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투자소득세 시행 여부를 두고 민주당 내 찬반 의견이 팽팽하게 맞섰다. 체력이 약한 국내 증시에 금투세 도입은 시기상조라는 유예측 주장과 금투세 도입 자체가 시장의 투명성 확대 등으로 인해 자본시장 선진화를 위한 필수조건이라는 시행측 주장이 대립하고 있는 것. 1400만명 규모의 개인 투자자들이 주목하고 있는 만큼 두시간 넘게 진행된 토론에도 이견은 쉽게 좁혀지지 않았다. 반면 일부 의원들의 발언이 대중의 비난을 사며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사진=24일 진행된 더불어민주당의 정책 디베이트 모습) 24일 오전 더불어민주당은 ‘행복하고 정의로운 대한민국, 금융투자소득세 시행은 어떻게?’라는 주제로 시행팀과 유예팀으로 나눠 정책 토론을 진행했다. 이날 쟁점은 크게 ▲금투세 도입에 따른 긍정적, 부정적 효과 ▲자본시장 선진화 제도 시행 후 도입 vs 동시 추진 ▲금투세 도입에 따른 자본시장 선진화 효과 ▲금융시장의 투명성 확보 가능 여부 등이었다. ■ "지독한 박스피에 금투세? 괴담 취급 말아야" 유예팀에서는 현재 증시가 부진한 '흐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임을 강조했다. 기조연설을 맡은 김현정 의원은 “2020년 금투세 도입 합의 당시 증시 상황 개선과 금융투자자 보호 제도 마련이라는 조건이 있었다”며 “그런데 지난 4년간 미국과 유럽, 일본 등의 증시가 2021년 고점을 모두 회복하고 우상향하는 반면 우리 증시만 유독 고점의 1/3 도 회복하지 못한 지독한 박스권에 갇혀있다”는 점을 상기했다. 이와 함께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보유액이 4년간 10배 가까이 늘어난 상황에서 금투세마저 도입된다면 1년 이상 장기투자에 대해 세제 혜택이 있는 선진 시장으로 이탈은 더 가속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사진= 24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 디베이트에서 발언중인 '유예팀' 이소영 의원) 이소영 의원은 “조세정의가 중요한 가치라는 데 동의하지만 그 이전에 국민 경제를 책임지는 사람들로서 금투세 도입이 우리 증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인지가 가장 중요한 쟁점”이라고 짚었다. 이 의원은 “매일 주식시장을 들여다보는 투자자들이 이렇게 적극적으로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면 그게 경험적이고 합리적인 이유가 있지 않을까 하고 귀를 여는 게 바람직하다”며 “합리적인 근거가 있는 우려에 대해 '괴담이다', '과도한 공포다' 이렇게 단정하는 것은 주로 국민의힘에서 취하는 태도”라고 지적했다. 그는 “소득에 과세를 하면 기대 수익률에 영향을 미치고 대체할 수 있는 자산이 있다면 부정적 영향, 자금 유출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 것이 상식적”이라며 “조세가 도입되면 조세 회피 행위가 일어나는 것은 지극히 일반적인 현상이고 국내 증시 자금 유출 기류가 보이면 동반 이동 행위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은 논증이 필요한 얘기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연희 의원은 “우리 증시에는 고액자산가도 있지만 대부분은 자산증식을 위해 참여하는 개인들이 다수”라며 “2차전지주들이 활황이던 당시 에코프로가 액면가 대비 100배가 올랐는데 그 시장에 1000만원을 투자해 5배, 10배씩 오른 사람은 5000만원, 1억원의 수익이 난 것인데 소액투자자들이 기대수익에 대해 과세하면 저항이 생기는 것은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증시의 예측가능성을 높이려면 상법 개정이나 배당, 지배구조 개선 등에 대한 추진 프로세스가 발표되고 실제 시행돼야 할 것”이라면서 “개인들이 반대하는 상황에서 강행한다면 시장 혼란은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 24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 디베이트에서 발언중인 '시행팀' 김영환 의원) ■ "누더기 세제 개편으로 선진화, 투명성 확보할 것" ‘시행팀’은 아무런 근거없는 우려 하락보다는 선진화를 위해 필요한 조치라는 점에 초점을 맞췄다. 김영환 의원은 금투세에 대해 “본질적으로 같은 투자 활동에서 발생한 소득에 대해 일관된 세율을 적용해 조세의 중립성을 확보하고 자본시장의 합리성과 형평성을 제고하면서 글로벌 스탠다드에 다가서는 세제 개편”이라고 규정했다. 김 의원은 “금투세는 손실율과 손익통산을 허용해 소득이 있는 곳에만 과세하는 원칙을 갖고 있다”며 “현행 과세 체계는 복잡하고 후진적인 상품별 누더기 과세로 분산 투자가 어렵고 상품별 균형 성장을 막아 투자 결정의 장애 요인으로 작동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다된 밥이다. 여야 합의도 끝났다. 시행 시기만 남겨뒀다”며 “이 다 된 밥을 놓치면 그 다음 개혁 과제는 영영 또 요원해질 것”이라고 강변했다. 또 김성환 의원은 국내 증시의 상대적 저평가 원인에 대해 “여전히 불투명하고 불합리한 문제로 인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일반 주주에 대한 보호 장치가 매우 부족하다는 숙제와 함께 금투세 시행, 상법 개정과 같은 이사회 주주에 대한 충실 의무를 더 확대하는 것 등을 선후 문제로 봐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금투세가 도입이 자금 이탈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있는데 대부분의 나라들이 이미 금투세를 도입하고 있는데 이들 나라로 빠져나간다는 것이 말이 안되지 않냐”면서 “해외로 나가있는 개미들도 돌아올 것으로 예측한다”고 반박했다. 아울러 그는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을 일례로 들며 “증권거래세를 소득세로 바꾸지 않으면 소위 주가 조작 세력들이 여전히 증시에서 활개를 치게 되고 대한민국의 불투명성을 높이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우하향 신념이면 인버스 투자하라" 논란 한편 이날 토론회는 시작에 앞서 소란이 일었다. 방청을 위해 현장에 참석한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관계자들이 입장하려고 하자 민주당은 의원총회임을 이유로 이를 저지했다. 이에 개인들이 “국민의 목소리를 들어야 하지 않느냐”고 항의하자 관계자들이 몸으로 막으며 일부 충돌을 빚기도 했다. 이에 이강일 의원은 “소리 좀 그만 질러 이 사람아! 누군 목소리 작은 줄 알아?”하며 맞받아치면서 토론 시간이 다소 지연됐다. (사진= 24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 디베이트) 또한 청중 질의에 나선 김병욱 전 의원이 “국내 증시가 미국과 커플링이었다가 2021년, 2022년부터 디커플링이 일어나고 있고 이것이 지속 가능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는데 금투세라는 수류탄을 던져야 하겠냐”고 지적하자 김영한 의원이 “그렇게 우하향된다고 신념처럼 갖고 계시면 인버스 투자하지, 선물 풋잡으면 되지 않느냐. 주가가 내려도 이득을 얻는 분들도 계시다”고 반박했다. 이에 유튜브 생중계 채팅 창에는 ‘인버스당이냐’, ‘국가 경제 망하면 인버스 투자하라는 거냐’는 등 개인 투자자들의 원성이 치솟기도 했다. 마무리 발언에 나선 박찬대 원내대표는 “국민들이 과연 금투세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어떤 집단지성을 발휘하고 있는지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총의를 모아 빠른 시간 내 당론을 정해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조세 저항은 상식" vs "다된 밥" 민주당, 금투세 결론 어떻게?

민주당, 정책 디베이트 통해 금투세 시행 vs 유예 쟁점 토론
두시간 여 긴 토론 끝 '인버스당' 논란만...'빈축' 사기도

박민선 기자 승인 2024.09.24 15:59 | 최종 수정 2024.09.24 16:22 의견 0

금융투자소득세 시행 여부를 두고 민주당 내 찬반 의견이 팽팽하게 맞섰다. 체력이 약한 국내 증시에 금투세 도입은 시기상조라는 유예측 주장과 금투세 도입 자체가 시장의 투명성 확대 등으로 인해 자본시장 선진화를 위한 필수조건이라는 시행측 주장이 대립하고 있는 것. 1400만명 규모의 개인 투자자들이 주목하고 있는 만큼 두시간 넘게 진행된 토론에도 이견은 쉽게 좁혀지지 않았다. 반면 일부 의원들의 발언이 대중의 비난을 사며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사진=24일 진행된 더불어민주당의 정책 디베이트 모습)


24일 오전 더불어민주당은 ‘행복하고 정의로운 대한민국, 금융투자소득세 시행은 어떻게?’라는 주제로 시행팀과 유예팀으로 나눠 정책 토론을 진행했다. 이날 쟁점은 크게 ▲금투세 도입에 따른 긍정적, 부정적 효과 ▲자본시장 선진화 제도 시행 후 도입 vs 동시 추진 ▲금투세 도입에 따른 자본시장 선진화 효과 ▲금융시장의 투명성 확보 가능 여부 등이었다.

■ "지독한 박스피에 금투세? 괴담 취급 말아야"

유예팀에서는 현재 증시가 부진한 '흐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임을 강조했다. 기조연설을 맡은 김현정 의원은 “2020년 금투세 도입 합의 당시 증시 상황 개선과 금융투자자 보호 제도 마련이라는 조건이 있었다”며 “그런데 지난 4년간 미국과 유럽, 일본 등의 증시가 2021년 고점을 모두 회복하고 우상향하는 반면 우리 증시만 유독 고점의 1/3 도 회복하지 못한 지독한 박스권에 갇혀있다”는 점을 상기했다.

이와 함께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보유액이 4년간 10배 가까이 늘어난 상황에서 금투세마저 도입된다면 1년 이상 장기투자에 대해 세제 혜택이 있는 선진 시장으로 이탈은 더 가속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사진= 24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 디베이트에서 발언중인 '유예팀' 이소영 의원)


이소영 의원은 “조세정의가 중요한 가치라는 데 동의하지만 그 이전에 국민 경제를 책임지는 사람들로서 금투세 도입이 우리 증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인지가 가장 중요한 쟁점”이라고 짚었다.

이 의원은 “매일 주식시장을 들여다보는 투자자들이 이렇게 적극적으로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면 그게 경험적이고 합리적인 이유가 있지 않을까 하고 귀를 여는 게 바람직하다”며 “합리적인 근거가 있는 우려에 대해 '괴담이다', '과도한 공포다' 이렇게 단정하는 것은 주로 국민의힘에서 취하는 태도”라고 지적했다.

그는 “소득에 과세를 하면 기대 수익률에 영향을 미치고 대체할 수 있는 자산이 있다면 부정적 영향, 자금 유출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 것이 상식적”이라며 “조세가 도입되면 조세 회피 행위가 일어나는 것은 지극히 일반적인 현상이고 국내 증시 자금 유출 기류가 보이면 동반 이동 행위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은 논증이 필요한 얘기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연희 의원은 “우리 증시에는 고액자산가도 있지만 대부분은 자산증식을 위해 참여하는 개인들이 다수”라며 “2차전지주들이 활황이던 당시 에코프로가 액면가 대비 100배가 올랐는데 그 시장에 1000만원을 투자해 5배, 10배씩 오른 사람은 5000만원, 1억원의 수익이 난 것인데 소액투자자들이 기대수익에 대해 과세하면 저항이 생기는 것은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증시의 예측가능성을 높이려면 상법 개정이나 배당, 지배구조 개선 등에 대한 추진 프로세스가 발표되고 실제 시행돼야 할 것”이라면서 “개인들이 반대하는 상황에서 강행한다면 시장 혼란은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 24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 디베이트에서 발언중인 '시행팀' 김영환 의원)


■ "누더기 세제 개편으로 선진화, 투명성 확보할 것"

‘시행팀’은 아무런 근거없는 우려 하락보다는 선진화를 위해 필요한 조치라는 점에 초점을 맞췄다.

김영환 의원은 금투세에 대해 “본질적으로 같은 투자 활동에서 발생한 소득에 대해 일관된 세율을 적용해 조세의 중립성을 확보하고 자본시장의 합리성과 형평성을 제고하면서 글로벌 스탠다드에 다가서는 세제 개편”이라고 규정했다.

김 의원은 “금투세는 손실율과 손익통산을 허용해 소득이 있는 곳에만 과세하는 원칙을 갖고 있다”며 “현행 과세 체계는 복잡하고 후진적인 상품별 누더기 과세로 분산 투자가 어렵고 상품별 균형 성장을 막아 투자 결정의 장애 요인으로 작동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다된 밥이다. 여야 합의도 끝났다. 시행 시기만 남겨뒀다”며 “이 다 된 밥을 놓치면 그 다음 개혁 과제는 영영 또 요원해질 것”이라고 강변했다.

또 김성환 의원은 국내 증시의 상대적 저평가 원인에 대해 “여전히 불투명하고 불합리한 문제로 인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일반 주주에 대한 보호 장치가 매우 부족하다는 숙제와 함께 금투세 시행, 상법 개정과 같은 이사회 주주에 대한 충실 의무를 더 확대하는 것 등을 선후 문제로 봐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금투세가 도입이 자금 이탈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있는데 대부분의 나라들이 이미 금투세를 도입하고 있는데 이들 나라로 빠져나간다는 것이 말이 안되지 않냐”면서 “해외로 나가있는 개미들도 돌아올 것으로 예측한다”고 반박했다.

아울러 그는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을 일례로 들며 “증권거래세를 소득세로 바꾸지 않으면 소위 주가 조작 세력들이 여전히 증시에서 활개를 치게 되고 대한민국의 불투명성을 높이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우하향 신념이면 인버스 투자하라" 논란

한편 이날 토론회는 시작에 앞서 소란이 일었다. 방청을 위해 현장에 참석한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관계자들이 입장하려고 하자 민주당은 의원총회임을 이유로 이를 저지했다.

이에 개인들이 “국민의 목소리를 들어야 하지 않느냐”고 항의하자 관계자들이 몸으로 막으며 일부 충돌을 빚기도 했다. 이에 이강일 의원은 “소리 좀 그만 질러 이 사람아! 누군 목소리 작은 줄 알아?”하며 맞받아치면서 토론 시간이 다소 지연됐다.

(사진= 24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 디베이트)


또한 청중 질의에 나선 김병욱 전 의원이 “국내 증시가 미국과 커플링이었다가 2021년, 2022년부터 디커플링이 일어나고 있고 이것이 지속 가능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는데 금투세라는 수류탄을 던져야 하겠냐”고 지적하자 김영한 의원이 “그렇게 우하향된다고 신념처럼 갖고 계시면 인버스 투자하지, 선물 풋잡으면 되지 않느냐. 주가가 내려도 이득을 얻는 분들도 계시다”고 반박했다.

이에 유튜브 생중계 채팅 창에는 ‘인버스당이냐’, ‘국가 경제 망하면 인버스 투자하라는 거냐’는 등 개인 투자자들의 원성이 치솟기도 했다.

마무리 발언에 나선 박찬대 원내대표는 “국민들이 과연 금투세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어떤 집단지성을 발휘하고 있는지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총의를 모아 빠른 시간 내 당론을 정해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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