세계건설의 올해 상반기 매출원가율은 103.2%로 1년 전 대비 2.4%포인트(p) 증가했다. 공사를 하면 할수록 손해가 불어났다는 의미다.
신세계건설의 실적 부진은 어느정도 예상됐다는 평가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3월 신세계건설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부정적'에서 'A-/안정적'으로, 기업신용등급을 'A2'에서 'A2-'로 하향조정하면서 "원가율이 높은 민간 도급공사 위주의 사업장 구성, 미분양 현장 관련 추가적인 손실 가능성 등을 감안하면 의미 있는 수준의 수익성 개선에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신세계건설의 이 같은 실적 악화는 재무구조 개선 작업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다만, 신세계건설은 올해 상반기 부채비율이 161.1%로 낮아지는 등 재무구조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부채비율이 951.8%에 달했던 점을 고려하면 크게 낮아진 수치다. 올해 6500억원의 신종자본증권 신규 발행과 레저사업 부문 매각을 통해 1800억원의 유동성을 확보했다.
다만 자본금이 크게 늘면서 부채비율을 낮췄으나 전체 부채액이 줄지는 않았다. 부채총계는 1조1640억원으로 지난해 말과 비교했을 때 2.0% 오히려 늘었다. 차입금 규모는 지난해 말에 3442억원이었으나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는 6763억원까지 증가했다.
신세계건설은 올해 상반기에만 205억원의 금융비용을 지출했다. 1년 전에 해당 비용은 69억원에 불과했으나 3배 이상 증가한 셈이다. 재무건전성 확보를 위해 조달한 65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표면 이자율은 7.1% 수준의 고금리다. 매년 460억원 가량의 이자가 발생한다.
당장의 재무구조 개선에는 장기간의 실적 부진이 계속된다면 재무건전성은 다시 위협받을 수 있다. 실제로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마이너스(-) 2045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805억원)와 마찬가지로 적자다. 건설본업에서 돈을 벌어들이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건설원가 감당이 어렵고 고금리 환경에서 자금조달도 선제적으로 나선 건설사들이 많은데 신세계건설도 그 중 한 곳"이라며 "재무구조 개선 작업 외에 원가율 개선과 함께 미분양 사업지에서의 대금 회수가 빠르게 이뤄져야 안정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