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형진 영풍그룹 고문,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왼쪽부터). (사진=각 사)
MBK파트너스·영풍이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을 향해 또 가처분 신청을 냈다. 이번에는 고려아연 임시주주총회에서 ‘집중투표제 방식 이사 선임’ 안건 상정을 막아달라는 것이다. 고려아연은 가처분 신청을 또다시 남용해 시장을 교란한다고 반발했다.
31일 양측에 따르면, MBK는 내달 23일 개최되는 임시주주총회에서 ‘집중투표제 방식으로 이사를 선임’하는 제2호, 제3호 의안 상정을 금지하는 가처분 신청을 서울중앙지법에 제기했다.
앞서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 특수관계인인 유미개발이 지난 10일 이사 선임에 있어서 집중투표제 도입을 내용으로 하는 정관 개정안을 제안했고 고려아연 이사회는 이를 받아들였다.
MBK는 이에 대해 최 회장의 의사가 반영됐다고 주장했다. MBK는 집중투표청구 반대 근거로 상법 제382조의2에 따른 적법한 집중투표청구 요건을 갖추지 못했고, MBK파트너스 컨소시엄의 임시주총 소집청구권을 침해하며, 주주평등의 원칙에 반한다고 했다.
MBK는 “최 회장 측이 유미개발을 동원해 집중투표제 도입의 정관변경의 건이 가결되는 것을 조건으로 이례적으로 이사 후보 추천이 없는 집중투표 청구만을 한다”며 “고려아연 측이 이사 후보를 추천해 집중투표방식으로 이사 선임 안건을 상정해 MBK 컨소시엄의 임시주주총회 소집청구권을 직접적으로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고려아연은 이에 반박했다. 고려아연은 “MBK와 영풍이 과거 사기적 부정거래와 시장교란에 악용했던 가처분을 또다시 남용해 시장과 주주를 호도한다”고 지적했다.
고려아연은 “내달 임시주총에서 다뤄질 집중투표제는 법률에 의거한 합법적이고 적법한 행위”라며 “상장사가 정관에서 집중투표를 배제하는 경우 주주가 회사에 집중투표제 도입을 위한 정관 변경 안건을 제안하는 것은 상법상 적법 행위”라고 했다.
이어 “MBK는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강조하며 국내 기업들에 사실상의 선전포고를 했는데 정작 기업 지배구조 개선 방안을 내놓으니 발끈하고 있다”며 “임시 주총에서 이사회를 장악하려는 계획에 도움이 되느냐 안 되느냐에만 매몰돼 판단한 결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