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지난해 11월 서울상공회의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서효림 기자)
고려아연의 이사회 과반 차지에 빨간 불이 켜졌다.
고려아연 임시주주총회에서 집중투표제 방식 이사 선임 의안을 상정해선 안된다는 영풍·MBK파트너스의 가처분이 인용됐기 때문이다. 그간 고려아연은 투표권을 특정 후보에게 몰아줄 수 있는 집중투표제에 사활을 걸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김상훈 수석부장판사)는 21일 영풍이 고려아연을 상대로 낸 임시주총 의안상정금지 가처분을 인용했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유미개발이 집중투표 청구를 했던 당시 고려아연의 정관은 명시적으로 집중투표제는 적용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었다"며 "결국 이 사건 집중투표청구는 상법의 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적법한 청구로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집중투표제는 주식 1주마다 이사 후보 수만큼의 의결권을 주고, 이사 후보 1명 또는 특정 몇 명에게 의결권을 집중적으로 행사할 수 있게 하는 제도다. 1주를 가진 주주는 21개의 의결권을 가지고 본인이 지지하는 이사 후보에게 자유롭게 분배해 투표할 수 있다.
집중투표제는 기본적으로 소수주주 친화적인 제도이지만, 영풍·MBK파트너스 측은 최 회장의 자리보전용이라고 주장해 반대해다.
집중투표제 의안 상정 금지 가처분이 인용됨에 따라 의결권 기준 46.72% 지분을 가진 영풍·MBK 연합이 이사회 과반을 차지할 확률이 높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