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19일(현지시간) 체코 오스트라바시 인근 노소비체에 위치한 현대자동차 체코공장(HMMC, Hyundai Motor Manufacturing Czech)을 방문해 유럽사업 현황 점검과 미래성장 전략을 모색했다. 정 회장이 현대차 체코공장 내 현대모비스 배터리시스템 공장에서 현지 직원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현대차)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유럽 전기차 생산거점인 체코 공장을 방문해 유럽 사업 현황 점검에 나섰다. 유럽 지역 전기차 수요 부진으로 활로를 찾기 위해서다.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모델을 확대하고 연구·개발 강화로 가격 경쟁력을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22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정 회장은 지난 19일(현지시간) 체코 오스트라바시 인근 노소비체에 위치한 현대차 체코공장(HMMC)을 방문해 현장 점검에 나섰다.
그는 전기차 시대를 대비해 스마트 제조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는 체코공장 생산라인을 직접 둘러봤다. 또 추석 연휴에도 역할을 하는 현지 임직원들을 격려했다.
정 회장은 “체코공장은 친환경 모빌리티 비전과 기술을 위한 미래 투자의 핵심 거점”이라며 “글로벌 시장의 불확실성에도 그룹의 지속적인 성공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유럽은 세계 2위 전기차 시장이다. 최근 주요 자동차 업체들의 전동화 전환 속도를 조절하는 데다 독일, 영국 등 주요국의 경기 침체까지 겹치며 시장 불확실성은 커지고 있다.
유럽자동차산업협회(ACEA)에 따르면 올해 1~7월까지 유럽 자동차 산업 수요는 790만 6916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9% 늘었다. 이는 2022년 대비 2023년 연간 증가율 12.7%의 3분의 1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정 회장은 이러한 시장 상황에도 지속적인 투자를 이어가며 미래 성장을 위한 돌파구를 마련한다는 전략이다. 그는 “품질과 안전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지원하겠다”며 “체코공장의 우수한 생산성과 손익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품질, 서비스, 우수 인재 확보가 중요하다”고 했다.
현대차그룹은 시장 환경의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생산과 판매 측면에서는 유연 생산과 내연기관차, 하이브리드차, 전기차 등 모든 라인업에 걸쳐 유럽 맞춤형 제품을 구성할 예정이다.
현대차는 유럽 고객에게 인기를 얻고 있는 투싼 하이브리드 모델을 앞세워 경쟁력 있는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하이브리드 모델을 제공해 전기차 수요 둔화에 따른 판매 공백을 보완할 계획이다.
특히 올 하반기 경형 전기 SUV인 캐스퍼 일렉트릭(현지명 인스터)을 유럽 시장에 선보인다. 캐스퍼 일렉트릭은 2세대 코나 일렉트릭과 함께 유럽 시장에서 현대차의 전기차 수요 회복이 기대된다.
기아는 EV6 상품성 개선 모델을 유럽 시장에 내놓을 계획이다. 유럽 고객들이 대형 전기 SUV인 EV9을 경제적으로 구매할 수 있는 트림을 추가하고 전기차 대중화를 이끌 EV3를 하반기에 해외 최초로 유럽 시장에 출시한다.
현대차·기아는 유럽 시장의 전동화 속도 조절 추세에 탄력적으로 움직인다는 방침이다. 현대차는 유럽 전기차 시장이 회복세로 돌아설 시기를 대비해 중장기 로드맵에 따라 현지 생산 전기차를 산업수요에 맞춰 단계적으로 확대 투입한다.
기아도 오토랜드 슬로바키아에 2025년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유럽 전기차 현지 생산 체제를 구축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기아는 목적기반차(PBV)를 앞세워 유럽 경상용차(LCV) 시장에 진출한다. 기아는 이달 16일 독일 하노버에서 열린 ‘IAA 트랜스포테이션 2024’에서 PV5 등 PBV 콘셉트 모델을 유럽 최초로 선보인 바 있다.
연구·개발(R&D)은 글로벌 핵심 허브 중 하나인 유럽기술연구소(HMETC)의 인프라 확충을 병행한다. 이를 통해 프리미엄과 고성능 모델 개발과 유럽 권역 내 친환경 모빌리티 개발 거점으로서의 역할을 강화겠다는 구상이다. 유럽기술연구소는 해외 생산 차종의 가격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연구 활동을 강화하고 현대차그룹의 유럽 PBV 시장 진입을 지원하기 위한 현지 R&D 기능을 확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