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성남 은행주공아파트 재건축 사업의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포스코이앤씨와 두산건설이 치열한 수주전을 벌이고 있다. 3198가구, 약 2조원 사업비의 수도권 최대 재건축으로 주목받고 있다. 대규모 수주 기회인 만큼 양사는 공사비 부담 완화 조건을 내세우고 거친 비방전까지 불사하고 있는 모습이다.
포스코이앤씨 '더샵 마스터뷰' 전경 조감도. (사진=포스코이앤씨)
■ 포스코이앤씨, 3.3㎡당 698만원…두산건설, 635만원 제시해 맞서
31일 양사에 따르면, 포스코이앤씨는 이 재건축 단지의 이름을 ‘더샵 마스터뷰’로 제안하며, 성남 지역 단일 브랜드로는 최대 규모로 조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공사비는 3.3㎡당 698만원으로 제시했다. 이는 기존 해지된 시공사의 공사비 715만원보다 낮은 금액이다. 포스코이앤씨는 “조합의 사업비 한도를 8900억원으로 설정하고, 그중 2400억원을 무이자로 조달해 조합의 재정 부담을 경감시킬 계획”이라고 했다. 또한 발코니 옵션 수익과 철거 부산물 판매 수익을 조합에 귀속시키겠다고 약속했다.
특화 설계로는 단지의 단차를 완만한 경사로인 ‘그랜드슬롭’으로 구현해 자연친화적인 경관을 조성하겠다는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두산건설 '더 제니스' 전경 조감도 (사진=두산건설)
두산건설은 하이엔드 브랜드인 ‘The Zenith(더 제니스)’를 적용해 성남 은행주공아파트를 지역의 랜드마크로 만든다는 계획을 내놨다. 공사비는 포스코이앤씨에 대항해 3.3㎡당 635만원을 제시했다. 또 계약일로부터 2년간 물가상승률을 반영하지 않고 실착공 후 공사비를 고정하겠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공사 기간은 51개월로 설정했다. 사업시행인가 변경 없이 재건축을 추진해 신속한 사업 진행을 약속했다. 두산건설은 “‘해운대 두산위브더제니스’, ‘대구 두산위브더제니스’ 등 지역 랜드마크를 건설한 경험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시공하겠다”고 밝혔다.
■ 입찰지침 위반 두고 맞고발…조합은 '경고' 조치
양측의 수주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비방전도 일어나고 있다. 특히 두산건설이 홍보 과정에서 모기업을 두산그룹으로 오해하도록 했다며 논란이 되고 있다. 두산건설은 지난 2021년 두산그룹에서 분리돼 현재는 중견 사모펀드인 큐캐피탈파트너스가 최대주주로 있는 독립 기업임에도 조합원들에게 두산그룹의 계열사인 것처럼 홍보했다며 허위사실 유포 논란이 제기됐다,
양측은 조합에 상대방의 ‘입찰자격 박탈’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내며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포스코이앤씨는 두산건설이 입찰 제안서에 포함되지 않은 내용을 홍보했다고 주장하며, 조합에 두산건설의 입찰자격 박탈과 입찰보증금 350억원 몰수를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포스코이앤씨 측은 “두산건설이 입찰 제안서에는 외벽 마감을 일반 도장으로 명시했으나, 합동설명회에서는 경관조명을 활용한 외관 특화를 홍보하는 등 입찰지침을 위반했다”고 했다. 또한, 문주 디자인 변경, 슬래브 두께를 변경해 제안서에선 210mm으로 제시했으나 설명회에선 250mm로 제시하는 등도 문제 삼았다.
이에 맞서 두산건설도 포스코이앤씨의 입찰지침 위반을 주장하며 조합에 포스코이앤씨의 입찰자격을 판단해 달라고 요청했다. 두산건설 측은 “포스코이앤씨가 제안한 ‘실착공 후 공사비 변동 없음’, ‘지질 여건에 따른 공사비 변동 없음’, ‘무이자 사업비 대여 조건’ 등이 입찰지침을 위반한 사항”이라고 주장했다.
양측의 공방이 격화되자 조합은 양사 모두에 경고를 전달하며 사태를 정리했고, 시공사 선정 일정에는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 공사비 증액 갈등에 시공계약 해지 이력…“2월16일 시공사 선정 예정”
이처럼 치열한 수주 경쟁 속에서 시공사 선정이 오는 2월16일에 이뤄질 예정이다. 조합은 이날 양사의 제안과 논란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성남 은행주공아파트 재건축 사업은 지역의 랜드마크로 자리 잡을 것으로 예상되며, 최종 시공사 선정 결과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재건축 사업은 지난 2018년 GS건설·HDC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을 시공사로 선정했으나, 공사비 증액으로 인한 갈등으로 시공계약이 해지됐다. 이에 따라 새로운 시공사 선정을 위한 수주전이 더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두산건설은 파격적인 공사비와 하이엔드 브랜드 적용을 내세우고 있으며, 포스코이앤씨는 금융 지원과 혁신설계를 제안하며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