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유한양행
유한양행이 반려동물 헬스케어 시장 선점을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항암제 등 동물 전문의약품을 비롯해 의료기기, 펫푸드 등 반려동물 헬스케어 전 영역에 걸쳐 사업을 영위하고 있어 엽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은 최근 급속정밀 냉각기술 전문기업 리센스메디컬과 피부 질환 치료 신기술의료기기인 ‘벳이즈’와 ‘벡소힐’에 대한 마케팅·판매에 대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벳이즈는 아이스니들링과 엑소좀을 결합한 신기술 의료기기로 하나의 장비를 세 가지 용도로 사용이 가능하다. IN Mode는 벡소힐이라고 하는 엑소좀 적용이, CX Mode는 정밀 냉각 마취 및 치료를 통해 통증과 염증을 완화하는 데 사용 가능하며, FX Mode는 -79℃의 극저온 이산화탄소(CO2)가스를 분사하여 피부의 양성종양 등을 통증 없이 제거할 수 있다.
유한양행은 벳이즈가 기존 약물의 한계를 극복, 반려동물과 보호자의 부담을 덜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회사 측은 "벳이즈는 기존 피부 질환에 사용되던 스테로이드 등 약물 의존성을 낮추고 부작용을 최소화하며 통증 없는 안전한 시술을 제공함으로써 반려동물뿐만 아니라 보호자에게도 편안함을 제공할 것"이라 설명했다.
유한양행의 반려동물 헬스케어 사업 관련 업무협약은 올해 들어 벌써 두 번째다. 앞서 지난 1월에는 면역항암제 개발 전문회사 박셀바이오의 국내 최초 반려견 전용 유선종양 면역항암제 '박스루킨-15'에 대한 마케팅과 판매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박스루킨-15는 지난해 8월 국내 최초 반려견 전용 유선종양 면역항암제로 농림축산검역본부 품목허가를 받은 제품으로 유선종양 외 림프종 등으로도 적응증을 확대하고 있다. 고양이로 적용 범위를 넓히는 연구도 진행 중이다.
유한양행은 박스루킨-15를 판매하게 되면서 반려견 인지기능장애 증후군 치료제 제다큐어와 반려동물 관절주사 애니콘주 등에 이어 세 번째 반려동물 치료제를 보유하게 됐다. 유한양행의 반려동물 전문약 선점 움직임은 2021년 지엔티파마의 제다큐어 판매로 시작됐다. 지엔티파마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제다큐어는 사람의 알츠하이머 치매와 유사한 인지기능장애증후군을 앓고 있는 반려견에서 약효와 안전성이 입증돼 국내 최초 합성신약 동물용의약품으로 승인받았다. 제다큐어는 출시 1년 6개월 만에 누적 매출액 100억원을 기록한 바 있으며 현재 유한양행을 통해 1800개가 넘는 동물병원에서 처방되고 있다.
또한 2023년에는 플루토와 업무협약을 맺고 골관절염이 있는 반려동물을 위해 사용할 수 있는 주사제 '애니콘주'를 출시했다. 애니콘주는 폴리뉴클레오타이드(PN) 성분으로 구성된 동물용 의료기기로 슬개골 탈구, 전십자 인대파열, 골관절염 등을 앓고 있는 반려동물을 위한 주사제이며 2023년 4월 농림축산검역본부로부터 정식 허가를 받았다. 제품은 동물병원 수의사가 반려견을 진료한 뒤 처방을 받아 사용할 수 있다.
유한양행은 반려동물 의약품 분야 외에도 반려동물 식품을 통해 전반적인 헬스케어 분야로 확장을 꾀하고 있다. 2021년 11월 토털 펫케어 브랜드 윌로펫을 발매하며 반려동물 펫푸드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당시 유한양행은 동물용 사료 판매 사업을 영위하는 에스비바이오팜과 공동 연구를 거쳐 윌로펫 사료를 개발했다. 윌로펫 사료는 유한양행이 반려동물 건강을 비롯해 먹는 즐거움을 전달하기 위한 목적으로, 식감 등 증진에 초점을 맞춘 제품이다.
아울러 유한양행은 2023년에 동물병원 전용 처방식 사료를 출시하며 동물용 식품 라인업을 확대했다. 이 회사는 동물병원 전용 소프트(Soft) 사료 브랜드 '와이즈벳'을 통해 일반식 퍼피, 어덜트, 시니어를 시장에 내놨다. 와이즈벳은 요로결석, 면역력 향상, 체중 관리, 관절건강, 피부질환 개선, 신장 및 심장 질환 등 맞춤형 처방식을 제공한다.이외에도 동물 헬스케어 관련 기업의 투자도 단행하고 있다. SB바이오팜(70억원), ▲네오딘바이오벳(65억원), 주노랩(3억원) 등 2021년부터 4년 동안 동물 헬스케어 분야에 투자한 금액 총 258억원, 협업 건수는 6건 이상에 달한다.
이처럼 유한양행이 반려동물 헬스케어 사업을 확대하는 이유는 급성장하는 반려동물 관련 시장 규모와 무관하지 않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 관련 사업 규모는 2022년 8조원을 기록했으며, 연평균 14.5%에 성장해 2027년에는 15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반려동물 연관 시장 규모의 경우 3781억달러(532조원)로, 연평균 7.5%씩 성장해 오는 2032년에는 7804억달러(1098조원)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가정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다양한 품목의 시장에 진출해 동물 헬스케어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