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출국장에서 이용객들이 여행을 준비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국내 항공사들이 신규 노선을 취항하며 수익성 개선을 위한 노력에 분주하다. 트럼프 발 관세 등 대외 불안 요소가 커지는 가운데, 여객 사업을 통해 새 돌파구를 모색하는 모양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하계 기간(3월 30일~10월 25일) 국적 항공사가 운항하는 중국‧일본 노선은 총 128개로 작년 115개보다 13개 늘었다. 특히 장거리 노선을 주력으로 삼은 에어프레미아를 제외한 대부분의 항공사가 중국‧일본 노선을 증편, 혹은 신규 취항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유예 발표로 환율이 다소 회복세를 보였지만, 그럼에도 유예에 불과해 리스크는 여전하다는 평가다. 이에 고물가·고환율의 부담이 적은 중국·일본 여객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신규 노선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항공업계에 따르면 지난 3월 중국 노선 이용객은 119만1000명으로 전년 동월 98만명 대비 21.5% 증가했다. 지난해 11월 중국 정부가 한국인 대상 비자 면제 정책을 시행한 후 지속적으로 여객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다. 같은 기간 일본 항공편에 몸을 담은 이용객 역시 232만4000명으로 국내선 이용객(221만명)보다 많았다.
먼저 국내 FSC(대형항공사) 대한항공은 지난해 말 신규 취항한 인천-푸저우 노선을 기존 주 3회에서 4회로 확대했다. 오는 18일부터는 인천-고베 노선을 신규 취항해 주 2회 운항할 계획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인천-충청, 인청-충칭 노선을 신규 취항해 주 7회 항공편을 운항한다. 여기에 기존 인천-다롄 노선은 주 7회에서 10회로, 오는 28일부터 인천-옌지 노선을 주5회에서 8회로 추가 확대할 계획이다. 마찬가지로 인천-창춘 노선을 주 4회에서 9회로, 인천-창사 노선은 주 4회에서 5회로 확대한다.
LCC(저비용항공사)들도 증편 계획을 밝혔다. 제주항공은 인천-마쓰야마 노선을 14회로 두배 늘리고, 오사카 노선도 올해 28회로 확대했다. 제주에서 출발하는 시안·홍콩노선도 재개했다.
진에어는 인천발 이시가키지마 노선을 주 5회로 단독 취항한다. 부산-나고야·후쿠오카도 주 7회 운항을 시작할 예정이다.
티웨이항공 또한 오는 21일부터 중국 옌지로 향하는 청주발, 대구발 주3회 노선에 각각 취항한다. 다음달 22일부터는 인천-우한 노선에도 주 3회 항공편을 띄운다.
특히 LCC의 경우 중국·일본에 더해 유럽·미국 등 중장거리 노선에도 역량을 집중하며 사업 다각화에 힘쓰고 있다.
대표적으로 에어프레미아는 오는 7월부터 인천-호놀룰루 노선을 취항하며 미국 서부 노선 증편에 나선다. 또 기존 운항하던 인천-LA 노선에 주 3회 야간편을 추가하고, 7월 6일부터는 일요일 야간편을 운항해 총 11회 운항한다. 인천-샌프란시코 노선 역시 주 4회에서 5회로 늘어난다. '프리미엄 항공사' 도약을 목표로 동일한 노선을 운영 중인 FSC들과 본격적인 경쟁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티웨이항공은 지난해 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과정에서 파리·로마·프랑크푸르트·바르셀로나 등 유럽 4개 노선을 이관받아 운항하고 있다. 여기에 오는 5월부터는 청주-인도네이사 발리 노선도 취항할 예정이다.
국내 항공사들은 여객 노선을 늘리며 화물 수요 감소, 고정비용 증가 부담 등의 리스크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90일 뒤 트럼프에 유예한 상호 관세가 현실화되면 교역량이 감소하면서 항공 화물 물동량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화물 사업은 여객 사업보다 수익성이 높아 항공사들의 주요 수익원으로 꼽힌다. 지난해 대한항공의 화물 매출은 4조4116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27.4%를 차지한 바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일본·중국 등 인기 여행지의 수요 증가에 맞춰 신규 취항·증편이 이뤄지고 있다"며 "화물 사업은 향후 수요 변화를 면밀히 살펴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