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2일 오후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긴급기자 회견을 갖고 있다. (사진=연합)
고려아연이 금융감독원에 MBK·영풍의 자본시장법 위반 여부 등을 조사해달라며 진정서를 추가 제출했다고 21일 밝혔다.
고려아연은 “MBK·영풍이 고려아연의 자기주식 취득 공개매수 절차를 중지해달라며 법원에 2차 가처분을 신청하고 이를 적극 알려 시장 불안정성을 조장하면서도, 심문기일(10월18일)에는 고려아연 지분을 저가에 매수한 행위가 사기적 부정거래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추가 진정을 했다”고 설명했다.
고려아연에 따르면 MBK의 특수목적법인(SPC)인 한국기업투자홀딩스는 지난달 18일부터 이달 11일까지 고려아연 지분 1.36%(28만2366주)를 장내에서 추가 매수했다고 공시했다. 이를 통해 MBK·영풍의 고려아연 지분은 39.83%로 늘었다.
고려아연은 “MBK·영풍은 해당 2차 가처분이 인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하면서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 매수가 중단될 수 있다는 입장을 시장에 여러 차례 전달했다”면서 “지난달 18일은 MBK·영풍이 고려아연에 자사주 공개매수를 멈춰달라며 제기한 2차 가처분 소송에 대한 심문기일이 열리는 등 언론과 시장의 관심이 집중된 날이었다”고 했다.
이어 “이런 와중에 MBK·영풍은 법원에서 가처분 심문기일이 진행된 당일(10월18일) 고려아연 주식 2만주를 장내 매수했다”며 “MBK·영풍이 주가 상승을 방해하고, 이로 인한 주가 수준을 이용해 상대적으로 저가에 지분을 매입하는 이익을 취하려 했다는 의혹이 생기는 대목”이라는 설명이다.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금융투자상품의 매매 등 거래와 관련해 부정한 수단이나 계획이나 기교를 사용하는 행위는 금지된다. 한국투자기업홀딩스가 상대적으로 저가에 고려아연 주식을 매수한 것은 자본시장법에서 금지하는 ‘부정한 수단을 사용한 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고 고려아연은 주장했다.
이로써 고려아연의 MBK·영풍 관련 진정은 2건으로 늘었다. 고려아연은 MBK·영풍이 진행한 공개매수 마지막 날(10월14일) 대량 매도로 ‘단시간 주가 급락’이 이뤄진 점에 대해서도 금융당국에 시세조종 여부를 조사해달라고 진정서를 제출했다. 금감원은 이와 관련 “공개매수 과정에서 불공정거래 행위가 확인되면 엄중 조치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