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30일 인천국제공항 국산 지속가능항공유(SAF) 상용운항 첫 취항식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오종훈 SK에너지 사장, 안와르 에이 알-히즈아지 에쓰오일 대표이사,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 우기홍 대한항공 대표이사 사장, 이학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등 (사진=에쓰오일) 지속가능항공유(SAF)의 국내 항공사들의 도입이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내년부터 유럽연합(EU)는 이 항공유의 혼합을 의무화한다는 방침이기 때문이다. 한국은 EU나 미국, 일본보다 SAF 도입 관련 정책이 늦은 만큼 관련 혜택 지원 마련이 시급하다. SAF가 비싼 만큼 항공사 입장에서는 비용 부담이 될 수 있어서다. 정유사 입장에서는 탄소배출 감축 등 친환경 에너지 신사업을 펼칠 수 있는 기회로 보고 환영하고 있다. ■ 정부, 지속가능항공유(SAF) 도입 서둘러…대한항공, 단거리 국제선 1회 주입 5일 국내 항공 업계에 따르면 정부와 함께 SAF 도입을 위한 정책 마련에 논의를 지속하고 있다. 정부가 대한항공 등의 국제선 정기 운항기에 국산 SAF 도입을 본격 시작했다. 오는 2027년부터는 국내 출발 모든 국제선 항공편에 SAF 혼합유 사용을 의무화하도록 추진하고 있다. 이는 2027년 국제민간항공기구(ICAO)가 2010년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린 총회에서 국제항공 탄소상쇄·감축제도(CORSIA)를 의무화하기로 결의했기 때문이다. 이에 정부는 지난달 30일 국제항공 탄소감축과 신사업 창출을 위한 SAF 확산 계획을 발표했다. 구체적으로는 올해 SAF 급유 상용운항 개시를 시작하고, 내년까지 자율적 SAF 사용을 촉진한다는 계획이다. 오는 2027년에는 국내 출발 국제선 모든 항공편에 1% 내외의 SAF 혼합 급유를 의무화한다. 이미 세계 주요국들은 SAF 혼합유를 의무화하기 위한 정책을 마련한 상태다. EU는 지난해부터 SAF 혼합의무 시행 및 중장기 목표를 세웠다. 오는 2025년부터 이미 의무 혼합비율을 2%부터 시작해 2030년 6%, 2050년 70%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미국도 2021년부터 SAF 생산량 확대를 위한 인센티브 제도를 마련했다. 미국 내 SAF 생산시설 확충을 위해 5년간 10억 달러의 보조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일본은 오는 2030년까지 일본 항공사의 연료 소비량의 10%를 SAF로 대체하도록 의무화하도록 하고, SAF 생산량에 따라 최대 40% 법인세를 공제해 주는 법안을 시행할 예정이다. ■ 항공사 “도입 비용 부담, 항공료 올리기 어려워 지원 필요”…정유사 “도입 환영” 항공업계와 정유업계는 온도차가 있다. SAF 비용이 만만치 않은데, 항공사 입장에서는 항공료를 올리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어서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 정유업계는 탄소감축 관련 신사업을 강화할 수 있는 기회로 보고 SAF 도입을 환영하는 입장이다. 당장에 대한항공은 국내 정유 업계와 SAF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1일에는 인천-도쿄 하네다공항에서 대한항공 여객기에 S-OIL(에쓰오일)이 SAF를 1회 주유했다. 대한항공은 내년 7월까지 1년간 주 1회 KE719편 전체 항공유의 1%를 SAF를 주유할 계획이다. 단거리 노선부터 국산 SAF 사용을 시작하고, 이후 중장거리 노선으로 사용 범위를 넓힐 예정이다. 대한항공 해당 노선에는 에쓰오일과 SK에너지가 국내 생산시설에서 생산한 SAF를 활용하게 된다. 전반 6개월은 에쓰오일이, 후반 6개월은 SK에너지가 담당할 예정이다. 안와르 알 히즈아지 에쓰오일 CEO는 “향후 SAF 전용 생산시설 건설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국내와 해외의 수요 증가에 대비해 안정적으로 공급을 확대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고, 다른 친환경 에너지와 자원순환 제품 공급도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SK에너지 관계자는 “정유 업계 입장에서는 탄소감축 신재생에너지 활용 사업을 확대하는 것이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했다. SAF는 폐식용유나 동물성유지를 친환경 정제 원료로 만드는 것이다. SK에너지와 에쓰오일의 SAF는 모두 ICAO의 CORSIA 인증을 획득했다. 항공 업계는 SAF 도입 비용에서 부담이 될 수 있다. 항공료를 올리기에도 쉽지 않은 상황이어서 적절한 가격선을 찾아야 하고, 정부 지원 혜택도 필요하다. 항공 업계 관계자는 “SAF가 기존 항공유에 비해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비용 부담이 있는 게 사실”이라며 “그렇다고 항공료를 올리기에는 소비자 등의 반발이 예상되기 때문에 쉽지 않다.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지난 2023년 기준 정유업계 생산 SAF 가격 추정치는 평균 2600달러다. 이는 기존 항공유 대비 3배가량 비싼 가격이다. 이에 글로벌 항공사들은 SAF 사용 항공편에 대해 추가 요금을 부과할 방침이다. 독일 루프트한자는 2025년부터 EU 27개 회원국과 영국, 노르웨이, 스위스 출발 모든 항공편에 우리나라 돈으로 10만원가량의 추가 요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지속가능항공유' 보는 정유·항공 시각차…"항공료 올리기는 어려워"

정부, 지속가능항공유(SAF) 도입 서둘러…대한항공, 일본-인천행 1회 주입
항공업계 "비용 부담, 항공료 올리긴 어려워 지원 필요"…정유업계 "도입 환영"

손기호 기자 승인 2024.09.05 11:20 의견 0
지난 8월30일 인천국제공항 국산 지속가능항공유(SAF) 상용운항 첫 취항식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오종훈 SK에너지 사장, 안와르 에이 알-히즈아지 에쓰오일 대표이사,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 우기홍 대한항공 대표이사 사장, 이학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등 (사진=에쓰오일)


지속가능항공유(SAF)의 국내 항공사들의 도입이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내년부터 유럽연합(EU)는 이 항공유의 혼합을 의무화한다는 방침이기 때문이다. 한국은 EU나 미국, 일본보다 SAF 도입 관련 정책이 늦은 만큼 관련 혜택 지원 마련이 시급하다.

SAF가 비싼 만큼 항공사 입장에서는 비용 부담이 될 수 있어서다. 정유사 입장에서는 탄소배출 감축 등 친환경 에너지 신사업을 펼칠 수 있는 기회로 보고 환영하고 있다.

■ 정부, 지속가능항공유(SAF) 도입 서둘러…대한항공, 단거리 국제선 1회 주입

5일 국내 항공 업계에 따르면 정부와 함께 SAF 도입을 위한 정책 마련에 논의를 지속하고 있다. 정부가 대한항공 등의 국제선 정기 운항기에 국산 SAF 도입을 본격 시작했다. 오는 2027년부터는 국내 출발 모든 국제선 항공편에 SAF 혼합유 사용을 의무화하도록 추진하고 있다.

이는 2027년 국제민간항공기구(ICAO)가 2010년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린 총회에서 국제항공 탄소상쇄·감축제도(CORSIA)를 의무화하기로 결의했기 때문이다. 이에 정부는 지난달 30일 국제항공 탄소감축과 신사업 창출을 위한 SAF 확산 계획을 발표했다.

구체적으로는 올해 SAF 급유 상용운항 개시를 시작하고, 내년까지 자율적 SAF 사용을 촉진한다는 계획이다. 오는 2027년에는 국내 출발 국제선 모든 항공편에 1% 내외의 SAF 혼합 급유를 의무화한다.

이미 세계 주요국들은 SAF 혼합유를 의무화하기 위한 정책을 마련한 상태다. EU는 지난해부터 SAF 혼합의무 시행 및 중장기 목표를 세웠다. 오는 2025년부터 이미 의무 혼합비율을 2%부터 시작해 2030년 6%, 2050년 70%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미국도 2021년부터 SAF 생산량 확대를 위한 인센티브 제도를 마련했다. 미국 내 SAF 생산시설 확충을 위해 5년간 10억 달러의 보조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일본은 오는 2030년까지 일본 항공사의 연료 소비량의 10%를 SAF로 대체하도록 의무화하도록 하고, SAF 생산량에 따라 최대 40% 법인세를 공제해 주는 법안을 시행할 예정이다.

■ 항공사 “도입 비용 부담, 항공료 올리기 어려워 지원 필요”…정유사 “도입 환영”

항공업계와 정유업계는 온도차가 있다. SAF 비용이 만만치 않은데, 항공사 입장에서는 항공료를 올리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어서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 정유업계는 탄소감축 관련 신사업을 강화할 수 있는 기회로 보고 SAF 도입을 환영하는 입장이다.

당장에 대한항공은 국내 정유 업계와 SAF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1일에는 인천-도쿄 하네다공항에서 대한항공 여객기에 S-OIL(에쓰오일)이 SAF를 1회 주유했다.

대한항공은 내년 7월까지 1년간 주 1회 KE719편 전체 항공유의 1%를 SAF를 주유할 계획이다. 단거리 노선부터 국산 SAF 사용을 시작하고, 이후 중장거리 노선으로 사용 범위를 넓힐 예정이다.

대한항공 해당 노선에는 에쓰오일과 SK에너지가 국내 생산시설에서 생산한 SAF를 활용하게 된다. 전반 6개월은 에쓰오일이, 후반 6개월은 SK에너지가 담당할 예정이다.

안와르 알 히즈아지 에쓰오일 CEO는 “향후 SAF 전용 생산시설 건설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국내와 해외의 수요 증가에 대비해 안정적으로 공급을 확대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고, 다른 친환경 에너지와 자원순환 제품 공급도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SK에너지 관계자는 “정유 업계 입장에서는 탄소감축 신재생에너지 활용 사업을 확대하는 것이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했다.

SAF는 폐식용유나 동물성유지를 친환경 정제 원료로 만드는 것이다. SK에너지와 에쓰오일의 SAF는 모두 ICAO의 CORSIA 인증을 획득했다.

항공 업계는 SAF 도입 비용에서 부담이 될 수 있다. 항공료를 올리기에도 쉽지 않은 상황이어서 적절한 가격선을 찾아야 하고, 정부 지원 혜택도 필요하다.

항공 업계 관계자는 “SAF가 기존 항공유에 비해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비용 부담이 있는 게 사실”이라며 “그렇다고 항공료를 올리기에는 소비자 등의 반발이 예상되기 때문에 쉽지 않다.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지난 2023년 기준 정유업계 생산 SAF 가격 추정치는 평균 2600달러다. 이는 기존 항공유 대비 3배가량 비싼 가격이다.

이에 글로벌 항공사들은 SAF 사용 항공편에 대해 추가 요금을 부과할 방침이다. 독일 루프트한자는 2025년부터 EU 27개 회원국과 영국, 노르웨이, 스위스 출발 모든 항공편에 우리나라 돈으로 10만원가량의 추가 요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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